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일감 거의 없어, 인력업체도 사실상 휴업

건설현장의 특성상 비가 오는 장마철이나 눈이 오는 겨울철에는 일감을 찾지 못해 생활이 어려운 지경이다. 하지만 이렇더라도 실내 등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이라도 있는 경우 다만 약간의 생활이 가능한데, 요즘처럼 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일감 얻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려운 지경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로의 서울인력의 경우 장마철에는 평소 때 일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곳은 30명 정도를 출력(일을 내보는 것을 말함)하는데, 요즘처럼 장마철에는 10명도 채 못 내보내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인력 관계자는 “요즘 같은 날에는 사무실 임대료도 제때 못 줄 형편이다”며 “일감이 없으니 어쩌다 생기는 일자리에 사장도 직접 일을 나가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같은 구로의 비전인력개발의 경우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비전인력 관계자는 “건설현장은 주로 거푸집(형틀)을 대고 콘크리트 타설을 해야 하는데, 비가 계속 오다보니 그런 일자리가 없고, 일반공(잡부)들이 나가서 일 할 곳이 없다”고 했다.

서울 강동의 신우인력의 경우도 어려움을 겪기는 매 한가지다. 신우인력 천민경 사장은 “우리는 주로 조경공사에 사람들을 투입하는데 장마가 계속되니 지반이 약해지고 해서 조경공사가 진행이 되지 않는다”며 “근로자들이 일을 찾아 새벽4시에 일어나 이곳에 오지만 내 보낼 현장이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건설근로자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시기별로 수입이 들쭉날쭉한 부분뿐 만아니라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아 임금이 높아지지 않는 부분 등도 큰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건설근로자는 대부분 고령층이거나 초고령층으로 넘어가고 있다. 평균적으로 40~70세 이하의 근로자가 많아 20~30대의 젊은 층은 건설근로를 직업으로 삼지 않는다. 그 이유가 앞서 언급한 문제 뿐만 아니라, 하루 10만원 안팎의 비교적 적지 않은 금액이 지급되지만 일할 수 있는 날이 적고, 또 매일같이 힘든 육체노동을 할 수 없는 것도 젊은 층의 유입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설근로자의 경력인정이나, 안정적인 수입보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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