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4년 연속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위기에 처해 있다. 그래픽에 사용된 이미지는 지난 3월에 상영된 영화 <이스케이프 룸> 관련 포스터 중 하나<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유니콘 기업분석 시리즈_위메프] 위메프를 향한 시선은 우려와 기대로 나뉜다. 비록 최근 4년 내내 적자였으나 꾸준히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해 향후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 4년간 지속되는 자본잠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가 자본잠식이 점차 확대되며 지난해 자본잠식률이 1376%를 기록했고 또 위메프의 부채총액이 늘어나며 재무구조의 안정성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업력이 10년이 되지 않은 기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업 확장 단계에서 겪게 되는 일시적 자본잠식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악화로 인해 소비자 심리가 석 달째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이겨내고 실적 개선해 단기간 내에 자본잠식을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위메프는 2015년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되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실적 하락과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 만년 적자기업, 오픈마켓 전환으로 실적 개선 할까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8.12)

위메프의 최대주주는 2010년 위메프를 창업한 허민 전 대표가 대표이사로 자리잡고 있는 원더홀딩스다. 또한 2015년 위메프에 투자한 NXC가 상환우선주 10.6%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위메프 영업본부 본부장을 거친 박은상씨가 허민 전 대표에 이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는 특가 마케팅으로 위메프 성공신화를 이룬 인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지난 4년간의 위메프 실적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를 제외하고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적인 적자 상태를 극복하지 못한 점이 우려를 사고 있다. 다만 소셜커머스 업체 모두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경쟁업체 쿠팡과 티몬보다 적자의 폭을 꾸준히 줄여 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2016년은 전년 1443억4800만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의 42.5%인 613억8864만원을 줄였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9.2%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34억9603만원만큼 당기순손실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위메프가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은 통신판매업자에서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사업 부문을 다각화했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기존 직매입에 의존했던 방식에서 오픈 마켓으로 사업 구도를 일부 전환했다. 직매입은 상품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부터 발생하는 물류 및 배송비 등의 매출원가 부담이 크다. 하지만 오픈 마켓은 별도의 재고관리가 필요 없어 매출원가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20.87%p나 하락해 27.84%으로 떨어졌다. 매출원가 비중이 대폭 하락해 매출총이익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매출 증가와 매출원가 절감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했으나 판매비와관리비의 증가로 인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8년 판매비와관리비는 2017년 대비 22.7% 증가해 3489억1230만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액의 81.2% 수준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6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며 인력 충원 및 초과 근무수당을 추가 지급하면서 지난해 급여 지출이 55.1% 늘어났다. 또한 지난해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가 전년 대비 각각 130억8323만원, 266억4662만원 늘어나 비용 지출 부담이 높아졌다.

영업비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적자 구조가 점차적으로 해소되고 있어 앞으로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하지만 위메프는 적자 상태를 반드시 해소해야만 하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핵심 문제다.

◆ 4년째 완전 자본잠식 상태, 늘어나는 부채로 재무구조 악화, 기업가치 타격 예상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위메프의 자본총계 추이를 살펴보면 4년간 완전히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계속되는 적자로 결손금이 쌓이고 있고 지난해 종속회사 위메프라이프서비스의 자본잠식, I-SHOPLOG Holdings의 청산, 팩맨의 회수가능액과 장부금액의 차이 등에 의한 손상차손이 인식되며 자본잠식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납입자본금은 물론 잉여금까지 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재무구조에 타격을 줘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 받은 유니콘 기업의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게다가 통신판매사업자 특성상 정산 주기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미지급금의 증가로 인해 부채가 늘어나며 부채비율이 상승해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2015년 전체 부채금액의 77.18% 수준이었던 미지급금이 2018년 93.97%를 차지해 거의 모든 부채금액이 미지급금에서 비롯되었다. 미지급금이 지난해 매출액 4294억3111만원을 넘어섰고 즉시 현금화 가능한 현금및현금성자산 1902억5968만원의 2.8배 수준으로 단기간 내 청산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갈수록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위메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외부자금 유치가 필요해 보이지만 현재 외부자금 유치에 대한 결정된 사안이 없어 오롯이 영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이를 매꾸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위메프는 현재 적자 상태를 고전하고 있으며 현금흐름표에 따른 현금창출능력도 1902억5968만원 수준이라 당장의 재무구조 개선은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위메프는 경쟁업체인 쿠팡과 티몬보다 늦게 오픈 마켓으로 일부 사업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곧 법적으로 통신판매중가업자 지위를 획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상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는 부채비율 200% 이내인 경우에만 전자결제사업부 등록이 가능토록 규제하고 있다. 위메프의 현 재무구조 상태로 해당 사업의 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기존에 전자결제대행서비스를 주사업으로 영위하던 페이플레이스를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우회적인 접근으로 오픈마켓으로 사업 전환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날선 비판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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