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회사 유니슨에서 발생한 이른 바 생수병 사건의 범행 동기는 인사발령 불만에 비롯된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지고 있다. 경찰은 다음 주 중에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8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유니슨 서울사무소 사무실에서 팀장급 직원 A씨와 여직원 C씨가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생수를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B씨는 금방 회복해 퇴원했으나 A씨는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닷새 만인 23일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건 이튿날인 19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된 이 회사 직원 강씨의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서 아지드화나트륨 등 독성 화학물질이 든 용기를 발견했다.

또 경찰은 강씨가 인터넷을 통해 독극물을 사들인 기록을 확보했다. 이 독극물은 사망한 피해자 A씨의 혈액에서 나온 독극물과 일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 혼자 근무하다 쓰러진 또 다른 직원 C씨가 마신 탄산음료에서도 같은 물질이 나왔다.

직원들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지방 발령에 대한 불만을 언급했다. 경남 사천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서울사무소로 발령받은 강씨는 최근 A씨로부터 사천으로 복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듣고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가 업무 역량 평가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사건 발생 몇 주 전 A씨와 가벼운 말다툼을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결정적으로 경찰은 회사 직원들이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강씨의 메모를 확보했다. 메모에는 짜증난다”, “제거해버려야겠다”, “커피는 어떻게 하지?” 등의 문구가 적힌 것으로 알려져 강씨가 계획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 내용은 피의자 강씨의 범행 과정 및 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다음 주 쯤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최초(영덕풍력최대(강원풍력)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 유니슨은 문재인 정부 한국형 그린 뉴딜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해 323일 코로나 폭락장 여파로 600원까지 떨어졌던 유니슨의 주가는 한국형 뉴딜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파르게 상승해 6개월여 만인 911일에는 약 12배 폭등한 718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최대주주가 일본 종합전기업체 도시바에서 삼천리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비에스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특수목적 법인 아네모네로 바뀌었고, 올해 1월 삼천리그룹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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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지난 1029일자 경제사회면에 한 회사에서 발생한 생수병 사망 사건을 다루며 해당 회사가 올해 초 삼천리그룹 종속회사로 편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천리 측에서는 삼천리는 자본시장법상 해당 회사의 경영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며 금융 자회사인 삼천리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의 특수목적법인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경영상 관계는 전혀 없어 본 사건과는 연관성은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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