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료 독감백신의 배신’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료 독감백신의 배신’
  • 김재광
  • 승인 2020.10.23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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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독감 사망자 5명, 이상 반응 사례 229건 발생… 추후 늘어날 가능성 높아
코로나19의 창연으로 겨울철 걸리기 쉬운 독감예방주사에 관심이 크게 쏠리는 가운데 무료독감백신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이 불길한 기운에 감싸이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코로나19의 창연으로 겨울철 걸리기 쉬운 독감예방주사에 관심이 크게 쏠리는 가운데 무료독감백신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이 불길한 기운에 감싸이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한 달 전 월요일 오후 내과에 방문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갔기 때문에 사람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갔다. 내과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부분 노인분들이셨다. 안내데스크 옆에서 간호사와 접수자의 대화를 언뜻 들어보니 무료 독감을 시작한 날이라서 오늘 사람이 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주위를 다시 둘러보니 모두 독감을 맞기 위해 오신 듯 보였다. 기다리는 동안 무료 독감을 맞기 위해 데스크에 접수하시는 분과 무료 독감을 맞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시는 분, 그리고 주사를 맞고 집으로 가시는 분들을 세봤다. 대충 열 분은 넘어 보였다. 덕분에 다른 날과 달리 유난히 길었던 대기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10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차례가 됐다. 안내를 받아 진료실에 들어가려고 자리에 일어서는데 친구한테서 문자가 왔다. “독감 터졌다”

당시 ‘터졌다’의 의미가 오늘 무료 독감 백신 맞는 날이라서 병원에 사람이 바글바글한 걸 터졌다고 표현한 줄 알았다. “어떻게 알았어? 오늘 병원에 사람 많은지” 문자를 보낸 뒤 진료실에 들어갔다. 진료가 끝나고 약국에 가 처방약을 받고 나서야 다시 휴대폰을 꺼내봤는데 그제서야 ‘독감 터졌다’의 의미를 알게 됐다. 병원에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해서 보낸 게 아니라 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맞고 사망자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보낸 것이었다. 신성약품에서 유통한 독감 백신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망자가 나왔다는 기사였는데 피해자는 17세 남자였다.


무료 독감 백신의 배신...신성약품 탓일까


언론에서 신성약품에서 유통한 독감 백신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부실 검증을 지적하자 질병관리청은 19일 독감 백신 수급 및 상황 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질병관리청은 17세 남성은 인천 지역에서 지난 14일 낮 12시에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을 받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예방접종으로 사망했다는 인과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에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연관성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신성 제약에서 유통했던 제품이 맞지만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언론에 제기한 의혹을 잠재우려고 했다.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정부와 계약해 이번 무료 접종 백신 유통 작업을 맡은 기업이다. 배송 과정에서 실수하여 1회 접종 분량인 539만 도즈 중 48만 도즈를 수거한 일이 있었다. 김진문 대표가 당시 실수를 인정하며 불량 도즈는 17만 도즈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31만 도즈가 추가적으로 회수된 것이다. 이에 무료 독감 백신에 불신을 느낀 시민들이 사망자가 나왔다고 하니 정은경 청장의 브리핑을 신뢰하지 못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19일 제주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백신 독감을 접종한 68세 남성과 고창 동네 한의원에서 독감을 접종한 78세 여성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고 대전 82세 남성도 19일 예방 접종을 맞고 20일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서 전날 무료 독감 접종을 받고 21일 0시 5분에 78세 남성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총 5명의 사망 피해자가 나오게 됐다.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는 중이다.

신성약품에서 유통한 독감 무료 백신 중 질병청 검증 실수로 불량 독감 백신이 그대로 유통돼 사망 피해자가 나타나는 해프닝이 생긴 것일까? 조사한 바로는 첫 사망자인 17세 남성은 신성약품에서 유통된 제품이라고 확인됐다. 그러나 이후 사망자들이 무료로 접종한 독감 백신 제품은 신성약품과 무관한 제품이었다.


질병청 엄중하게 이번 독감 피해 사건 조사


고창 78세 여성이 맞은 무료 백신 독감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Ⅷ테트라백신주’였고 대전 82세 남성이 맞은 무료 백신 독감은 한국백신의 ‘코박스인플루4가PF주’였다. 코박스인플루4가PF주는 지난 9일 백신 내 백색입자가 발견돼 한국백신에서 자진회수한 제품이었다. 다행히도 검증 결과 유통되는 이 제품은 회수 대상이 아니었고 대전 남성이 맞았던 백신 독감도 회수 대상이 아닌 걸로 밝혀졌다. 대구 78세 남성은 엘지화학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 제품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68세 남성은 국가 조달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한 걸로 나오나 정확한 제품명은 현재 나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백신 사망으로 보고 접근하고 있으나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저질환의 여부도 사망 원인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고창 여성은 평소 당뇨와 고혈압이 있었고, 제주 남성도 고혈압 증상이 평소 있었던 걸로 알려져 있다. 최근 사망한 대구 남성도 파킨슨병과 부정맥 심방세동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러나 인천 남성과 대전 남성은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어 함부로 단정하기 어렵다.

질병관리청은 심각성을 인식해 21일 오후 4시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사망자 수는 총 9명으로 부검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백신 접종-사망 인과관계 높지 않아 무료 백신 접종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방향이라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이날 세종시 보건소에서 독감 주사를 맞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은경 청장의 주장이 무색하게 23일 기준 서울 양천구, 광명, 고양, 대구, 성주, 창원, 춘천 등 사망자가 계속 나왔고 사망 사례는 23일 0시 기준 32명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계속되는 사망 소식에 정은경 청장의 브리핑과 정세균 총리의 독감 접종에도 무료 독감 백신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주 방역당국은 독감 이상 피해 사례가 계속 나타나지만 독감 백신은 가장 안전한 백신이라며 중단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의료 전문가 역시도 가급적이며 맞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과거 독감 접종으로 인해 쇼크가 일어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체질로 인한 이상 반응이었지만 현재 무료 독감 이상 반응 사례만 229건인 걸 보면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비용을 어느 정도 지불하더라도 체질에 맞춘 접종이 진행돼야 피해를 줄일 수 있어 보인다. 사람들은 이번 무료 접종이 이상하게도 문제가 많다고 한다. 이게 한시적일지 연속적일지 아무도 모르기에 이번 피해를 경험 삼아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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