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방탄(배터리) 믿고 빅히트(LG화학) 투자했더니 이제와서 분할(?)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방탄(배터리) 믿고 빅히트(LG화학) 투자했더니 이제와서 분할(?)
  • 김재광
  • 승인 2020.10.07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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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할 사건으로 벌어진 소액 투자자들의 대거적인 항쟁, 이득 챙기는 건 외국인
LG화학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주가 상승의 최고효자 배터리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플랜을 LG에서 내놨다. 이 플랜을 가지고 동학개미운동을 일으켰던 개미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LG화학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주가 상승의 최고효자 배터리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플랜을 내놨다. 이 플랜으로 인해 동학개미운동을 일으켰던 개미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하자 자국민들은 개인 투자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행태에 반대로 매수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마치 이 모습은 1894년 일어난 반외세 운동 동학농민운동과 비슷하다고 하여 사람들은 이 모습을 두고 ‘동학개미운동’이라고 일컫기 시작했다.

동학개미운동은 주식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호기심에 주식매매를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만나지 못해 연락이 뜸한 친구들에게 가끔 안부를 물어보면 이번에 주식을 시작했다고 필자에게도 권유를 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과거와는 달리 주식을 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덜해졌고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늘어난 개인 투자자들의 수많은 수익 게시물을 보고 생계활동이 불완전한 분들이 혹시나 하고 시작하면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진 편이다.

실제로 키움 증권에서는 개인 투자자 덕분에 올해 3분기 점유율이 22.8%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역대 최고치 수준이며 2000년에 설립한 키움 증권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키움 증권 측은 ‘땡큐 동학 개미’라며 감사함을 전달했다.

국내 기업과 개인투자자 그리고 증권사 간의 적절한 공생 관계 유지로 훈훈한 분위기가 유지되는 듯했었다. 그러나, 최근 LG화학과 개인 투자자들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공생 구도가 대결 구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9월에만 6059억 원 수준의 LG화학 지분을 내던지는 일도 있었는데 과연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LG에너지솔루션의 등장, LG화학과 개인 투자자 간의 불화 발생


지난 9월 17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새로 세우는 분사 방안을 밝혔다. 배터리 사업은 LG화학을 대표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 소식을 접한 개인 투자자들은 거센 항의와 반발을 하기 시작했다. 이 발표 이후 소액 투자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투매를 했고 주가도 크게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분할 방식에는 인적 분할 방식과 물적 분할 방식이 있다. LG화학이 인적 분할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할 경우 존속 기업 지분과 분할 기업 지분 모두 보유할 수 있다. 소액 투자자들도 주식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회사 분할 안을 결의할 당시 인적 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 방식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는데 물적 분할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물적 분할은 인적 분할과 달리 기업이 지분을 100%로 가져가는 구조다. 주주들은 분할될 LG에너지솔루션에 관한 어떤 지분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그럴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매수청구권도 상실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인한 추가 수요 자금이 따로 발생하지 않아 이득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LG화학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을 두고 사기를 당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빅히트에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며서 “방탄소년단(BTS)을 보고 빅히트에 투자했는데, BTS가 다른 소속사로 옮기는 격”이라는 것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을 보면 일화 중에 ‘홍철 없는 홍철 팀’이 나오는데 ‘배터리 없는 LG화학’이라는 조롱 섞인 비유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분할 방식에만 불만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분할 후 존속 기업 주가가 떨어졌던 과거 경험 때문에 자신의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경향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다. 삼성물산, SK(주) 기업이 분사 후 주가가 부진했던 게 불안함의 근거였다.


개인 투자자들을 내친 LG화학, 그 이유는?


그렇다면 LG화학 이사회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분할 방식을 왜 물적 분할 방식으로 채택했을까? 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 거라는 예상을 분명했을 텐데 말이다. LG화학 최고경영자는 배터리 사업 분할 배경에 이렇게 답했다. 지금까지 석유·화학 사업 수입으로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했었으나 분할을 이룰 경우 석유·화학 사업 고도화, 양극재 등 전자 재료 사업 확대, 신약·백신 개발 투자 등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한 구조로 편성된다는 것이다.

분배 투자를 할 경우,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분야에 확고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희망찬 시각도 존재했다. 그러나 양측 입장이 팽배하여 누가 더 옳은 주장인가는 결정하기 어려워 보였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남은 한 발, 30일 임시 주주총회 반대던지기


아직 소액 투자자들이 포기하기는 이르다. 이번 30일 회사 분할안 통과를 위해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회사 분할은 특별결의 사항이라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 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통과된다. LG화학 총 발행 주식 수는 6천893만 9천926주로 모기업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을 합할 경우 2천355만 5천760주(6월 말 기준)로 34.17% 정도 되기에 총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은 쉽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통과 여부는 불리하게 보고 있다. LG화학 측은 주총 참석률이 51.25% 이하일 경우에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번 주총부터 전자 투표제를 도입한다는 점과 지난 3월 정기주총 당시 참석률은 76.4%이었기에 통과 가능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LG화학 측은 국민연금이 10.20%(702만 9천720주)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에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방안과 함께 본 사안의 주주 가치 훼손 여부를 평가하는 등 주주권 행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학개미운동 해체, 외세 침략 성공 역사는 반복된다


한편, LG화학 주식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개인 투자자가 매도한 지분을 고스란히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동학 개미 운동이 LG화학의 일방적인 이사회 발표로 인해 해체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과거 역사와 똑같이 흘러가는 것 같아 아쉽다. 역사는 돌고 돈다. 어려울 때 개인 투자자들이 도와줬는데 살만하니 내치는 파렴치한(?) 행태가 30일 멈춰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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