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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의 窓] ‘상생’,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간다는 뜻이다. 지난 2017년, 공정위가 갑질하는 가맹본부를 엄단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후로 프랜차이즈 업계들이 상생과 관련된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내막을 살펴보면 여전히 가맹점주와 업체 간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사실 가맹점과 가맹본부 사이의 불편한 관계나, ‘갑질’ 관련 이슈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에게 부담을 전가하며 이윤을 창출하는 행위나, 업무상 우월성을 앞세워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태는 현실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는 업계의 특성상 풀리지 않는 사회적 문제로 남아왔다

지난 1월 10일, ‘황금올리브치킨’으로 잘 알려진 치킨프랜차이즈 ‘BBQ’의 점주들은 본사와의 ‘상생’을 위해 ‘전국BBQ가맹점사업자협의회’ 발족식을 개최하며 공식 출범을 알렸다. 가맹점주 600여명이 구성한 협의회는 “본사는 대등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종속된 관계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이를 극복하고 상생의 방안을 찾고자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전하며 협의회의 출범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본사인 제너시스BBQ측은 “대표성이 없다”며 “이미 동행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대화의 창을 마련해 놓은 만큼 해당 협의회는 더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점주 600명 규모의 협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너시스BBQ가 소통의 방안으로 ‘동행위원회’를 이미 마련해 놓았으니 협의회는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에는 고개가 갸웃거리게 된다. 실제로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동행위원회는 본사와 밀접한 형식적 기구일 뿐이다”며 “친 본사의 성격을 띤 동행위원회는 가맹점주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동행위원회를 통해 상생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다면 600명에 달하는 점주들이 새로운 소통을 위해 협의회를 구성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제너시스BBQ가 협의회를 공식 기구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에는 더욱 눈살이 찌푸려진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상생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라도 해야 하며 적어도 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준비는 돼있어야 한다. 업계의 구조상 본사와 점주들의 ‘상생’은 프랜차이즈업계가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이며 최근 사회적 이슈와 그간 불거진 프랜차이즈의 갑질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제너시스BBQ는 특히 ‘상생’의 방안에 촉각을 더욱 곤두세워야 한다. ‘오너리스크’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 상, 본사의 이미지가 좋지 않아지거나 매출이 급감하게 되면 해당 피해는 점주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지게 된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 반감을 느끼게 되면 심한 경우 불매운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데 이러한 회사의 악재가  ‘오너리스크’ 때문인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회사 자금 20억여 원을 횡령해 자녀의 유학비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경찰 압수 수사를 받았다. 이로 인해 BBQ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실추했고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선 BBQ 불매 여론이 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협의회 발족식에 참가해 “오너가 잘못해서 가맹점주에 피해가 가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에 대해서는 윤 대표와 임원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을 저지른 사람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의 ‘결자해지’ 라는 말이 있다. 제너시스BBQ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상생에 대한 점주들의 목소리에 더욱 더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이미 친 본사의 성향인 동행위원회가 있으니 점주협의회는 인정 못하겠다며 점주들과 대립하는 자세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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