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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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본업 잊은 지 오래된 코리아2000, 내부거래로 겨우 연명 중…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진화하나?

코리아2000은 1999년 11월 10일 설립되었으며 창고임대 및 물류보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설립 당시 2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으나 무상증자를 통해 현재 자본금은 5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주식 최대주주이자 이사는 토지형질변경 컨설팅과 관련해 온라인 업체의 형태로 코리아2000을 설립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코리아2000의 관계사인 지산물류그룹은 지난 2008년 코리아2000이 공사를 맡았던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와 관련해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다. 사망보험금과 관련하여 과대 지급되었다는 이유로 유가족을 상대로 부동산을 가압류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이 회사의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이 총 자산의 62.7%를 차지하고 있어 특수관계자의 경영성과 및 현금흐름에 의해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확실히 내부적으로도 각종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 버린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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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 74.3%, 내부거래로 연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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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2000의 실적은 2017년을 제외 하고서 그렇다 할 성과가 전혀 없다. 2015년 31억원, 2016년 59억원, 이듬해 388억원으로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매출액이 비교적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더니 2018년부터 급격하게 성장세가 꺾였다. 급기야 2019년에는 19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2017년까지 어느 정도 선방했으나 이후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1년만인 2018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8%나 급락했고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67.1%나 줄어들었다. 특히 순이익의 경우 감소세를 이어가 2019년 들어서도 2018년 대비 97.9%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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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충격을 안긴 것은 코리아2000의 매우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다. 2019년 말 기준 코리아2000의 특수관계자는 피투자회사 관계인 코리아냉장, 한국창고와 최대주주의 개인기업인 지산엔지니어링, 남이천창고, 진천피씨, 이외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법인인 용인창고, 지산종합건축사사무소, 이천창고, 지산, 용인물류터미널, 지산산업, 남사물류터미널, 일중창고, 중부창고, 지산개발 등이 있다. 2015년만 해도 50%가 채 안 되는 15억원이 내부거래의 공사수익 및 이자수익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1년 새 26.6%p 뛰어올라 75.3%로 내부거래 비중이 늘었다. 5년 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던 2017년에는 100%에 가까운 97.1%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비롯됐다. 이후에도 쭉 총 매출액의 70% 이상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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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이익률 및 자기자본이익률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한차례 두 지표 모두 크게 상승하는 듯하더니 이듬해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9년에는 각각 0.1%, 0.3%로 떨어져 1%도 되지 않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가뜩이나 매출 규모도 지지부진한데 거의 대부분이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어 수익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언제 터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시한폭탄이 된 셈이다.


단기차입금 의존도 증가세 속에서도 계속되는 관계사에 자금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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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2000의 또 다른 문제는 차입금에 있다. 보통 단기차입금의존도가 30%가 넘어 가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5년 88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보유해 총자산 대비 25% 수준으로 시작해 2016년 28.2%로 소폭 올랐다. 2017년에는 단기차입금이 76억원 정도로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지만 총자산금액이 크게 늘어 12.8%로 의존도가 낮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갑작스레 단기차입금이 2017년에 비해 182.5%나 급증하며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33.9%로 뛰어 오르게 됐다. 2020년 1분기 말 까지 단기차입금에는 변화가 없으나 총자산이 조금씩 줄어들게 되어 의존도가 34.9%로 2018년 말 보다 1%p 증가했다. 이로써 재무구조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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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서도 특수관계자에 대한 자금대여는 꾸준히 진행 중이다. 눈에 띄는 것은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되고 동시에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2018년부터 높은 금액으로 자금을 대여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수관계자 자금대여 규모는 2018년 386억원, 2019년 312억원이다. 2017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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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2000의 최대주주인 한주식 회장을 비롯해 대표이사, 공동훈, 지산, 그리고 이 씨로부터 2018년 456억원, 2019년 450억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급보증은 계열사의 영업을 지원해 주기 위해 대가 없이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급보증 제공자의 유동성이 확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주식 회장은 본인이 소유한 주식을 담보로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주)지산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개인이므로 그들의 상세한 재산 보유 현황을 살펴보지 않는 한 유동성 관련해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 없다. 지급보증 금액을 두고 봤을 때 특수관계자에 대한 자금대여 금액 보다는 크지만 문제는 각 개인이 얼마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이 역시 해결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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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019년 사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이 전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0%를 훌쩍 넘고 있다. 지난해 말의 경우 389억원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회사는 탁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가 빈번하며 특수관계자로부터 제공받거나 특수관계자에게 제공한 담보 및 지급보증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특수관계자의 경영성과와 현금흐름에 의해 재무구조가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2016년 10월 건축공사업 면허를 반납하여 신규계약 수주가 불가능하다. 현재는 특수관계자에게 자금 대여하는 형태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점을 인식하여 감사보고서 주석을 통해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태에 놓인 코리아2000, 과연 이 상황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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