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기술 관련 연구에 관심과 지원을 지속할 필요
KSTAR, 이온온도 1억℃ 30초간 유지 달성
지난 11월 22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하 핵융합연)’은 KSTAR에서 이온온도 1억℃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간 유지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STAR’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로, 주요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인 ITER 장치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장치라고 핵융합연은 설명했다.
‘핵융합’이란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서 활용되는 ‘핵분열’과는 다른 개념으로 고온 고압의 상태에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가 융합하여 더 무거운 원소로 전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핵융합 현상은 자연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핵융합 현상을 지구 가까이서 관측할 수 있는 곳은 바로 ‘태양’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KSTAR를 인공태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핵융합 발전은 기존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우라늄’과 같은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나 대형 원전 사고의 위험성에서 훨씬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핵융합 발전은 초고온 상태의 플라즈마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1억℃ 정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생성할 경우 이를 저장하고 보관할 용기가 필요한데 자연에서 1억℃의 온도를 견뎌낼 금속이나 비금속 물질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토카막(tokamak)’이라는 용기에 강한 자기장을 걸어주어 플라즈마를 공중에 붕 띄우는 방식으로 플라즈마를 저장하고 보관한다.
KSTAR 또한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 연구 장치이다.
이와 같은 배경 지식을 알면 이번에 30초간 1억℃의 이온온도를 유지한 것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핵융합연은 2018년 12월에 1억℃의 이온온도를 구현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2020년 2월에 1억℃를 8초간 유지한데 이어 2020년 11월에 1억℃를 20초간 유지하는 것에 성공했다.
한편 한국 외에 중국 또한 핵융합 발전 강국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1억 2000만℃의 플라즈마를 101초간 유지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 기록은 이온 즉 원자핵이 아니라, 전자를 가열하여 얻은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전자를 가열하여 초고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융합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핵융합에 관여하는 것은 전자가 아니라 원자핵이며 핵융합 발전의 최적화와 관련성은 전자보다 이온이 훨씬 높다는 평가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온온도를 1억℃로 30초간 유지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텅스텐 디버터 설치와 추가 연구로 2026년에는 300초 달성 계획
핵융합연은 ‘텅스텐 디버터’ 설치와 피드백제어 기술 확보 등 추가 연구로 2026년에 1억℃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300초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텅스텐 디버터란 핵융합 반응에서 생성된 불순물을 핵융합로 외부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품을 의미한다.
핵융합연은 기존에는 탄소 소재의 텅스텐 디버터로 실험이 가능했지만, 대용량 에너지 생산을 위한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을 위해서는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1일 핵융합연은 KSTAR에 적용할 텅스텐 디버터 초도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핵융합연이 개발한 텅스텐 디버터는 높은 밀도 덕분에 기존 탄소 부품과 비교하여 기계적 강도와 열전도도가 높은 등 우수한 물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텅스텐 디버터는 2022년 하반기부터 적용이 가능할 예정이며, 설치가 완료될 경우 향후 연구 온도를 높이는 것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직 연구 단계이므로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연구를 지속하여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한국이 보유한 핵융합 기술은 강력한 미래 먹거리 중의 하나로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