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고금리 대출장사로 폭리를 취하는 저축은행을 향한 금융당국의 규제 칼날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금융감독원이 2015년부터 추진 중인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 관련한 결정적 카드를 꺼내 듦에 따라 금융적폐로 꼽혀온 고금리 대출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주먹구구식 관행을 유지해 온 금융권의 팔을 비틀 것으로 보여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고금리 장사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가계신용대출이 많은 대형저축은행 중 ‘고금리 이자장사’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대출금리운영 체계 점검 및 고금리를 낮추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SBI, OK, 웰컴, JT, 친애, 애큐온 등 신용대출이 많은 14개 저축은행을 상대로 대출금리 수취현황, 분기별 대출규모, 대출금리 산정체계 등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출원가 산정과 마진체계 적용이 적절한지, 신용등급에 기반한 금리 차등화가 적절히 반영됐는지 등이 주요 점검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부터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선언함에 따라 고금리 대출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관리에 나선 바 있으나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형식적인 금리산정 체계를 운영하고 신용듭급과 무관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등 대부업체와 다름없는 비합리적 금리 책정 방식이 지속돼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5.86%로 당시 법정 최고금리인 27.9%에 가까웠다.

저축은행들은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되자 소액신용대출금리를 이에 맞춰 내렸고, 소액신용대출 시장에서는 법이 정해놓은 최고금리 수준을 받는 영업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20% 이상을 웃도는 저축은행은 31곳 중 18곳으로 전체 58%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세종 저축은행으로 24.22%에 달했다. 그 뒤를 이은 공평 저축은행은 24.04%, 인성 저축은행 23.76%, 삼호 저축은행 23.63% 등 순이다

평균금리가 15%대 이하로 낮은 구간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대부분으로,IBK 저축은행이 11.23%로 가장 낮았고 하나 저축은행 14.96% 등이다.

최근 금감원은 새 수장인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이후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의 문제점을 직접 겨냥하고 나서 향후 금리 인하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논란을 피해갈 수 없기에 직접적인 압박은 어려운 만큼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손질과 기준 및 감사를 초점에 둔 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먹구구식 고금리 대출금리로 수익을 취해온 일부 저축은행 관행은 대부업 운영방식과 다름없는 현상을 낳고 있다”라며 “고금리 상품 위주 특판 경쟁도 과열화되고 있는 만큼 금리산정 체계 합리화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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