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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의 窓] 지난 8일 ‘뫼비우스’ 담배로 잘 알려진 ‘JTI코리아’가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한국시장에 선보이며 기자간담회를 예고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돌연 연기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JTI코리아’가 일본기업이기에 현재 악화된 한ㆍ일 국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매운동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한ㆍ일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국내에 있는 일본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일본기업의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였던 적은 이번 뿐만은 아니다. 과거 1910년, 국권피탈로 35년간 일제강점 하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대한민국의 침통한 역사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기업에 대해 그리 좋은 시선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사명에 ‘코리아’, ‘한국’ 등을 붙이며 당사가 일본기업인 사실을 국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JTI코리아’의 사명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또한 ‘JTI코리아’는 대표 상품인 ‘뫼비우스’ 담배를 통해 그간 한국에서 막대한 금액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JTI코리아’가 매년 거액의 로열티를 본사에 지급하면서도 기부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지난해 1,878억 원이 넘는 금액의 매출액을 올렸고 영업이익으로 5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인 2017년에 비해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매년 2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한국에서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에 대해 ‘JTI코리아’ 측은 “JTI코리아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며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필리핀에서 생산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일본법인 ‘Japan Tobacco Inc’의 자회사가 100% 출자해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기업인 것으로 확인돼 ‘일본기업’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JTI코리아’가 한ㆍ일 양국 간 갈등의 국면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및 반발이 두려워 일본기업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업계에 따르면 ‘JTI코리아’가 ‘릴 하이브리드’를 대응하기 위해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새롭게 선보였으나, 일본과의 외교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추후 한ㆍ일 외교 분쟁이 장기화된다면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좋지 않은 시선들이 ‘뫼비우스’와 ‘플룸테크’등을 향한 더욱 거센 불매운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보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뫼비우스’ 담배를 사지 않고 ‘플룸테크’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해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풀겠다고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불매운동’을 통해 일본에 최소한의 항의와 저항을 보이고 있는 지금, ‘JTI코리아’가 신제품 판매에 타격을 입을까 두려워 당사가 일본기업임을 숨기려고 하는 듯한 모습에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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