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리는 지역경제로 대구은행 또한 흔들거리는 모습이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 2담당>

[금융기업분석_뉴스워커] 대구은행은 대구지역을 거점으로 여신, 수신 및 외환 등의 은행업을 영업하는 지방은행으로 1967년 10월 7일에 설립된 곳이다. ‘2018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은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난해 4월 사임의사를 표하면서 지난 1월 29일 공식 퇴임했다. 그 뒤를 이어 지난해 5월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 김태오 회장이 DGB금융 회장직을 이어받아 올해 1월 대구은행장까지 겸직하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새롭게 부임한 김태오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하 회사 겸 은행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인규 전 회장 겸 은행장의 겸직 행태로 각종 채용 비리 등 추문에 휩싸인 바 있는데 연이어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이 겸직을 해 또 다시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워커는 대구은행의 이번 실적 부진의 원인에 대해 파악하고 향후 대구은행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 기타영업부문 실적 3년 연속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

DGB금융지주가 대구은행의 지분 100%로 소유하고 있는 최상위 지배기업이며 DGB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아래의 그림과 같다.

▲ <대구은행 지배구조>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2019.03)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대구은행은 대내외적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이 부임한 DGB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5.12, 2016.12, 2017.12, 2018.12)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및 대손준비금반영조정이익 모두 증가하고 있었으나 2018년에 실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사업연도 대비 16.8%가 감소해 3215억7099만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0.2% 하락해 2348억2451만원에 그쳤다.

▲ 자료출처: 대구은행 경영공시 대구은행 현황 (2015.12, 2016.12, 2017.12, 2018.12)

실적 하락세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50억1232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69%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8.03% 하락해 878억2077만원을 기록했다. 대손준비금반영조정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47%나 하락한 채로 1분기를 마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오는 실적 부진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 자료출처: 대구은행 경영공시 대구은행 현황 (2015.12, 2016.12, 2017.12, 2018.12)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이자수익의 추이를 살펴보면 영업이익 등이 부진을 겪는 것과는 반대로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순이자수익은 2017년 대비 6.16% 늘어난 1조1628억8844만원이었다. 실적의 부진을 설명하기에 다소 부족하다. 지난해 순수수료수익 역시 2017년 대비 2.16% 늘어나 763억1904만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대구은행의 부문별 수지상황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타영업부문에서의 지속적인 적자와 지난해 일시적인 판매 및 관리비에서 실적 부진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 자료출처: 대구상공회의소 월간경제동향 (2019.05)

위 표를 통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설명 가능한 것은 4년 연속 적자인 기타영업부문의 실적이다. 기타영업부문수익이란 기타영업수익에서 기타영업비용을 차감한 것으로 기타 영업수익에는 유가증권관련수익, 외환거래 이익, 충당금환입액, 파생금융상품관련이익, 종급계정이익, 기타영업잡수익이 포함된다. 기타영업비용으로 유가증권관련손실, 외환거래손실, 기금출연료, 대손상각비, 지급보증충당금전입액, 파생금융상품관련손실, 종금계정손실, 기타영업잡비용 등이 포함된다. 특히 유가증권 투자운용실적이 굉장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6.12, 2017.12, 2018.12)

대구은행 현황에 발표한 부문별 수지상황에 따르면 우선 유가증권관련손익이 2015년부터 쭉 감소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가증권관련수익은 줄고 손실은 2배 가량 뛰며 유가증권관련손익이 1억원에 그쳤다. 외환거래손익의 경우 지난해 손실액이 1061억원 증가해 236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전반적으로 기타영업수익은 줄고 기타영업비용이 늘어나며 기타영업부문 수지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지난해 기타장기종업원급여가 2017년 3억1백만원에서 약 190배나 늘어난 571억29백만원이 계상되며 일시적으로 일반관리비가 급증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타장기종업원급여란 장기근속직원을 대상으로 선진금융체험 해외연수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급여의 예상원가를 확정급여형제도에 적용되는 회계처리와 유사한 방법으로 계산된 것을 말한다. 이것이 일시적인 비용이라고 감안한다면 대구은행은 비이자이익부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게 된다.

◆ 대구 지역경제 악화로 부실채권 발생 우려 증가, 대구은행은 안전한가?

▲ 자료출처: 대구상공회의소 월간경제동향 (2019.05)

대구지역의 산업경기 동향인 BSI지수를 살펴보면 제조업 및 비제조업이 1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여왔으며 제조업은 경기 회복의 가능성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3분기에도 경기 침체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분기보고서(2019.03)

대구은행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업자금대출이 총대출금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계자금대출이 대략 27~28%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자금대출의 부실 여부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지방은행은 설립 목적 상 기업자금대출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지속적으로 침체되며 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며 기업을 대상으로 취급한 대출에 대한 부실이 발생할 확률 역시 높아지게 되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분기보고서(2019.03)

업종별 대출금 중 비중이 높은 세 가지 업종인 제조업과 부동산업, 도매 및 소매업의 대출금 추이를 살펴보면 특히나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대구상공회의소의 5월 월간경제동향에 따르면 소비지출전망과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도매 및 소매업의 전망도 밝지 않은데 이 부문 대출이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은행의 건전성 및 안정성 지표들을 살펴보고 리스크 관리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5.12, 2016.12, 2017.12, 2018.12)

은행연합회의 은행 주요경영지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2019년 1분기 기준 15.88% 수준인데 대구은행은 이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15.09%에 그쳤다. 지방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준수한 수준의 자기자본비율을 확보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자금대출에 대한 고정이하여신비율에 대해 다소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줄어들고는 있다고 하나 기업대출에 대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여전히 1%를 넘고 있다. 일반은행의 총대출액에 대한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55%인데 이것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체 대출에 대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 1분기 0.82%로 평균보다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에 자산건전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2019.03)

또한 대손충당금적립률 역시 꾸준하게 증가하다 1분기에 줄어들었으나 모두 100% 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부실채권이 발생했을 때 이를 손실 보전하는데 적립하는 것이 대손충당금인데 보통 금융당국에서는 100% 이상 설정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방은행에 대한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의 기준을 시중은행과 차등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실적 부진으로 대손충당금을 전입액을 줄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부터 시작해 높아지는 기업자금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에 대한 리스크 관리까지 대구은행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의 취임 이후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제기를 받아 왔다. 박인규 전 회장 겸 은행장이 채용비리와 횡령 배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으며 겸직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DGB금융지주의 회장과 더불어 은행장직을 겸임하다 보니 그 지배력이 어마어마한 수준이어서 공정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이번에도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의 겸직이 문제가 된 것은 한 은행의 행장이자 최상위 지배기업인 금융지주사의 회장을 겸직하는 지배구조로부터 또 다른 평판 리스크가 발생해 미칠 피해에 대한 우려다. 

물론 학연과 지연에 기대어 이루어진 인사 행태를 개혁하기 위해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은 새로운 은행장을 선출하기 위해 혁신적인 인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은행장에 임명되기 위해 일종의 충성을 다하는 행태로 이어져 정작 실적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김태오 회장 겸 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대구은행의 실적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되며 하루 빨리 실적 개선과 건전성 확보를 통해 고객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