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이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그동안 끊어져있던 철도 연결의 첫 발을 내딛으며 ‘철의 실크로드’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착공식을 위해 정부는 특별편성된 열차로 남측 참석자 100여명을 개성행 기차에 태웠다. 특별편성된 새마을호에는 김현미 국토부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정부 인사 및 여야 정치인들과 이산가족 5명이 9량 특별열차에 몸을 실었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부터 착공식을 가졌다. 북측에서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필두고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방강수 위원장과 박명철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등 약 100여명이 착공식에 참여했다. 이들도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개성에 도착했다.

남북 참석자들은 김현미 장관과 김윤혁 부상의 침목 서명식에 이어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을 함께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남측 참석자들은 개성공단 내 숙박시설인 송악플라자에서 오찬을 한 뒤 오후 세시쯤 서울역으로 귀환한다.

◆ 대북 제재 완화 되어야 진짜 착공 가능…“착수식 성격의 착공식”
 
이날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는 앞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제시한 바 있다.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평양선언에서 연내 착공식을 열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날 남북은 착공식을 가졌지만 실제로 공사를 개시하기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된다. 여기에다 대북 제재가 완화되어야만 착공을 할 수 있기에 정부는 이날 착공식이 사업 시작에 대한 의지를 보인 착수식 성격이라고 거듭 설명해왔다.

김현미 장관은 착공식 이후 철도 관련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일단 공동조사와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하더라”며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경의선 철도는 2004년 서울~신의주 구간이 연결된 상태다. 2007년~2008년 1년간은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된 바 있다. 하지만 보수해야 될 부분이 있는 등 현대화 사업이 필요한 상태다.

공동조사 결과 북한의 철도는 기반시설이 노후화되어 있고 유지·보수가 잘 되어 있지 않아 시속 30km 안팎의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토대가 될 철도·도로 연결 사업

남북이 철로를 연결하게 되면, 한반도종단철도(TKR)이 완성된다. 이 철도가 연결된다면 중국횡단철도, 몽골횡단철도 등을 통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류를 보낼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철도 연결 사업이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토대가 되고, 후보 시절부터 제안해 온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남북 도로 연결에서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연결이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분류된다. 현재 경의선 도로는 1번 국도의 서울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구간으로 길이가 500여km에 달하는데, 분단 이후 서울~개성을 잇는 구간이 단절되어 있다.

남측의 문산과 북한의 개성 구간을 잇게 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완성된다. 이를 위해 개성~문선 고속도로 건설과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가 추진되어야 한다.

남북 조사단은 내년 초 철도·도로 추가조사 및 정밀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대화의 실타래가 풀리고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완화 등이 이루어진다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첫 삽을 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의 진전은 북한의 비핵화와 속도를 함께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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