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코로나19와 제약업계 6.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1961년 1월 대한비타민산업주식회사로 설립되었으며 1973년 4월 기업 공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후 1978년 2월 지금의 대웅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20년 10월 1일을 기준으로 인적분할방식으로 주요 제조사업 부문을 대웅제약의 분할을 통해 신설했으며 존속회사는 투자사업과 관리용역 등을 제공하는 지주회사로 사명은 대웅으로 정해졌다.

창업자 윤영환 전 회장은 3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중 3남인 윤재승 전 회장이 2014년 대웅제약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공법학을 나와 서울지검 검사로 6년간 활동한 이력이 있고 2014년 본격적으로 대표이사를 맡으며 2세 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지난 2018년 상습적인 폭언 등의 오너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대웅제약은 전승호 사장, 윤재춘 사장이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현재 운영되고 있다.


‘대웅’ 이름으로 윤재승 전 회장 일가 회사는 무럭무럭 성장 중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윤재승 전 회장은 1995년도 3월에 입사하여 약 10년 만에 위 두명의 형을 제치고 아버지 윤영환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14년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지주회사 역할의 대웅이 각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2017년 말 기준 윤 전 회장은 핵심계열사 대웅제약의 대표이사직과 대웅바이오 이사직을 맡았다. 그러나 경영권을 이어 받고 약 4년 만에 이른바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경영 일선에서 사퇴했다. 실제 그는 대웅과 대웅제약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경영 활동을 일절 중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회사 등은 대웅제약 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외형을 성장시키며 그의 따라 윤재승 전 회장의 경영장악력은 더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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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회장은 인성정보, 디엔컴퍼니, 이지메디컴 등의 회사 최대주주다. 인성정보는 IT인프라 및 헬스케어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이며 디엔컴퍼니는 의약품, 화장품류 등의 판매업을, 이지메디컴은 의료기기, 장비 및 기타 의료관련 용품의 판매, 판매 중개 및 전자상거래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성정보의 자회사 아이넷뱅크를 비롯해 인성TSS를 중심으로 한 엠서클, 이지메디컴 등은 서로 지분관계를 갖고 있다. 이중 아이넷뱅크, 엠서클, 블루넷, 디엔컴퍼니가 소량이지만 대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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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회사들이 지분 관계가 없는 기타 특수관계자 대웅그룹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성정보는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편이긴 하지만 시간을 거듭할수록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내부거래 금액의 대부분은 대웅, 대웅제약 등에서 발생했다. 2019년 특수관계자와 약 31억원의 실적을 냈는데 이중 대웅과 대웅제약과의 거래 금액이 각각 약 13억원, 14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웅의 화장품 원료 공급권을 확보한 디엔컴퍼니는 매출액의 3년 평균 24.5%가 내부거래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약 105억원의 특수관계자와의 수익 중 대웅제약에 대한 매출이 94억원이다. 그리고 디엔컴퍼니와 블루넷, 인성TSS가 90% 이상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엠서클은 홈페이지 제작업 및 의료기기 도, 소매업을 하는 곳이다. 이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매해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2017년 24.4%에서 2019년 30.4%로 6%p나 올랐다. 이곳 역시 대웅제약과 유독 많은 거래를 했는데 지난해 경우 내부거래 금액 142억원 중 103억원이 대웅제약을 상대로 매출을 올렸다.

블루넷이 55.8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시지바이오는 조직가공처리업, 의료용 기기 제조 및 판매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곳 역시 3년 간 가파르게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2017년만 하더라도 내부거래 비율이 31.7%였으나 3년만에 7.8%p 뛰어 올랐다. 특히 이곳은 2016년 이후 흑자전환하기 시작하여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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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회장이 23.7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지컴퍼니는 상품 매출이 매출액 비중을 거의 차지하고 있지만 높은 매출원가율에도 불구하고 1%대 영업이익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 특수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용역 매출이 있다. 2017년부터 2020년 2분기까지 평균 92.5%의 매출원가율일 정도라서 매출원가가 거의 없는 용역 매출 없이는 1%대 영업이익률을 내기 어렵다. 이지컴퍼니의 꾸준한 수익성에 기여한 용역매출의 70% 이상이 대웅제약, 디엔컴퍼니, 대웅바이오, 시지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등에 용역을 제공한 대가다. 이처럼 대외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와중에도 여전히 윤 전 회장 일가가 주주인 회사를 중심으로 지분 관계 없는 대웅그룹의 계열사를 통하여 일감몰아주기로 외형 성장하며 여전히 경영권은 견고해지고 있었다.


배당으로 윤재승 전 회장 지갑도 두둑, 경영권 승계까지 확고히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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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승 전 회장은 자숙하는 기간에도 대웅, 이지메디컴 등을 통해 매년 9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받아 돈방석에 앉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윤 전 회장이 대웅과 이지메디컴 두 군데서 받은 배당수익 총액만 해도 26억원 수준이다. 2019년에는 이지메디컴이 주당 배당금액을 기존 35원에서 40원으로 올린 덕분에 총 배당수익이 8억9440만원으로 전년 대비 2744만원 더 많은 배당을 받았다.

그리고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하며 비난 받고 있는 엠서클, 디엔컴퍼니를 포함하여 오너3세 윤석민 씨와 배우자 홍지숙 씨가 각각 감사,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며 윤 전회장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인성TSS, 블루넷도 대웅과 이지메디컴 지분을 통해 배당을 받았다. 2019년만 하더라도 대웅이 엠서클과 디엔컴퍼니에 각각 1억원 이상, 블루넷에 1억5404만원 이상을, 이지메디컴은 인성TSS에 1억4031만원의 배당수익으로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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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전자부품 제조업 및 기타 스포츠 교육 기관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블루넷과 기타 인쇄물 출판업을 영위하는 인성TSS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이 두 곳은 윤재승 전 회장 일가의 가족 회사나 다름 없다. 블루넷과 인성TSS의 2018년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블루넷은 윤 전 회장 일가가 70%의 지분율을, 인성TSS는 윤 전 회장과 아들 윤석민 씨가 각각 60%, 40%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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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한 명에 불과한 인성TSS는 매출액이 전혀 없어 영업손실 7천만원을 냈으나 자회사 엠서클이 내부거래를 통해 외형 성장을 한 덕분에 덩달아 실속을 챙길 수 있었다. 또한 이지메디컴으로부터 얻은 배당수익 등을 통해 영업외수익을 내며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블루넷은 영업활동 성과 자체는 1억3100만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지만 대웅의 배당수익 등을 포함하여 약 28억원의 영업외손익으로 순이익을 구성하고 있다. 꾸준히 지급한 배당 수익 등과 일감몰아주기로 윤 전 회장 일가의 가족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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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회사에 해당하는 인성TSS의 자회사 엠서클이 대웅 지분 1.77%를 보유하고 있어 추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 마련으로 활용 될 것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인성TSS와 더불어 함께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곳이 블루넷이다. 연이은 적자 이후 2016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지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블루넷인 만큼 이곳도 경영 승계의 핵심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지바이오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윤 전 회장의 일가의 지배력이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오너경영인 체제로 전환될 시점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실적이 침체하고 있어 경영 복귀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오너리스크 없는 대웅그룹이 될 수 있을지 우리 국민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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