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기업진단_뉴스워커] 1962년 2월 설립된 SK건설은 최근 들어 양호한 실적 흐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SK디스커버리가 전격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로 중심이 기울기 시작했다. 주요 사업 내용으로 인프라, 건축/주택 및 플랜트 등이 있으며 현재 2017년 1월 1일부터 안재현 대표이사와 임영문 대표이사가 이끌어 가고 있다.

인프라, 건축주택, 플랜트 사업부문 세 가지의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플랜트 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현저하게 높은 편에 속하는 것이 SK건설만의 특징이다. 2019년 지분 변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기업공개를 도전할 지 여부에 대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2018년 라오스댐 붕괴 사건 등으로 인해 관계사인 Xe-Pian Xe-Namnoy Power Company 관련된 논란 등에 대해 여전히 의혹을 해소할 이슈들이 있어 속단하기 이르다.


5년 평균 35%의 내부거래 비중, 건설업계 최고 수준


SK건설은 2015년 전만 하더라도 영업적자 및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었다. 이후 흑자로 전환하여 영업이익률이 비교적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다만 매출액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9조3607억원, 8조5834억원, 7조3161억원으로 감소하긴 했으나 2018년 들어서는 다시 상승했고 2019년에는 9조922억원으로 5년 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왔다. 반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2015년 0.1%로 시작해 2019년 4.8%로 4.7%p나 올랐다. 또 총자산이익률 및 자기자본이익률도 매해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해 말의 경우 각각 4.7%, 17.7%을 기록해 수익성에 대해서는 양호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모든 실적 견인이 가능했던 데는 높은 수준의 내부거래가 한 몫 한 데 있다는 점이다.

SK건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평균 무려 35%의 내부거래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요 건설사의 평균 내부거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으로 보인다. 2016년 전년에 비해 11.6%p 감소하는 듯 하더니 1년 만에 다시 35.5%로 올랐고 2018년 38.8%, 2019년 37.6%를 기록해 사실상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특수관계자를 통해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2020년 1분기 매출액 1조8253억원 중 34.3%인 6261억원을 특수관계자와의 매출로 이루어져 있어 이와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결국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SK건설과 가장 많은 거래를 하고 있는 특수관계기업은 SK하이닉스다. 2018년 2조원 가량이 SK하이닉스와의 거래에서 발생했으며 내부거래 총액 중 80.2%를 차지하고 있는 규모다. 총 매출액에서는 31.1%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큰 규모의 매출이 이루어졌다. 2019년에도 여전히 총 내부거래 금액 중 58.9%에 해당하는 1조7400억원이 SK하이닉스를 통해 이루어졌고 이는 총 매출액의 22.2% 수준이다.

참고로 2015년에서 2018년까지 SK하이닉스는 엄청난 매출 증가세를 보인 기간이었고 SK건설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2600억원 정도 갑작스레 감소한 2019년 매출액은 33.3% 이상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매출이 늘어날 때마다 자연스레 SK건설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그 다음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SK에너지로 2018년 1505억원, 2019년 4720억원을 기록해 거래 비중이 점차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하고 있던 997만989주를 전량 매각하면서 이후 2020년 1분기 말 기준 지주회사 SK가 1569만8853주를 보유해 전체 지분의 44.48%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나머지 0.41%는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친인척이 소량씩 보유하고 있다. SK의 최대주주는 전체 지분의 18.44% 보유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다.

즉 SK건설은 최태원 회장의 영향력이 가장 강력할 것이다. 지주회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경영하는 것은 사각지대를 이용하는 사례로 널리 알려져 왔는데 SK건설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됐다. SK건설 측에서는 꾸준히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 나갈 의사를 표했으나 지켜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업공개에 시키기 위해 새로운 수입원을 해외에서 찾고는 있지만 2018년 라오스댐 붕괴 사건 등으로 인해 이마저도 안타깝게 불확실해 졌다.


2018년 라오스댐 붕괴 사건, SK건설에 위기로 작용하나


SK건설 외 한국서부발전, 태국의 라챠부리전력, 라오스의 LHSE가 합작하여 만든 회사는 Xe-Pian Xe-Namnoy Power Company다. 현재 SK건설은 2020년 1분기 말 기준 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 사업비가 무려 12억 달러 규모의 라오스 수력발전 댐과 관련하여 건설 중 붕괴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18년 7월 수력발전 현장에서 Saddle D 유실로 인해 하류지역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SK건설이 설계와 구매를 맡았으며 현재 복구공사는 물론 이재민 구호 및 피해복구를 위한 비용, 피해복구 등과 관련된 비용을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계속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다.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 측에서는 사고원인 조사결과로 SK건설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인재로 돌렸으나 사측에서는 좀 더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여전히 치열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라오스의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2012년 8월 계약했으며 완성기한은 2019년 2월로 계약되어 있었다. 설계 및 구매를 담당한 회사는 완성기한 이전에는 별도의 매출 없이 2016년을 제외하고 계속 당기손실을 유지했고 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2019년에는 사고 복구에 들어갈 비용 등에 대한 부분이 반영되어 매출액은 610억원 수준이었으나 당기손실만 해도 4111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서긴 했어도 라오스댐 프로젝트로 인해 사실상 Xe-Pian Xe-Namnoy Power Company로 인해 SK건설이 위기에 부딪히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 적용되는 피투자기업의 실적이 저조하고 한 부정적인 이슈가 터지게 되면 그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Xe-Pian Xe-Namnoy Power Company는 2018년 라오스댐 붕괴사건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장부가치가 늘어났고 2015년 3610억원의 장부금액이 5년 새 1조804억원이 됐다. 2018년 이전에는 지분법손익 및 지분법 자본변동액 등이 모두 마이너스였지만 배당, 처분, 대체 등으로 인한 취득으로 인해 장부가격이 계속 늘어났다. 그러나 막상 사고가 발생한 2018년과 2019년에는 30억원의 자본변동액의 증가와 140억원의 지분법손익이 증가해 장부가격을 상승하는데 한 몫 했다. 올 1분기에도 23억원의 장부변동액의 증가와 29억원의 지분법 손익의 증가로 장부가격이 더 올라 1조1365억원으로 공시했다.

SK건설은 피투자기업의 거래로 인해 보고기간 종료인 현재 각각 소유하고 있는 재고자산 등에 포함되어 있는 미실현손익에 대해서 판매기업의 평균매출총이익률을 기초로 하여 계산하고 있다. 2018년 7월 붕괴 사고 이전만 하더라도 122억원의 미실현손실을 내고 있었는데 붕괴 사고 이후 복구 등에 대해 비용이 많이 추가되는 상황이지만 무려 190억원이나 증가했다는 것도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2019년 2월이 완공 시점이라 하더라도 직전년도에 붕괴사고를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공사가 계속 연기되었지만 2019년에는 전년 대비 247억원이나 늘어나 316억원대로 치솟았고 이는 곧 지분법손익 등에 영향을 미쳐 장부가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점을 두고 이미 몇 차례 안재현 대표를 향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위기를 맞이한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은 이 회사에 지급된 대여금이다. 위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에 대해 해당 회사로 지급된 대여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그래프다. 사고가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15억원 정도의 대여금만 제공하고 있었지만 배상금액 등의 문제로 인해 2019년 448억원의 대여금을 지원하게 되었고 이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 중 25.4%를 차지한다. 올 1분기에도 대여금에 별 변화가 없어 여전히 높은 수준의 대여금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라오스댐 붕괴사고와 관련된 보상금액을 1000억원 안팎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보상이나 복구비인 629억원에 대해서는 희생자 및 재산 등의 피해에 대한 보상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나머지에 대해서 교통시설 등 인프라 시설이 파손된 점에 대해 복구하는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예측컨대 당분간은 대여금의 환수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오스댐 붕괴사건으로 인해 내부거래를 탈피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인 해외시장에서 당분간은 주춤할 것으로 보여 당장 기업공개를 도전하는 것도 무리로 보인다. 또 반도체 시장의 불황 등으로 인해 기존에 많은 실적을 끌어 왔던 SK하이닉스 마저 실적이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영업 성적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는 어렵다.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내부거래를 해소하기 위해서 기업공개를 통한 지분 희석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당장 실천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추후 최태원 회장이 SK건설에 대해 어떤 수를 둘 것인지에 대해서 단언하기 어렵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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