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사 반발 변수… 생존권 위협 목소리 커져

롯데카드와 국내 VAN(밴)사들간 직매입(EDC) 방식 전환을 둘러싼 불공정계약 소송이 롯데카드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카드업계와 밴 업계는 이번 소송 결과가 직매입 확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카드업계는 비용 절감 효과를 챙길 수 있어 기대를, 밴 업계에서는 직매입 확대가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현대카드도 최근 직매입 방식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밴사 입지가 앞으로 더 좁아질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1월25일 밴사들이 롯데카드를 상대로 제기한 불공정계약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에 대해 심리불속행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는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으로, 통상적으로 원심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번 소송은 롯데카드가 2019년 전체 가맹점의 50%를 직매입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국내 밴사들은 사전 상의도 없이 롯데카드가 대행 수수료를 깎는 행위를 했다며 불공정계약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 방식과 직매입의 차이는 신용카드 거래 승인시 매입 업무 대행 여부에서 차이가 갈린다. 기존 방식은 밴사가 카드사의 승인 중계와 전표매입 업무를 대행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반면 직매입은 매입 단계를 거치지 않고 승인 데이터만을 근거로 카드사가 가맹점에 결제 대금을 지급한다.

밴 업계에서는 수수료 감소로 인한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직매입 방식을 둘러싼 카드업계와 밴업계간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현대카드가 밴사 5곳에 직매입 방식 전환을 통보하고 밴 수수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측에서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밴 업계 등에 따르면 밴협회는 공문을 통해 현대카드에 직매입 방식으로 변경하더라도 가맹점 관리 및 각종 서비스 제공 명목의 수수료인 가맹점 모집인 수수료는 지급돼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직매입 전환을 검토 중"이라면서 "도입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밴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밴사는 카드수수료율 재산정 때마다 고통분담을 같이 해왔다"며 "상생 차원에서 직매입 도입은 자제해야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현재 직매입 방식을 도입하지 않은 일부 카드업계는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밴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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