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속 인물_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뉴스워커 AG1팀
그래픽 속 인물_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뉴스워커 AG1팀

[뉴스워커_바이오업계 진단] 1996년 바이오, 천연물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설립된 헬릭스미스(김선영 대표)는 기술성장 기업으로 지정돼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2019VM202(DPN) 임상 3-1상 시험에서 실패해 위기가 시작됐다. 임상 실패 소식은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차후 매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위험하다. 이후 3-2상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모든 과정이 완벽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는 것도 어려운데 고위험군의 금융 상품 등에 투자하는 등의 행보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실제 이 점 때문에 김선영 회장의 해임안 등이 안건으로 상정된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등 소액주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해임되지 않았지만 김 회장이 이끄는 헬릭스미스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연구개발비 무형자산 과다 인식?.. 임상 실패 후 841억원대 손상차손 누계액 쌓여


바이오 업계에서 연구개발비의 회계 처리 이슈는 늘 논란의 중심이었다. 연구개발비를 개발비(무형자산)로 처리할 경우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당해 영업이익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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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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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서 2021년 상반기 말까지 연구개발비를 회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꽤 큰 변화가 있었다. 2018년에는 연구개발비 총액 중 무려 83.5%에 해당하는 약 250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 즉 연구와 개발을 목적으로 사용한 총 300억원에서 16.5%에 불과한 495232만원만이 비용으로 처리된 것이다. 임상 시험 실패 소식이 처음 전해진 2019년에는 395억원의 연구개발비 절반 이하인 47.6%로 그 비중이 35.9%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양상은 2020년에도 이어졌다. 해당 연도 개발비로 계상된 연구개발비는 188억원으로 총액 대비 10.7%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는 무형자산 처리된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24.7%2020년 말 10.7%보다는 조금 더 올라왔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헬릭스미스는 개발비 전액이 VM202FDA 임상 3상 시험에 대한 개발 프로젝트 지출액으로 설명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와 당뇨병성 족부궤양(PAD) 신약 개발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2019년 임상 시험 실패로 인해 손상차손 누계액만 842억원이 되었다. 이 탓에 2018년 개발비 702억원에서 818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돼 1년 새 11억원대로 주저앉아 그야말로 바닥을 쳤다. 무형자산에 손상차손이 생겼다는 점은 더는 경제적으로 큰 효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이러한 와중에도 똑같은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개발비를 일부 자산 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헬릭스미스 연결기준 실적 2020년 상반기 및 2021년 상반기 비교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헬릭스미스 연결기준 실적 2020년 상반기 및 2021년 상반기 비교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종속기업 포함 연결기준 실적에서 헬릭스미스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 포착됐다. 2018년부터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없으며 매출액마저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매출액은 45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42.4% 증가한 수준이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에서는 적자 폭이 더 깊어졌다. 가령 2018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은 1년 후 두 배 이상인 417억원이 되었고 또 거액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반영하며 순손실도 1084억원으로 동기간 778억원 이상 급감했다. 대내외적으로 모두가 우려를 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개발비 처리하는 결정은 당장의 실적 하락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을 의심할 만한 하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만 224억원.. 이자 낼 여력도 없는 차입금만 늘려


[단위: 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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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영업손실, 즉 적자를 면치 못하는 헬릭스미스는 이자 비용을 낼 만한 여력도 없는데 계속해서 차입금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상환 기일이 길지 않은 단기 차입금이 총차입금 대비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2018년 단기차입금 51억원을 모두 상환했으나 2020700억원으로 잔액이 다시금 상승했다. 이 때문에 장기차입금이 줄었지만 차입금 의존도는 27.9%로 적정 수준인 30%에 근접했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돈을 벌지 못하는 회사에서 고액의 차입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자 비용 상승으로 순손실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2018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95328만원이었지만 장기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던 2019년에는 59억원이 지출됐다. 2020년에는 7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하면서 165억원의 이자비용이 나가 수익성 폭락에 일조했다.

[단위: 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단위: 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헬릭스미스의 영업 활동 결과 현금 유입은커녕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영업 활동 부문에서 약 13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는데 2019년 임상 실패로 실적에 타격을 입자 이보다 3배 이상인 411억원의 현금 유출이 이루어졌다. 2020년에도 실적 개선에 실패하며 영업 활동에서의 현금 유출액만 해도 480억원이었다.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로 영업 성과가 매우 부진한 상태라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br>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천연물과 바이오 신약 두 부문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는 천연물 사업 부문에서의 매출이 전부다. 바이오 신약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공적인 소식이 전해지는 것이 헬릭스미스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차례의 임상 실패 이력이 신뢰에 흠집을 냈다면 모든 임상 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신을 완전히 거두어들일 수 없다. 연구개발비의 지나친 자산화 등으로 현재 공시된 실적보다도 더 나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의구심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적이 언제쯤 개선될지 정확히 예측도 불가능한데 차입금 이자 갚느라 허덕이는 것도 헬릭스미스가 가진 현실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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