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컬럼니스트]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洲) 로스앤젤레스 밤하늘에 ‘미확인비행물체(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를 연상시키는 괴비행체가 독특한 모양의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놀라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UFO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졌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문의 전화도 했다. 급기야 로스앤젤레스 소방 당국이 나서 “UFO가 아니라 위성”이라고 해명했다.

UFO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비행체는 이날 오후 5시 27분경 민간 우주사업체 스페이스X가 로스앤젤레스 북서쪽에 있는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쏘아 올린 ‘팰컨9 로켓’이었다.

▲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는 이날 올해 들어 18번째 팰컨9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민간에서 발사된 로켓으로는 연간 최다 기록이다.

소동이 진정된 뒤 일부 시민들이 트위터에 “저녁 시간에 우리 가족은 로켓을 두고 즐거운 외계인 논쟁을 벌였다. 머스크에게 감사하다”고 글을 올리자 머스크도 장난기 가득한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는 팰컨9이 비행하는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북한에서 온 핵 외계인 UFO(Nuclear alien UFO from North Korea)”라고 적었다.

팰컨9은 위성 통신업체인 이리듐의 ‘넥스트 통신 위성’ 10대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상의 모든 지식>에 따르면, 우리에게 UFO로 알려져 있는 미확인 비행물체는 사람들의 호기심 대상일 뿐 아니라 인류의 잠재적인 위협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미국 CIA는 UFO가 발견된 초창기부터 이에 대한 자료를 극비리에 보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FO의 일반적인 형태는 비행접시다. 1947년 6월 미국의 케네스 아놀드라는 사람은 자신이 몰던 비행기에서 아홉 개의 은빛 비행물체를 발견했고, 이 형태가 날아가는 접시를 닮아 그때부터 이런 비행물체를 ‘비행접시’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니까 현대적 의미의 UFO는 이때부터 관심의 대상이 된 셈이다. 물론 오래전부터 이러한 비행물체에 대한 기록이 전해 왔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9세기 무렵 프랑스의 리옹 주교가 남긴 것으로, 자신이 살던 마을의 농민들이 구름 사이로 떠다니는 배를 보았다고 한다. 또한 1561년 4월 14일에는 독일 뉘른베르크 상공에서 이상한 비행물체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시민들이 목격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1947년 7월 미국의 뉴멕시코 주 로즈웰이란 마을에 UFO가 추락, 그로부터 우주인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이 시신을 해부하는 사진이 1955년 8월 28일 전 세계 22개국의 TV를 통해 방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1952년 미국의 조지 아담스키라는 사람은 마하베 사막을 가로지르는 국도를 달리다가 번쩍이는 빛을 발견했고, 그 즉시 차에서 내려 빛을 향해 달려간 결과 금성에서 왔다는 금발의 남자를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찍은 사진은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그가 발표한 내용은 사람들한테 UFO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금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수용될 수 없다.

돌이켜 보면 UFO는 2차 대전 직후로 냉전과 핵폭탄의 공포가 엄습하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정치적으로는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핵폭탄으로 세계가 멸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었다. 여기에 미·소간의 극단적인 우주 경쟁이 더해지며 UFO 현상을 부추겼다.

따라서 이후 우후죽순처럼 발표한 UFO와 우주인과의 조우는 대부분 광학적 오류로 인한 것이나 심리적인 것 또는 인위적인 조작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지만 몇몇은 외계인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기기 힘든 까닭에 UFO에 대한 관심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UFO에 대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고등 항공우주 위협 식별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UFO 연구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매년 2200만 달러(한화 약 240억 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됐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UFO 연구 프로젝트의 존재를 시인하면서도 2012년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예산지원 측면에서 더 높은 우선순위 이슈가 있어 그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NYT는 UFO 연구를 중단했다는 미 국방부의 입장과는 달리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지원만 중단됐을 뿐 연구는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국방부 정보장교인 루이스 엘리존도가 운영을 맡아왔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연구진들은 미확인 비행현상과 미군 항공기가 조우한 미확인 비행물체를 담은 영상을 분석해왔다. 또 UFO를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도 청취하기도 했다.

예산지원은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해리 레이드 전 의원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예산의 대부분은 레이드 전 의원의 친구이자 기업가인 로버트 비글로가 운영하는 라스베이거스의 우주항공 연구회사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로는 지난 5월 미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외계인은 존재하고 UFO가 지구에 출현했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비글로의 우주항공 연구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비행물체를 묘사한 보고서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금 우리 상공 어딘가에 UFO가 출현했다는 뉴스가 나와 북한 핵개발과 정치권의 극단 대치 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연말연시 정국을 잠시나마 녹일 수 있다면 하는 상상은 ‘허구를 향한’ 사치일까. 엄동설한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먹먹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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