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좌측부터 김승유 전 한국금융지주 회장과 김남구 부회장

다스 논란과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전 회장인 한국투자금융지주 김승유 고문의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련 대관업무를 위해 김승유 고문을 전격 영입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부제보실천운동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최근 한국금융지주 김승유 고문을 수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금융지주 내에서 김승유 고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권유로 김승유 고문의 영입을 주도한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다스의 불법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당시 하나금융지주 수장이었던 김 전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히 하나은행이 해외에서 입금된 외상값인 것처럼 가장해 다스 비자금이 관리되던 43개 국내 차명계좌에서 120억원을 빼낸 부분에 대해 당시 하나금융그룹의 회장이었던 김승유 고문의 역활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거액의 금액에 대한 자금세탁을 지시할 권한은 당시에 김승유 고문밖에 없었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시각이다. 다스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같은 의혹들은 점점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특히 김 고문이 지난 2월초 돌연 일본으로 장기 출국한 것도 이같은 의혹에 힘을 얻고 있다.

이들 시민단체는 김 고문이 일본으로 출국함에 따라 '증거 인멸' 및 공소시효 도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신병인도를 통해 신속한 구속수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이와 함께 김승유 고문과 김남구 부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 간의 고려대 동문으로 엮여 있는 모습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명박(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정부 시절 금융지주 '4대 천황'이란 타이틀 아래 고려대가 금융권 핵심 인맥으로 부상한 무렵 61학번인 김승유 회장과 83학번 김남구 부회장은 고려대 재단 고려중앙학원의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승유 라인으로 알려진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문제로 물러나고 또 다른 김승유 라인으로 불려지고 있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도 낙하산 논란에 휘말리면서 김승유 고문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초대형IB 발행어음 인가 관련 대관업무를 전담시키기 위해 김승유 고문을 영입한 김남구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김승유 고문의 영입에 주도했다는 점에서 김남구 부회장의 질긴 고대 인연 끊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남구 부회장은 김재철 회장이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회장직을 고사하고 부회장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아버지 대부터 이어온 고대 인연을 끊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금융지주의 향후 사업에 관해 대관업무를 맡고 있는 김 고문의 의혹들이 커지고 있는 상태이기에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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