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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인물, 린나이코리아 강영철 대표(린나이코리아 대표는 공동대표로 강영철 대표와 마키노미츠히로 일본인 대표가 맡고 있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후끈한 보일러시장-린나이코이라 편] 보일러 시장에서 귀뚜라미홈시스와 함께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영철, 마키노미츠히로)는 1974년 1월 22일에 설립된 후 가정용, 산업용, 공업용 가스기구 및 부품 등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심상치 않은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여 큰 우려를 자아냈다.

2014년 4.5%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매년 감소를 반복하다 지난해 0.3%대로 줄어들었다. 수익성 악화가 단순히 재도약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린나이코리아가 일본산 불매운동 이슈의 주인공이 되는 등 잇단 악재 속에서 2019년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보일러 시장의 고착화된 점유율 현황이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까지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 심상치 않은 영업이익률 감소, 린나이코리아에 무슨 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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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린나이코리아의 5년간의 성과를 살펴보면 다소 우려스러울 정도로 영업이익률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4.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5년새 4.2%p만큼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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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나이코리아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데에는 매출원가율의 상승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 2014년 76.2% 수준이었던 매출원가율은 점차 증가해 지난해에는 80.8%에 달했다. 매출원가가 늘어난 만큼 매출총이익이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자연스레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판관비율은 2014년 19.3%에에서 2018년 18.9%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보일러 시장 자체가 규모가 고착화되고 있고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 경기마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수익성 악화 등 실적 감소는 린나이코리아에 위기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위기를 맞이한 린나이코리아가 100만대 교체수요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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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는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는 일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각 사에서 치열하게 광고 경쟁을 치룰 정도다. 린나이코리아는 TV광고 등을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친숙도가 높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다.

그만큼 광고에 대한 지출이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린나이 코리아는 총 매출액의 1.7%에 상응하는 규모인 54억4798만원을 광고에 투자했다. 해당 업계에서 2번째로 광고비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에 대해 지나친 투자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으나 현재 시장 점유율 현황을 미루어 보아 광고에 대한 투자로 인해 높아진 인지도가 점유율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광고의 효과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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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연구에 대한 투자다. 지나치게 인지도에만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연구비에 대한 투자가 미미하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액 대비 약 0.4~0.5% 만큼만 연구 활동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6년 이후 점차적으로 연구 투자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다소 우려스럽다. 보일러 업계에서 수년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만큼 제품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큰 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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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각사 응답에 따른 점유율 평균을 살펴보면 보일러 시장에서 경동나비엔은 33.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업계 618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경동나비엔이 총 매출액의 2.1%를 연구비로 지출한 것에 비해 상반되는 모습이다. 업계 2위인 린나이코리아의 점유율에 비해 11.1%p 높은 경동나비엔은 린나이코리아에 비해 광고비와 연구비 모두 훨씬 더 높은 투자를 하고 있다.

주택 경기 불황으로 신규 수요보다는 노후화된 제품의 교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보일러 시장 특성을 고려해보면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 개발은 필수다. 린나이코리아가 업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가장 우선으로 둬야 할 필요가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이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광고비 보다 연구비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업계 선두주자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서비스 품질 지수 5년 연속 업계 1위 달성, 그러나 아직 넘을 산 많아

린나이코리아는 한국표준협회의 서비스품질지수인 KS-SQI 가정용 보일러 A/S부문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업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서비스 결과물 뿐만 아니라 친절성, 신뢰성 등의 과정에 대한 부분을 평가하고 있다. 즉 린나이코리아를 직접 이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전반적인 품질수준에 대해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한 점수를 받은 것이다.

보일러 구매 후 수년 간 사용하는 특성상 제품 자체에 대한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구매 후 A/S 등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린나이코리아가 5년 연속 KS-SQI 가정용 보일러 A/S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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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객 만족도 관련 점수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일본 불매 운동’ 등의 여파로 인해 린나이코리아의 실적 전망은 좀처럼 낙관적이지 않다. 린나이코리아가 취급하고 있는 가스용 보일러 이외에 가스레인지 등의 주력제품에 대한 경쟁력 약화가 겹치며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보일러 업계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들 중 린나이코리아만이 외국계 자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린나이코리아의 지난해 말 주주현황에 따르면 일본의 린나이가 총 지분의 97.7%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강영철, 마키노미츠히로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일본의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7월 일본제품 불매운동 대상에 린나이코리아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외교적인 이슈로 단순한 해프닝으로 종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투자해온 그간의 행적들에 대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보일러 업체 모두 침체되어 있는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거나 제품 경쟁력 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린나이코리아는 이미 전세계 지사를 내고 있는 일본 린나이 소유로 경쟁사들에 비해 해외 진출에 대해 의지는 낮아 보인다. 소비자 만족도 지수에서 높게 평가 받은 점을 이용, 내수 시장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일본의 기업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널리 퍼지는 경우 내수 시장에서까지 외면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은 감안하고 대안 마련은 필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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