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매장 간 가격차 막기 위한 가격조정”

사람 심리란 게 제약이 걸리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마지막 파격 세일이란 문구에 이전엔 없던 소비심리가 일기도 한다. ‘제한 두기로 별안간 차별점이 발생한다.

올해만 가격을 네 차례 올린 샤넬코리아가 브랜드 몸값 올리기에 열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인기 제품인 샤넬 클래식 스몰 가격은 지난 3893만원에서 1052만원으로 17.8% 인상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가방 하나 가격대가 1000만원을 돌파한 시대가 왔다.

샤넬코리아는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았다.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쿼터제 시행도 이어졌다. 구매 시 본인 확인을 위한 실물 신분증 제시도 필요하다.

VIP등급의 경우 쿼터제에 해당이 되지 않거나, ‘오픈런을 하지 않고도 일반고객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상품 확보가 가능하다. 샤넬코리아의 브랜드 가치 제고 마케팅이 새로운 계급화를 부추기는 듯도 하다.

샤넬의 국내 매출은 샤넬 전세계 매출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10개 중 1개는 한국인이 구매한 셈이다. 샤넬 제품을 획득하기 위한 일부 소비자들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샤넬매장 대기행렬은 매번 이슈가 되는 사항인데, 개장 전부터 기다리는 이른바 오픈런 풍경이 예외 없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이 가장 싼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대기줄이 길어지는 것인지, 대기줄이 연일 늘어질 정도로 인기가 있으니 가격 인상이 반복되는 것인지 선후관계를 파악하는 일도 이젠 무의미해 보인다.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샤넬코리아의 판매 정책은 한 사람이 특정 상품을 대량으로 사들여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 하지만 쿼터제로 인해 인기 있는 상품 구매가 더 어려워진 만큼, 오히려 이 같은 조치가 프리미엄 가격 인상을 유도할 수도 있는 일. 샤넬과 재테크를 합친 샤테크란 신조어가 괜히 탄생한 게 아니다.

수요와 공급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이가 맞물려 돌아간다. 브레이크가 없는 듯한 샤넬코리아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일부 소비자들의 호응이 있으니 가능한 일. 그럴수록 그들이 사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일각에선 이젠 명품이 좋아 보인단 생각보다, 저 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줄을 섰을까란 생각이 앞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가격 조정이 네 차례 있었던 데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제작비와 원재료가 변화 및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하면서 샤넬 브랜드가 운영되는 모든 매장 간 현저한 가격 차이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쿼터제 시행에 대해선 고객들이 일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각 매장에서 적합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같은 조치와 가격 조정 정책은 별개 사안으로, 연관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샤넬코리아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지난 10월 과징금 12616억원, 과태료 1860억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받았다. 유출 고객 수 8만여명으로 피해 규모가 컸으나, 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샤넬코리아 측은 고객 개인정보 보호 조치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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