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미국 블랙프라이스데이(BLACK PRICE DAY)가 국내에 정착해 다양한 할인혜택과 특가 상품 등으로 소비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미끼상품과 과장광고 등 실속 쇼핑의 어두운 이면에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 온라인쇼핑 업계가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연중 최대 규모 세일 행사는 첫날부터 완판 행진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끼상품과 과장광고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속 쇼핑에 가깝지 못 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부작용을 해소할 제도가 정착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미국판 블랙프라이스데이, 국내판 ‘코세페’와 할인 행사로 정착

국내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정착한 것은 미국의 연중 세일 축제인 블랙프라이스데이가 국내 직구족의 소비 심리를 대거 흡수했기 때문이다.
국내 직구 관련 카페와 커뮤니티 등에서는 미국 쇼핑몰이 시간대별로 파격적인 세일 가격을 내걸고 진행하는 ‘핫딜(Hot Deal)’ 관련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고 있다.
더불어 미국 블랙프라이스데이 기간에는 미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 이름들이 검색 순위 상위권을 점령하기도 한다.

이처럼 미국 블랙프라이스데이가 열리는 11월이면 국내 소비심리가 해외 직구에 쏠리다 보니 국내 유통업체와 온라인 쇼핑몰 역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돌리기 위해 이른바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대규모 블랙프라이스데이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역시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소비를 진작시키는 촉매제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펼치며 배정 예산을 투입하는 등 정부 주도 형식의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지원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유통업계 성수기는 연말인 12월이 꼽히지만 블랙프라이스데이가 국내에 연례 할인행사로 자리 잡으면서 11월은 또 다른 대목으로 인식되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3년 전인 2015년부터 내수 진작 및 한류를 겨냥해 코리아그랜드세일과 코리아블랙프라이스데이를 진행해왔다.
2016년 이후로는 정부가 본격적인 예산을 투입하면서 두 행사를 하나로 통합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매년 실시되고 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10~30% 할인율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끌어내지 못해 상대적으로 세일 할인 폭이 높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주도 11월 블랙프라이스데이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 블랙프라이스데이 행사로 소비자 공략 나선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국내판 블랙프라이스데이에 첫 단추를 끼운 곳은 오픈마켓인 11번가다.
2008년 이후부터 할인 이벤트 일환으로 매해 11번가 이름을 딴 숫자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십일절 페스티벌’을 추진해 유통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을 쇼핑 축제 기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이 세일 행사가 주목받은 건 미국 블랙프라이스데이와 광군제 등 외국의 세일 행사가 국내 시장에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게 된 3~4년 전이지만, 지난해 소셜커머스 경쟁업체가 등장하면서도 유일하게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후발주자로 나선 소셜커머스 티몬, 위메프, 쿠팡 등도 특가 전략을 내세우면서 해외 직구로 쏠린 소비 심리를 회유하고 있다.
이처럼 1년 중 한번 밖에 없는 블랙프라이스데이 행사에 승부수를 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거래액 규모도 큰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1월 온라인 쇼핑액은 2015년 4조9755억원에서 2016년 6조2073억원, 2017년 7조5516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블프데이 이면..미끼상품과 과장 광고 등 소비자 불만 성토돼

국내온라인쇼핑업계가 연중 최대 규모 세일 행사로 첫날부터 완판 신화를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지만 정작 미끼상품과 과장광고 등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실속 쇼핑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마켓과 옥션(이베이코리아)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는 시행 첫날부터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올렸다.
특히 G마켓과 옥션에서 동시 특가로 판매된 ‘애플 에어팟’은 반나절 만에 14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의 경우 1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3시간 동안 3개 상품을 특가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인 ‘타임어택’ 행사를 진행해 판매 30분도 안돼 전 상품을 팔아 치우는 매진 신화를 기록했다.
하지만 업체들 간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업체들이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과도한 과장광고와 미끼상품 공략을 펼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티몬은 ‘타임어택’ 행사 전 날 모 기업 전자 제품을 정가보다 78% 할인된 9만9000원에 내놓고 판매 3분 만에 팔이 치웠다. 그러나 티몬이 준비한 물량은 단 10대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미끼상품’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G마켓과 옥션의 경우 애플 에어팟을 판매하면서 홈페이지에 제대로 된 수량을 기재하지 않은 채 특가 정보만 부각한 과장 광고라는 눈총을 샀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댓글에 따르면 “10개만 준비해 놓고 나몰라라하면 끝인가”, “트래픽은 폭주하지. 들어가지는 못 하지. 서버도 제대로 유지 못하면서 무슨 블프데이냐”, “수량 기재 안 되어 있기에 구매되나 싶어 구매하려면 이미 품절 상태” 등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 부작용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내세워야

행사의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블랙프라이스데이 행사의 어두운 이면으로 꼽힌다.
접속자가 몰려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하거나 과장광고와 미끼상품으로 인한 대표적인 불만거리가 가중되면서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는 ‘허위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오가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 블랙프라이스데이 표면만을 베껴올 것이 아닌 제도적·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블랙프라이스데이 행사는 유통, 제조업체가 머리를 맞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정부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참여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점이 행사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 주체의 이벤트로 코리아세일페스타, 블랙프라이스데이 등을 기획하고 타 국가의 블랙프라이스데이 등을 표면적으로 베끼는 것이 아닌 우리 실정에 맞는 할인 혜택과 행사를 기획하고 소비자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