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프랜차이즈창업 ‘약’인가 ‘독’인가
퇴직 후 프랜차이즈창업 ‘약’인가 ‘독’인가
  • 신재성 기자
  • 승인 2014.06.1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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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로 퇴직자 증가…생계문제로 프랜차이즈 쏠림현상

주택시장 침체여파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임원을 해임하거나 30% 가까운 인력을 감축하는 등 경기침체의 여파는 직장인들에게 준비 없는 퇴직의 배출구가 되고 있다.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증권업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 연말이면 업계 구조조정으로 인해 누적 퇴직자 수가 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지난 2011년 말까지 매년 임직원의 퇴직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구조조정이 본격화 된 2012년부터는 업계 종사자들이 직장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퇴직의 문제는 퇴직직장인들이 새로운 일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퇴직자의 상당수가 40~50대 인 것을 놓고 보면, 제2의 직장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결국 퇴직한 직장인들이 관심사는 창업으로 쏠리게 된다. 그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업종이 외식업 프랜차이즈다.

프랜차이즈산업은 1997년 IMF사태라는 사상 유례가 없는 직장인 감원바람으로 인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침체 등 불황이 깊어갈수록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전형적인 불황형 산업이다.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2002년 이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낸바 있다. 2001년 전체 프랜차이즈 매출액(시장규모)은 41조7천억 원에 불과했으나 10년이 지난 2011년에는 95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또한 2001년 12만에서 2011년에는 31만 곳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높은 증가세를 보인 원인에는 무엇보다 불황으로 내몰린 퇴직직장인의 선택이 프랜차이즈로 쏠렸기 때문으로 2001년 이후 프랜차이즈는 퇴직직장인이 제2의 삶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요양지이기도 했다.

반면, 야누스의 얼굴처럼 프랜차이즈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가맹본부 매출 또한 커졌지만 가맹점주들은 하나 둘 폐점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쏠림현상으로 경쟁업체가 늘다보니 그 만큼 수익성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10년간의 국내 프랜차이즈 현황 

구분
시장규모
종사자수
가맹점수
외식업 비중
2001
42조 원
566000
12
34.9%
2011
95조 원
1241850
31
70.7%
자료: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프랜차이즈 중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67.5%까지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업이나 도소매업은 감소하거나 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가맹점 수 또한 외식업이 전체의 40%를 웃돌고 있으며, 서비스업 34%, 도소매업 24% 순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비교적 손쉽게 창업과 영업을 할 수 있다고 점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퇴직직장인이 제2의 삶을 시작하는 곳인 만큼 주변의 지인 등에게 보여줄 만한 사업 이른 바 그럴 듯한 사업을 한다는 평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BM프랜차이즈컨설팅 김우성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커피전문점, 제과제빵, 편의점 등이다”며 “영업에 능통하지 못한 퇴직직장인이 선택하는 프랜차이즈는 결국 외형이 깨끗하며, 남에게 보여줄 만한 곳이라는 판단에서 쉽게 선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외식업의 특성상 상가건물에 자리해야 하며, 점포를 얻기 위해서는 보증금은 물론 수백~수억 원에 달하는 권리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또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시하는 인테리어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3.3㎡당 수백~수천만 원에 달하고 있어,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하나를 개설하는데 작게는 3천만~4천 만원, 많게는 수억 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퇴직직장인으로서 평생 모은 돈에 퇴직금 그리고 차입까지 하며 개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또 있다. 동일상권 내에 같은 업종간의 경쟁이 치열해 매출을 올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치킨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 상권에 수개~수십여 개의 치킨점이 몰려있는 경우까지 있어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있으면서 또한 경쟁이 치열한 업종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사정으로 프랜차이즈협회와 하나금융그룹이 조사한 프랜차이즈업종 중 폐점율이 높은 곳이 외식업과 제과업종으로 각각 91.1%와 108.5%로 조사됐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10곳 중 9곳은 1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이는 직장에서 20~30년을 일해 받은 퇴직금을 1년 안에 날릴 수 있다는 의미로 프랜차이즈는 퇴직한 직장인의 무덤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이처럼 어려운 상황으로 돌변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과 영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이른바 ‘묻지마 창업’을 하기 때문이다.

P프랜차이즈 컨설팅 대표이자 가맹거래사 P씨는 “프랜차이즈 개업이 많은 반면 이와 비례해 폐점이 많은 것은 차별화 없는 상품과 영업에 대한 ‘노(NO)경험이 문제다”며 “심지어 찾아오는 손님도 어떻게 접대해야 할 지 모르는 가맹점주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P가맹거래사는 이어 “수천만~수억 원에 달하는 비용, 어쩌면 노후생활자금을 다소나마 지킬 수 있는 길은 초기자본이 비교적 적게 소요하면서 경쟁이 낮은 업종에 뛰어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퇴직직장인이 사업에 대한 각오가 섰다면 도전 초기에는 가급적 소요비용과 경쟁이 낮은 업종에 뛰어드는 것이 프랜차이즈에 대한 올바른 접근방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대게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이 인기몰이에 치중해 업종을 개발하고 있어 그런 업종을 찾기란 쉽지 않다.

2001년 전국을 휩쓴 ‘찜닭’프랜차이즈와 그 후 ‘조개구이’집이 바람몰이를 했지만, 최근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퇴직자들이 제2의 삶을 시작할 곳을 너무 좁은 틀 안에서만 찾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마케팅 임원 S씨는 “외식업이라는 카타고리(업종) 내에서만 새 삶을 한정짓는 것이 창업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한 요인이다”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은 만큼 사업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성공으로 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각광을 받는 창조경제의 핵심 아이콘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방안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부분의 IT사업이 그렇듯 하나의 서비스로 전국은 물론 글로벌 서비스까지 되는 상황에 가맹점을 내겠다고 나서는 IT서비스는 몇 없다. 그 중 하나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국 일용건설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매칭해 주는 서비스가 있을 뿐이다.

그 외 IT사업에는 외국법인의 한국지사 모집 등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퇴직직장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것은 최선의 선택이어야 한다. 하지만 갑자기 세상으로 내몰린 그들에게 참다운 성공의 길을 안내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내 재산 지키기는 자산 불리기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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