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스튜디오 사진 촬영과정에서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유튜버 양예원 씨와 스튜디오 실장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 174건이 공개됐다.

이를 두고 강제 누드 촬영 폭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피해자 옹호·가해자 비난’을 통해 극으로 치닫던 여론의 추측과 추론이 양분돼 엇갈리고 있다.

최근 한 매체는 문제의 스튜디오 실장 A씨와 양씨가 나눈 카카오톡(카톡) 대화를 공개하고 양씨의 강제 촬영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취지의 보도를 전했다.

▲ 그래픽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매체에 따르면 2015년 양씨와 스튜디오 실장이 주고받은 카톡 대화는 총 174건이고, 초상권 계약서는 13차례 작성됐다.

계약서에 따르면 비공개 촬영회는 총 13회가 진행되었으며, 7월에만 10일, 17일, 21일 촬영이 진행됐다.

카톡 메시지에 따르면 7월 27일 양씨는 메시지를 통해 금전적 이유로 인해 사진을 촬영해왔다고 밝히며, 그만 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양 씨는 이후 실장과 통화 후 스케줄 문의를 먼저 했고, 9월 18일까지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카톡 메시지에서 양씨와 실장은 “고맙다”, “감사하다”고 서로에게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화로 인해 사건의 방향에 함께 몸을 실어왔던 여론의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불법감금’ 등을 주장한 양씨의 주장을 신뢰하고 지지했으나 혼란스럽다는 반응, 양씨가 사진 유출 피해자임은 변함없는 사실로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는 측 입장이 양분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씨는 카톡 공개 이후 논란이 가중되자 자신의 입장에 굽히지 않는 입장을 보이며 “돈이 필요해서 연락했던 건 맞다. 촬영 때마다 ‘앞으론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첫 촬영에서 이미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에 ‘어차피 망가진 인생’이란 생각이 들어 스스로를 내려놓았던 것 같다”고 회환했다.

양 씨와 실장 사이의 카톡 공개 이후 당사자들 사이 팽팽한 근거들이 맞부딪히고 있는 상태지만, 카톡 공개 이후로도 일부 소실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편을 드는 추측과 추론은 쉽게 단정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유출 피해자 양씨를 두고 “꽃뱀이다”, “결국 돈이 필요해서 성희롱을 주장한거냐” 등 2차 가해가 만연한 상태다.

사건의 본질은 양 씨에 대한 성희롱 여부, 이미 판명된 바 있던 사진 유출로 인한 피해다.
카톡이 공개된 것만으로 당시 정황을 100% 확신할 수 없음에도 여전한 2차 가해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피해자를 속절없이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문제 본질을 직시하지 않고 무분별한 추측과 추론으로 한 쪽에 대한 비난만을 가한다면 가해자는 언제나 떳떳하고 피해자는 속절없이 당하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본질과는 동떨어진 무분별한 공방은 언젠가는 밝혀질 진실마저 퇴색시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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