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롯데그룹의 양대 축은 유통과 화학분야다. 롯데그룹은 전통적으로 유통의 강자로 불렸으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관광ㆍ유통 등의 사업 외에도 점차 화학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고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는 점차 화학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그룹의 화학부문을 담당하는 계열사는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이다. 한데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를 담당하는 두 회사가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조사돼 롯데그룹 대내외적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울산에 주력생산공장을 둔 롯데케미칼과, ‘롯데BP화학’, ‘롯데케미칼’과 함께 내년까지 6900억 원 규모의 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롯데정밀화학은 지속되는 업황 악화와 원료 가격 강세로 실적 개선에 대한 해법을 찾기가 힘들어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15일, 신 회장이 직접 나서 사장단에게 쓴 소리를 쏟아냈고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편 롯데정밀화학은 화학비료 및 관련 제품의 제조를 목적으로 1964년 설립돼 울산광역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76년 4월 15일자로 주식을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1976년 설립돼 여수. 대산, 및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1991년 5월 30일, 주식을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수익성은 유지했으나...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 감소

지난 10일, 롯데정밀화학이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액 1조3113억 원과 187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정밀화학이 기록한 매출액은 전년대비 매출액에 비해 4.4%가 감소한 수치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은 10%가 감소한 수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2018년 1조3716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210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한 지난해 롯데정밀화학의 당기순이익은 1677억 원이었으며 지난 2018년의 당기순이익은 2149억 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롯데정밀화학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에 비해 22%가 감소한 수치다.

롯데그룹이 우려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의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됐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018년 영업이익보다 24.3% 감소한 377억 원을 기록했고 이에 대해 롯데정밀화학측은 “전방산업 비수기로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염소 계열 국제가격이 떨어지며 부진했다”고 설명했던 바 있다. 이후 2분기 롯데정밀화학은 영업이익을 다소 개선시키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결국 전년도에 비해 10%감소한 수치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롯데정밀화학 분기별 실적 변화 현황, 출처_롯데정밀화학

다만 롯데정밀화학은 수익성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영업이익과 매출은 모두 감소했으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14.4%를 기록했다. 물론 해당 영업이익률도 지난 2018년에 비해 약 1%가량 감소한 수치이지만 업계에선 롯데정밀화학이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업계 관계자는 “고마진 제품 비중 확대와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며 “제품시황도 탄력적으로 개선 전망되며 배당수익률 또한 매력적이다”고 의견을 표한 바 있다.

◆ 새 식구 정밀화학보다 못한 롯데케미칼, 전례 없는 위기 봉착해...석유화학 시황도 ‘먹구름’

롯데그룹의 더 큰 문제는 롯데그룹의 또 다른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과는 달리 수익성마저 한 자릿수로 악화됐다. 또한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43.1%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난해 매출액도 전년대비 5.9%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5조123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으로 1조1076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제품 가격은 하락했으나 원료 가격은 강세를 보인 것이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으로 나타났다고 분석됐다.

▲ 롯데케미칼 주요 제품 가격 변화 추이, 출처_롯데케미칼

더욱이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석유화학 업종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케미칼 측은 지난 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반등 시점은 2022~2023년 이후로 예측하고 있다”며 “올해 석유화학 시황은 전반적으로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최근 모빌리티 사업 등 신설한 신사업 부문 강화로 새로운 수익성 창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 화학부문 부진은 곧 롯데그룹의 위기로...임원진들에게 쓴 소리 한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를 담당하는 화학부문의 두 계열사가 부진에 빠지자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심지어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임원진들에게 성찰과 변화의지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1월 15일 “듣기 좋은 얘기는 하지 못할 것 같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며 과거 성공사례와 관성적 업무 형태를 모두 버리고 새로운 시장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또한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 회장은 그간 화학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과거 소외됐던 화학부문 계열사를 그룹 캐시카우로 발전시켰다. 실제 롯데그룹의 화학부문은 최근 3~4년간 롯데그룹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힘을 쏟았던 롯데그룹의 화학 부문의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롯데그룹의 기타 부문 성장도 덩달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그룹 화학분야의 실적이 감소한데 따라 롯데는 지난달 27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신 회장은 50여년의 롯데 역사 중 지금이 가장 큰 위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케미칼이 향후 어떠한 방법으로 업황부진을 극복하고 이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롯데정밀화학 측 관계자는 “고부가 스페셜티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성으로 돌아왔다”며 “염소계열 사업부문은 업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올해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고부가 사업 같은 경우는 안정적으로 수익성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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