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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후끈한 보일러 시장-⑤ 귀뚜라미 보일러] 1962년 최진민 회장이 ‘신생보일러’를 창업한 이후 1969년 고려강철주식회사로 법인 전환 후 1975년 보일러 형식 승인 1허를 획득했다. 3년 후 국내 최초로 보일러를 해외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1989년 귀뚜라미보일러를 설립해 현재의 귀뚜라미 그룹에 이르게 되었다. 이처럼 귀뚜라미는 국내 보일러 시장의 역사를 함께 해오며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자회사 내부거래, 지분구조 불투명성 등 내부적인 문제와 더불어 본업인 보일러 시장의 성장 둔화 등으로 실적 감소 우려 등 외부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비상장사 특성상 외부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지분 구조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으나 귀뚜라미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변화를 이끌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계열사 M&A로 몸집 불린 귀뚜라미, 보일러 사업 수익성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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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는 인수합병을 통해 오늘날 귀뚜라미그룹으로 모양을 갖추어 왔다.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인수합병이 이루어진 만큼 냉동공조 사업, 도시가스 사업, 심지어 방송사와 골프장 등을 기존 보일러 사업과는 별개로 다양한 계열사로 두게 되었다. 보일러 시장 자체가 성장성이 낮은 특성상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실제 타 경쟁사들도 신사업 군을 모색하거나 해외 진출을 꾀하는 방식으로 어려운 보일러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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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홀딩스는 1992년 2월 설립된 후 2009년 1월 ‘귀뚜라미보일러’에서 ‘귀뚜라미’로 상호를 변경했다. 현재 지배기업은 냉난방기구 판매 및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본업인 보일러 관련 사업 매출 규모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년 대비 2015년 매출 실적이 반토막나 우려를 자아냈으나 이후 점차 회복했으며 지난해 약 3032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6년부터 3년째 현상 유지에 그치지 않았다. 보일러 사업 관련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관리비 등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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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기구 사업과 관련된 매출원가율 및 판관비율을 살펴보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매출원가율은 79%, 평균 판관비율은 16.5%를 기록했다. 매출원가 및 판관비를 모두 합치면 매출액의 평균 95.5%를 차지하는 등 이익을 내기 어려운 비용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과지출이 이루어지는 부분은 과감히 절감하되 본 사업의 장기적인 성과를 이끌 수 있는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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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보일러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유는 TV 등을 통한 광고에 대한 노출이 빈번한 편이기 때문이다. 별도기준 전체 매출액의 3% 이상을 광고비에 투자하며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이 속한 것은 보일러 시장에서 매출순위 Top3에 꾸준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한 매체에서 각사 점유율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평균을 낸 결과 귀뚜라미보일러는 22.9%의 점유율을 차지해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아쉬운 것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다.

특히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더불어 보조 지원금 혜택 등으로 보일러로의 교체 수요 시장이 높아지고 있어 제품 경쟁력이 타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뚜라미는 별도기준 전체 매출액의 평균 0.6% 수준만 연구개발비로 사용하고 있다. 인지도가 비슷한 상위 3사 사이에서 점유율을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연구 개발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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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대상 종속기업인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나노켐, 귀뚜라미센추리(천진)실업유한공사를 포함한 연결 실적 역시 2015년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배기업의 영업이익 추세와 달리 2016년과 2017년 상승하는 듯 했으나 이듬해인 2018년 잠시 주춤해 2017년 6.1%까지 뛰어오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5.5%로 소폭 감소했다. 본 사업 이외에 냉동공조, 보일러부품 등 종속회사에서 순탄한 성과를 내고 있어 인수합병의 결과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보일러 사업의 수익성을 하루 빨리 개선시켜 내실을 탄탄하게 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 핵심 계열사 귀뚜라미홈시스, 바닥 친 매출에 오너리스크까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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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귀뚜라미홈시스는 1971년 6월 설립된 후 보일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본 사업과 관련된 매출액의 감소 추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약 48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600만원대로 급감했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은 5년 내내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야말로 처참한 성적을 받아들였다. 매출 규모가 줄어들며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판관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은 찾기 어렵다. 가령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3647만원에 불과했으나 판관비는 10억3776만원에 달했다. 보통 적자 상태의 기업은 판관비 절감을 가장 먼저 시도하지만 귀뚜라미홈시스는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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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것은 인지도 상승, 제품 경쟁력 제고 등 본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광고선전비나 연구개발비 등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2014년 4억7534만원, 2015년 5468만원의 광고비 지출이 끝이며 연구개발비의 경우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차례도 지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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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단 4명의 임직원에 대한 급여는 판관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전체 판관비 중 무려 51.7%가 급여로 5억3651만원이 지급되었다. 이는 1인당 1억3413만원을 챙겼다는 것을 뜻한다.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는 상황인데다 매출 규모까지 큰 폭으로 줄어든 조건 속에서 비용 절감에 대한 의지는 전혀 읽혀지지 않는다. 회사 측은 최진만, 송경석 공동 대표을 비롯 기타 직원에게 급여가 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보일러 관련 사업으로 실적을 내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오너리스크를 불식시키기 쉽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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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그룹 내 자회사들 중 몇 군데는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몇차례 지적 받은 바 있다. 귀뚜라미홈시스 역시 광고나 제품 연구개발 등에 전혀 투자하고 있지 않은 만큼 자체적인 사업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그만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2015년 절반 이상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고 2016년 89.2%가 내부거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계속 줄어들어 지난해 33.6%까지 그 비중이 축소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귀뚜라미홈시스의 바닥 친 매출에 오너리스크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닌 점은 귀뚜라미그룹에 또 다른 문제로 대두 될 가능성이 커 주의가 요구된다.

귀뚜라미보일러는 한국표준협회의 서비스품질지수인 KS-SQI에서 업계 평균을 소폭 상회하거나 평균 수준의 점수를 받고 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받아들이기 보다 서비스 품질 향상 등에 힘써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사측은 지난해 현장 서비스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 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문성 및 서비스 품질 제고에 나섰다. 다양한 신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한 편 주 사업인 보일러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지주체제로 전환하려는 과정 중인 만큼 불투명성, 자회사의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 등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환골탈태 후 국내 보일러 시장을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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