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우리은행 채용비리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자는 것인가”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우리은행 채용비리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자는 것인가”
  • 정선효
  • 승인 2020.10.19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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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신입 행원 공채 채용 비리 사건, 그 후속 조치에 관하여
지난 2016년에 있은 우리은행 채용비리가 '금융의 미래'로 향하는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채용비리 부정 입사자들에 대해 채용 취소와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광구 전 은행장에 대한 거취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있어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자'는 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지난 2016년에 있은 우리은행 채용비리가 '금융의 미래'로 향하는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채용비리 부정 입사자들에 대해 채용 취소와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광구 전 은행장에 대한 거취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있어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자'는 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2016년 우리은행이 신입 행원 공채에서 약 10%를 추천채용 받은 일이 언론에 드러난 것은 2017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중이었다. 당시 은행 내부에서 국정원과 금융감독원,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의 나이와 친인척을 명시한 지원자 명단을 작성했다. 그 명단에 있는 이는 모두 합격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보이는 바는 명백했다.

블라인드 면접 방식이 도입되어 있었고, 면접관의 특혜 채용은 어렵다는 해명이 나왔다. 해당 명단은 최종 합격자의 사후관리를 위해 작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해명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명단 내 인사가 특혜를 받을 여지는 충분했다. 그들을 국정원, 금감원 등에 닿을 고리로 보지 않았다면 굳이 명단이 필요하지 않았으리라.


이광구 전 은행장

그는 우리은행 채용 비리로 기소됐다. 2015년부터 2017년 우리은행 공채에서 37명을 불법 채용한 혐의였다. 1심은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 2심은 8개월을 선고했다. 그리고 지난 3월 3일, 대법원에서는 이 전 행장에게 선고된 징역 8개월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남 전 수석부행장 역시 고위급 임원들과 함께 채용 관련 청탁을 인사부에 전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이번 사건이 이 전 은행장의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실무 담당 직원들도 그가 사건에 관여한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바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그 후? 징역 선고받고도 우리은행 자회사 고문으로

당시 이 전 은행장은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은행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에게 은행장직 사퇴가 곧 우리은행과의 이별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는 채용 비리에 관여해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우리은행 자회사 고문으로 취임해 억대 연봉과 차량, 기사를 제공받고 있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이 중 남은 사람은 이 전 행장뿐이 아니었다. 그를 제외한 3명의 당시 은행 간부 역시 현재 우리은행 관련 기업에 근무 중이고, 부정 채용자 29명 중 19명도 여전히 우리은행에 근무 중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우리은행이 이 전 행장 등 집행유예 이상을 받은 사람은 자회사로, 벌금형을 받은 사람은 우리카드로 보내는 ‘변종취업’을 알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청년유니온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채용비리 책임자 사임과 부정 채용자 입사 취소, 피해구제를 촉구했다.

이러한 사태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그룹에서는 채용 비리를 저질러도 뒷배를 봐주는 신호라며, 이 그룹이 채용 비리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채용 비리를 개인의 부정행위로만 바라보는 분위기도 한몫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정 입사자의 채용 취소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들의 채용 취소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증인으로 출석한 강성모 우리은행 상무는 합격권에 들었으나 부정 입사자로 인해 탈락한 지원자들의 구제를 지속해서 검토 중이었으며,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에 대해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채용자는 문제가 없어서 근무하고, 피해자는 피해자로 특정되지 못해 구제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강 상무는 채용 취소 법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나, 일각에서는 이에 관해 뒤늦은 수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래는 과거로부터

권광석 은행장을 중심으로 한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채용 비리 부정 입사자들의 채용 취소와 관련한 법률적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보도자료 그 어디에도 이 전 행장 등의 재취업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자는 것일까. 우리은행은 비리가 없도록 개편한 채용 방식도 종종 강조해왔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래를 향하고 있다.

미래는, 결국 과거에 뿌리를 둔다. 국정감사로 쏠린 관심에 뒤늦은 수습이라 할지라도, 더는 남은 피해자 없이 조속하고 투명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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