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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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_뉴스워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주재 이후 20일 만인 이달 1일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건강이상설’을 불식시켰다. 이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을 둘러싼 각종 소문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으나 탈북자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자들로 인해 불거진 ‘가짜뉴스’ 사태는 파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완공된 공장을 돌아보며 현지지도에 나섰다.

북한 매체들의 사진 공개에 이어 조선중앙TV에서는 김 위원장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중태설·사망설까지 제기된 최고지도자의 건강에 대한 각종 억측을 완전히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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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영상에서 밝게 웃는 김정은…계단 내려가며 정상 활동 모습 선봬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밝게 웃고 준공식에 참석해 걸어다니거나 서서 간부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수차례 담겼다. 인파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고, 준공 테이프를 자른 후 손뼉을 치며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

준공식 이후 공장을 둘러볼 때도 김 위원장은 전동 카트를 타고 이동하며 계단을 내려가는 등 정상적인 통치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외에 일각에선 원산에 체류하며 제트스키나 승마 같은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김 위원장이 어떤 이유로 20일 동안 공개 행보에 나서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20일만에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사망설은 ‘가짜뉴스’로 하루만에 뒤바뀌게 됐다.


 ‘가짜뉴스’ 뭇매 맞은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


김 위원장의 등장에 건강이상설이 모두 가짜뉴스로 판명나자 언론을 비롯해 탈북민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비판이 잇따랐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정통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건강이상설을 부인해왔다. 특히 지난달 28일 CNN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망했다.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도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하다”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치권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한 시민단체는 ‘가짜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힘겨운 상황에서 탈북자 출신의 당선인들의 가짜뉴스가 대한민국을 또 한번 혼란이 빠뜨렸다”며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은 당신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위정보, 거짓 선전선동 등으로 답례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방위원회나 정보위원회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주길 바란다”며 “북한의 최고지도자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군대나 정부의 대비 태세가 어떻게 바뀌는지 두 분도 대충은 아실 것이다. 세 치 혀를 농할 가벼운 일이 아니다. 여러분의 허언에 넘어갈 정도로 허술한 대한민국은 아니지만 자칫 국가적 화를 부를 수 있는 안보상 심각한 위해를 여러분은 가했다”고 질타했다.

질타가 지속되자 태구민 당선인은 입장문을 통해 “김정은 등장 이후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성호 당선인도 “지난 며칠간 곰곰이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며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겠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매체도 태 당선인 등을 겨냥해 우회적인 비판을 내놨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5일 '남조선에서 가짜뉴스 성행, 보수언론들 앞장'이라는 기사를 통해 “남조선에서 날로 성행되고 있는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혼돈상태에 빠지게 하고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메아리는 “가짜뉴스는 일정한 정치적 및 경제적 목적을 노리고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한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조작해 유포시키는 여론조작 행위”라면서 “최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발달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으로 전파속도와 침투력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메아리는 이어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언급하며 “미래통합당은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국민이 판단하면 된다, 권력의 힘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악을 써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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