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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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해운업계 진단 대한해운] 1968년 해상화물운송업으로 출범한 대한해운(김만태 대표)은 199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탔으나 후반에 들어 대위기에 직면했다. 법정관리를 받기까지에 이른 대한해운은 결국SM그룹에 인수됐다. 무너진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노력 끝에 부흥의 기회를 다시 앞두고 있다. 엘엔지 사업을 대한해운엘엔지를 물적분할했으며 컨테이너선도 에스엠상선에 모두 양도해 벌크선, 탱커선, 기타로 사업 부문이 좁혀졌다. 덕분에 체질 개선이 가능해져 유상증자는 물론 신용 등급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장기계약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단기적인 외형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유증 덕분에 자본력 확충에도 부채비율이 여전히 200% 이상이며 유동성 지표에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전용선 사업 위주 포트폴리오로 안정성 확보했지만 단기 외형 성장은 글쎄..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대한해운의 지난 3년간의 연결기준 실적을 두고 보면 영업이익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로 따져보면 201810.5%에서 202016.5%2년 만에 6% 포인트나 상승한 셈이다. 다만 순이익은 기타충당부채전입액이 반영돼 기타 손실이 늘어나 2020년 급감한 바 있다. 그런데 대한해운의 3년간의 연결기준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매출액 규모가 매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812846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지만 2년 뒤 1조원도 채 안 되는 8841억원까지 감소했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대한해운의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을 잘 살펴보면 장기계약이 대부분인 벌크선, LNG 사업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8, 2019년 두 해에는 벌크선과 LNG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95%, 93%에 해당했다. 20207월 이후 대한해운엘엔지라는 종속회사를 신설해 LNG사업을 모두 넘기게 되었고 이후 대한해운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됐다. 반면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탱커선 사업의 비중은 2020년 갑작스레 21%로 늘어났다. 2021년 상반기에는 벌크선 사업에서의 매출이 73%로 압도적이었으며 탱커선 사업에서도 25%로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벌크선과 탱커선에 집중하는 만큼 스폿 계약보다는 장기 계약에 더 집중할 것으로 추측된다.

[단위: 척, 년]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대한해운 수주 상황을 보면 대부분이 장기계약 건이다. 반기보고서에서 공시하고 있는 내용에 따르면 이중 최단기 계약은 20178월 체결된 BHP BILLITON과의 철광석 장기 운송 계약이며 2, 3년을 기간으로 하고 있다. 반면 최장기 계약 건은 20182월 발레 인터내셔널 에스에이와의 장기화물 운송 계약으로 기간만 해도 25년이다. 대한해운의 영업수익은 장기 계약에서 대부분 비롯되는데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단위: 포인트] 자료출처: 한국관세물류협회

그러나 매출액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대한해운의 성장을 제한시키는 꼴이 되기도 하다. 벌크선 운임료 지표인 BDI20201월을 기점으로 쭉 상승세를 이어오더니 올해 들어서는 증가하는 속도가 가팔라졌다. 벌크선 운임료가 공격적으로 상승하는 와중에 국내 내로라하는 벌크선 회사인 대한해운이 받게 될 실적 향상 효과는 그렇게 크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주 대부분이 스폿 계약이 아닌 장기 계약인 만큼 운임료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실적에 빠른 시일 내 반영되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에도 대한해운이 가져갈 수혜가 크지 못해 외형 성장은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유상증자에도 부채비율 200% 이상.. 유동성도 강화시킬 필요 있다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대한해운의 2021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7.5%로 해운 업체 다섯 곳 중 KSS해운(34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현재 벌크선 사업에서 쌍두마차인 팬오션의 부채비율은 80.90%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한해운은 올해 유상증자까지 성공해 자본력을 강화할 수 있었는데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내려오지 못했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2018년부터 꾸준히 순이익을 달성하며 이익잉여금이 쌓여 자본총계를 높여왔으나 부채총계도 함께 상승해 도무지 해결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2020년 말에는 292.1%까지 치솟았으나 다행히 올 상반기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며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8533억원에서 11592억원으로 늘어나며 부채비율이 207.5%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부채총계만 해도 24053억원에 달해 자본 증가에도 부채비율이 도통 200% 이하로 떨어질 수 없었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부채의 규모가 자본에 비해 두 배 이상인 가운데 대한해운의 유동성 지표는 다행히 회복하는 중이다. 하지만 통상 유동 비율 200% 이상, 당좌 비율 100% 이상의 적정 수준과 크게 낮아 계속해서 회복이 필요한 상태다. 2020년 말과 올해 상반기 말 사이 유동부채는 줄고 유동자산은 늘어나 유동 비율이 96.6%까지 상승했지만 200% 의 절반 정도다. 당좌자산이 3605억원으로 전년 대비 722억원이나 줄어든 2019년을 기점으로 당좌 비율도 상승 중이나 한 차례 법정관리까지 받은 이력이 있는 만큼 안정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과거 부채비율이 1000%를 초과하며 천문학적인 영업손실로 법정관리까지 받은 적 있는 대한해운은 SM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컨테이너선 사업 등 스폿 영업이 대부분인 해운 업체들은 폭발적인 외형 성장 중이지만 대한해운은 이에 비해 수익 상승이 더딘 편이다. 장기 계약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탓에 운임 상승 등으로 맞이한 해운업계 호황의 수혜를 받기가 곤란하다. 또한 유상증자에도 불구 부채비율 200%의 선을 깨지 못해 대한해운은 부채 관리와 유동성 관리 등으로 건전성 확보 전략에도 느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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