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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인물, 양태회 비상교육 대표<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기업 진단] 비상교육은 전체 매출액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출판 사업 관련해 2016년 국정도서 발행자에 선정되며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등 크게 날아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이 6.4%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97년 12월 양태회 대표이사가 ‘비유와 상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비상교육은 2002년 자본금 3억원으로 법인으로 전환되며 시작되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반해 수익성이 악화되며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재도약 기반의 마력이 시급한 비상교육의 ‘비상’은 과연 현실화 가능한 일일까? 비상교육의 현황을 살펴보고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 기록하며 비상 걸린 비상교육,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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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교육의 주요 종속기업은 비상캠퍼스, 비상교과서, 티스쿨이앤씨, 와이즈캠프닷컴이 있으며 이를 포함한 연결기준 매출액은 비교적 꾸준하게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의 경우 이와는 반대로 2016년을 기점으로 점점 하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103억원, 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9.9%, 87.1%씩 하락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두며 우려를 자아냈다. 2015년 참여한 국정도서 발행자 선정에 발탁되며 이익 상승이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이듬해부터 줄곧 이익 하락세를 나타냈고 그 결과 2016년 24.6%까지 치솟았던 영업이익률이 2년 후인 2018년 18.3%p나 하락해 6.4%로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비상교육 측은 신규사업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및 신규교육과정 관련 원가 및 판관비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일시적인 비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보기에 영업이익률 하락 폭이 너무 크고 2016년 이후로 매출액은 늘어난데 반해 순이익은 계속해서 감소한 것에 대해 설명하기에 다소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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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상교육의 사업 성과를 보면 일시적인 비용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9.5% 줄어들어 208억원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및 분기순이익이 모두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비상교육의 계속되는 실적 악화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각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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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교육은 지난 2002년 도서출판, 인쇄업, 온라인 및 오프라인 교육서비스업, 디자인업, 온라인인쇄업, 전자출판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현재와 같이 유아교육사업, 오프라인 학원 사업, 온라인 사업, 출판 사업 네 가지로 나뉘어 영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네 가지 중 출판사업의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높은 편이다. 출판사업의 매출 비중은 2017년에 비해 5.1%p 줄어들긴 했으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준인 77.24%에 달하며 기타 온라인 사업 등 세 가지 사업부문에서의 총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23.55% 수준에 그친다. 하나의 사업 부문에 쏠려있는 특성상 리스크 분산 실패로 인해 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교육부가 현재 국정교과서인 검정으로 발행 체제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비상교육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최근 조달청과 초등수학 국정도서 발행자 선정 관련해 198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나 현 정부에서 2022년을 기점으로 검정체제로 단계적인 전환이 예정된 만큼 새로운 수입원을 발굴해야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향되어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로 설계하고 사교육 시장 확대 추세에 맞게 교육 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사업을 강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세 자녀 주식 금수저론, 비결은 과도하게 높은 특수관계자 지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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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회 대표는 전체 지분 중 45.16%를 소유해 최대주주이며 형제 양광회, 양원회시가 각각 2.04%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특수관계인 중 보유지분율이 높은 양승민, 양세린, 양세민씨는 양 대표의 세 자녀로 각각 1996년생, 2000년생, 2005년생이다. 비상교육의 전체 지분 중 절반 이상인 54.6%를 친인척 등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양 대표의 보유지분율도 상당히 높다는 특징을 띄고 있다. 그만큼 오너일가에 유리한 쪽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확률도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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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중 양승민, 양세린씨는 2008년 6월 비상교육이 상장할 때 이미 9만6000주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2008년 7월부터 12월까지 주가 최저 수준인 9950원으로 계산한다 하더라도 총 약 2억원에 달하는 보유지분을 당시 만12세, 8세에 불과한 미성년인 두 자녀가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듬해 막내 양세민씨가 1만200주를 장내 매수하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 현황에 이름을 처음으로 올렸다. 해당 지분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약 1억원 상당의 자금이 필요한데 만 5세인 양세민씨가 스스로 마련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액수다. 이처럼 국내 상장기업 중 미성년자 자녀가 별도의 소득 없이 억 단위의 지분을 쉽게 매입하는 과정에서 갖은 문제점이 발견되며 늘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비상교육의 세 자녀 역시 보유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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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교육은 지난 2008년, 2012년 두 차례에 걸친 무상증자와 2011년 주식배당을 통해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수를 늘렸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 잉여금을 사용해 신주를 발행해 구주주들에게 나눠주고 자본금으로 편입시키는 기업의 행위를 뜻한다. 무상증자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보유지분율이 높은 편인 비상교육의 특성상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을 늘리려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일 수 있다. 다행히 비상교육 주식에 증자 권리가 없어 의제배당에 해당해 세금을 피하려는 목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별도의 장내 매수 없이 보유지분을 늘릴 수 있도록 두 차례의 무상증자와 주식배당을 실시한 것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 구조 특성상 의사결정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입김이 많이 불었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2016년 성인이 된 양승민씨와 지난해 성인이 된 양세린씨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이미 1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해 사실상 주식 금수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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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증자와 주식배당으로 보유지분율을 높이는 동시에 세 자녀는 현금배당 수익도 쏠쏠하게 챙겼다. 가령 맏이인 양승민씨는 성인이 된 2016년까지 최소 1920만원에서 최대 4242만원의 현금 배당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10년 한차례 장내매수를 통해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올해 만 8세가 되어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양세민 양은 수백만원의 현금 배당을 챙겼다. 시가총액 1080억원대인 비상교육의 미성년 자녀의 지분율 확대 과정에서 발견된 몇가지의 문제점이 향후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비상 걸린 비상교육, 지난 2012년부터 수차례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기존 국정 교과서의 점진적 폐지가 이루어질 만큼 출판 사업에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오너일가 및 친인척의 높은 보유지분율 등을 해결해 주식 거래량을 늘리는 등의 전방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조심스레 판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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