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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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로 예정된 우리나라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군의 박격포 사격 훈련을 참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당초 예상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지난 3월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을 참관한 이후 약 3주만에 재개됐다.

신문은 “훈련은 조선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들의 화력 전투 능력을 경기 진행의 방법으로 판정 평가하고 훈련 혁명의 열기와 성과를 확대시켜나가는 것과 함께 인민군대에 장비된 경포, 중무기들의 성능 실태를 료해(파악)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불참 가능성 속 훈련 참관…별도 메시지 없을까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인민군 각 군단들에서 우리 당의 포병 중시 사상을 사상적으로 접수하고 명포수 운동의 불길 속에 화력구분대들을 현대전에 능숙하게 대비할 수 있게 잘 준비시킨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면서 “오늘처럼 전체 구분대들이 하나 같이 포를 잘 쏘는 훈련은 처음 본다. 마치 포탄에 눈이 달린 것만 같이 목표를 명중하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는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참관했다. 김수길 총정치국장, 박정천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단장들이 현지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았다.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열린 군 사격훈련 참관은 군사행보로 보기에는 다소 수위가 약했다는 관측이다. 사격 훈련 자체가 여러 군단 소속의 박격포병들이 참가해 시합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면서 다뤄진 무기나 훈련 방식을 볼 때 김 위원장이 대외적 메시지를 보이려 한 행보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이 권위적인 모습의 검은 코트 차림이 아닌 구소련 스타일의 복장을 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선 김일성 주석의 복장을 차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앞두고 김 위원장은 정치국 회의 등 당 차원의 회의 주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김 위원장의 집권 이후 최고인민회의에서 중요 결정을 앞두고 당 차원의 회의를 개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군 관련 행보에 김 위원장이 나서면서 당 차원의 회의는 별도로 열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한 김 위원장의 대외적인 메시지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다.

사실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불참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대의원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한 바 있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주목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불참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다만 북한의 관련 보도가 있기 전까지는 예단할 수는 없는 상태다.


◆ 통일부 “최고인민회의 관련 사항 지켜보도록 하겠다”


이날 개최된 최고인민회의는 전국에서 선출된 대의원 687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헌법 수정이나 국가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기본원칙 수립 등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부 조혜실 부대변인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두 차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있었는데, 한번은 당일 오전 6시쯤 보도가 된 적 있고, 당일 저녁 8시를 전후해 보도된 적 있다”며 “관련 사항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부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훈련 지도와 관련해 “이번 활동은 올해 14번째 공개활동이며 군사분야에서는 7번째 활동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포사격훈련 지도가 동계훈련의 일환인지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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