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기업의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 4곳 중 1곳이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희망퇴직’ 이라는 예쁜 말로 포장된 회사의 권고를 받아든 현대모비스 부장급 이상의 중진들,

현대모비스는 내부자의 희망퇴직 안내문 발송 증언에도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몇일 지나지 않아 부장급 대상 희망퇴직이 기정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설 명절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설날 당일인 1월 25일자 해고를 구두로 통보 받았다는 LG디스플레이 파주 협력업체 직원의 사연을 담은 청와대 국민 청원 글이 떠오른다.

장기화된 실적악화로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다름 아닌 '협력과 상생'을 강조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중요시 여기던 기업이었다.

한편, 지난해 12월 2년 7개월의 역대 최장기 국무총리 임무를 수행한 이낙연 전 총리는 떠나는 발검음에 앞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시간을 회고하며 신념과 철학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의 시대정신을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이 전 총리의 답은 ‘성장과 포용’이었다.

“자본주의란 자전거와 같아서 페달 밟는 걸 멈추면 쓰러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페달을 계속 밟아야 한다고 배웠는데요, 속도가 더뎌지더라도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승자 편에 서지 못하는 분들 또는 일시적으로 경쟁에서 밀린 분들 그런 분들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에 빠지지 않도록 바탕을 지탱해주는 역할, 그것이 포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포용이 없이는 공동체도 경제체제도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가지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소모품 취급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모품의 사전적 정의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버려지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를 곱씹어 보면 현 태세의 비극을 더 또렷이 마주하게 된다.

자본주의 한국 사회 앞에 내놓은 이른바 ‘실용적 진보’라 칭하는 이낙연 전 총리의 메시지가 기업과 그 구성원과 사회 공동체를 아우르는 ‘정반합’의 길을 모색 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