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한반도정세]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보내겠다고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성탄절이 잠잠히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의 첫 위기가 지나갔다는 평도 제기된다.

미국은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보낼 수 있다고 엄포를 논 이후 북한의 군사 동향과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했다. 한국시간으로 성탄절은 이미 지났지만, 미국 현지시간으로는 아직 크리스마스가 지나지 않아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한국 현지시간으로 24일~25일 이틀 연속으로 리벳 조인트(RC-135W),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등 정찰기를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북한의 동향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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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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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도발 가능성에 예의주시…정찰기 4대 동시 출동시키기도

정찰기 4대가 동시에 출동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의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한동안 미군은 정찰기의 위치식별 장치를 꺼놓고 비행하다 지난 20일부터 다시키며 대북 압박 강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도발 움직임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예의주시하는 것은 북한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7년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기념일 선물”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를 시험 발사한 바 있다.

아직까지 북한이 도발에 나서지 않으면서 이번 성탄절은 조용히 보내는 것으로 관측되지만 미국 내에서는 시기나 수위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새로운 길을 밝힌 후 연초에 시험 발사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 北, 왜 조용한 성탄절 보냈나…일각에선 북미 물밑 접촉 관측도

북한이 예고했던 성탄절 선물을 보내지 않은 채 조용히 보낸 것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미간 물밑 접촉이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6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예쁜 꽃병을 선물해 줄수도 있지 않느냐’고 농담한 것과 관련, “북한과 어떤 물밑 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실제로 그런 낙관적인 이야기를 트럼프가 하고 북한이 도발을 안 했다. 이게 뭔가 주고받는 시그널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만약에 북한이 뭘 쏘기라도 했더라면 트럼프가 굉장히 곤경에 처할 뻔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중국 쪽이 좀 낙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며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가 얼마 전에 국회를 찾아왔는데 ‘앞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실무회담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더라”며 “(중국이 대북제재와 관련된 상응조치를) 공개적으로 거론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큰 도발을 감행하지 않도록 완충시키는 효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완화 결의안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취재진의 북한 성탄절 선물에 관한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닌) 좋은 쪽으로 놀라게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김 위원장이 내게 '아름다운 꽃병(beautiful vase)'을 보낼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 전원회의 개최는 언제?…김정은 신년사 메시지 수위에 주목

한편 이날 오전까지도 북한의 전원회의 개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통일부의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전원회의 개최 움직임과 관련해 “아직 추가로 파악된 것은 없다”며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북한은 중대한 문제들을 결정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에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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