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속 인물_삼미그룹 박원양 회장 / 그래픽 황성환 기자

[뉴스워커 기업진단_삼미그룹] 1954년 대일기업을 설립하여 원목의 수입과 판매 등 무역업으로 기업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스테인레스 판재의 가공, 판매 및 수출, 합금철,비철,선철 등 소재 수입 판매업을 영위하다 2009년 11월 말 기준 스테인레스 강판의 표면 가공업을 중단했다. 뒤이어 2010년 말에도 국내 비철금속 및 해외사업을 중단했다. 현재 운영 중인 사업부문으로는 보세창고부문, 임대사업부문, 잡화 등의 도소매업을 신규사업부문이 있다.

1976년 3월 26일 자로 증권거래소에 주권 상장한 이력 있으나 1997년 3월 19일 최종부도처리로 법정관리를 받던 중 2002년 4월 20일 자로 외부인 감사의견 부적정의 사유로 인해 상장폐지 된 바 있다. 이후 2003년 6월에 3자 인수 방식으로 신규자본을 유치했고 법정관리 종결을 결정 받게 되었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배기업 삼미홀딩스이며 박원양 회장의 장남 박지만 씨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곳은 최근 5년 내내 영업적자를 내고 있지만 정작 박원양 회장은 삼미로부터 10억원 수준의 고액 연봉을 챙겼다.


단기차입금 늘려 계열사에 대여금 대줘.. 부도 겪은 기업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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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를 한 번 겪은 기업이 단기차입금을 무리하기 늘려 특수관계자에 대여금을 제공했다면 그 누구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그 기업의 수익성이 좋은 상황이 아니면 부채상환능력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더더욱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삼미의 이야기이다.

삼미의 지난 5년 간의 영업실적은 말 그대로 ‘바닥’이다. 바닥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매출액의 규모도 크게 변화가 없다가 2019년 한 차례 조금 상승하는 듯 보였으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과 순손실을 보면 매출액의 소폭 상승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충격적이게도 5년 내내 단 한차례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 없는데다 영업손실의 폭이 점점 더 늘어났다.

2018년에는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10억원이나 적자 폭이 커졌다. 2019년에도 역시나 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되었고 사실상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당기순이익 여기 크게 다를 바가 없다. 2016년, 2017년,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당기순손실을 겪게 됐는데 각각 46억원, 37억원, 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만 두고 보면 결코 안정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없다.

기업이 실적이 우수하여 곳간이 넘쳐 나는 상황에서 특수관계자에 대해 대여금을 제공해 주는 것도 사실상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 어려운데 가뜩이나 영업적자에 잦은 순손실까지 겪고 있는 삼미는 특수관계자에 대해 아낌 없는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단기차입금까지 조달하며 대여금을 지급하고 있는 사실이다. 최근 5년 간 삼미가 특수관계자에 대여해준 금액의 평균만 해도 297억원이다. 실적이 2019년 말 기준 총자산금액이 1226억원의 24.3%나 해당하는 수준으로 대여금을 지급해 준다는 것은 다소 무리 있는 것이라고 평가 된다.

가장 심각한 것은 2017년이다. 당시 총자산금액의 50% 수준인 1118억원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으로 지급 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삼미건설에 1030억원에 달하는 대여금을 지급하느라 단기차입금을 늘린 것이다. 2016년만 하더라도 단기차입금의존도가 5.2% 수준이었지만 2017년 1년 만에 무려 41.3%p나 올라 46.4%까지 치솟았다. 해당 대여금은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유가증권을 담보로 제공되었다고 하지만 가뜩이나 수익성이 매우 뒤떨어지는 삼미에서 무리하게 단기차입금을 늘려 대여금을 제공해 준 점은 다소 의아한 결정이다.

2017년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급증한 때의 수익성은 잦은 당기순손실로 인해 총자산이익률 및 자기자본이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단기차입금을 갑자기 증가시킨 2017년에는 두 지표가 마이너스였으며 그만큼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매우 저조한 상태인 셈이다. 한 차례 부도를 경험한 삼미가 단기차입금을 늘려가며 관계사에 대여금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5년 내내 영업적자에도 10억원의 고액 연봉 펑펑


삼미가 포함되어 있는 삼미그룹의 지배구조는 위와 같다. 박원양 회장이 삼미홀딩스의 지분 77%를 소유하고 있으며 삼미홀딩스의 연결된 종속기업은 삼미, 일죽레져가 있다. 삼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박원양 회장이지만 대표이사직은 장남 박지만 이사가 맡고 있다. 박 대표는 삼미의 대표이사직도 겸임하고 있다.

삼미의 주주 구성내역에 따르면 삼미홀딩스를 뒤이어 박 회장이 24.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미홀딩스의 최대주주도 박원양 회장인 것을 감안하면 박 회장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4.4%의 지분율을 소유하고 있는 키친보리에는 장남 박 대표가 100%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상식적으로 5년 내내 영업적자를 내고 있고 빈번하게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면 이 상황에 대해 한 기업의 오너는 분명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삼미는 상식과는 정반대의 모습인 듯 하다. 박원양 회장은 지난 5년 동안 평균 9억7552만원의 급여를 연봉으로 챙겼다.

삼미가 벌어들이는 매출액의 1/10 이상을 박 회장은 본인 연봉으로 수령했다. 벌어들이는 족족 10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주주로서의 영향력과 더불어 오너일가로서의 영향력을 모두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 누구의 견제 없이도 고액의 연봉을 마음대로 지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회사는 적자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데도 고액의 연봉을 챙긴 것은 명백히 오너리스크의 하나로 봐도 충분하다.

이처럼 오너일가가 고액의 연봉을 마음껏 수령하고 있는 동안에 정작 삼미 임직원의 연봉은 제자리걸음이다 못해 심지어 2019년 총 21명의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861만원으로 전년 대비 31.9%나 감소했다. 5년 동안 삼미 임직원이 받은 1인 평균 급여액은 박 회장에 비해 평균 27.7배나 낮은 수준이다. 적어도 기업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면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고액의 연봉을 챙기는 행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오너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1943년 1월 생인 박원양 회장은 장남 박지만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긴 상태고 이제 남은 것은 주식과 관련된 이슈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친보리에를 통해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삼미그룹의 통제권을 갖기 위해서는 아버지 박 회장의 지분을 받아야 한다. 향후 박지만 대표가 이끄는 삼미그룹은 적어도 상장폐지 이력이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한 경영으로 오너리스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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