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우리 사회가 연예인 갑질에 분노하는 이유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우리 사회가 연예인 갑질에 분노하는 이유
  • 정선효
  • 승인 2020.10.27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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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A씨의 폭로…. “연예인 갑질, 또?”
갑질/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갑질/그래픽 속 사진은 방송 드라마 갈무리로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에디터 A씨의 폭로


지난 20일, 15년 경력의 스타일리스트이자 에디터인 A씨가 개인 SNS에 글을 올렸다. 한 연예인의 폭언과 갑질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연예인은 A씨에게 사과도 없이 자리를 떴으나, 만약을 위해 상황을 녹취해뒀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당시 A씨는 갑질 연예인의 이름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고, 해당 게시물도 이후 삭제했으나 이미 당일 저녁 퍼진 게시물의 해시태그로 대상은 좁혀진 상태였다.

A씨의 글이 게시되고 이틀이 지난 22일 저녁, 아이린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글로, 후회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곧이어 회사도 입장을 밝혔다. 아이린이 해당 스타일리스트를 찾아가 사과했으며,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상황은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가라앉지 않는 비난


A씨와 아이린을 향한 비난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른 한쪽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싸우는 일까지 벌어졌다. 아이린의 인정과 사과 이후에도 A씨를 향한 루머 생성과 인신공격이 이어지자, 지난 23일 A씨의 인스타그램에 입장문 하나가 더 올라왔다.

지속적으로 아이린의 스타일링을 맡으며 쌓인 잘못이 있었고, 사건 당일 참다못한 아이린이 폭발한 것이다, 전적으로 스타일리스트 A씨의 잘못이라는 루머의 내용과 달리, A씨는 기존 그룹 스타일링을 한 적이 없으며, 당일 촬영 스케줄 스타일링을 외주로 받았으며 본인은 계속하여 무분별한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덧붙여 금전적 합의는 없었고, 추측성 글과 기사를 멈춰달라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의 갑질


우리나라에서 갑을 문제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민주화와 경제 문제 등 다른 문제에 밀려 한동안 등한시되던 갑을 문제는 2010년대 포스코 임원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을 계기로 문제 제기가 시작됐다. 민주주의가 수립되고 나서 없어진 줄 알았던 신분제도는 사실 ‘갑을 제도’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남아 있었다는 것이 대중에게 쇼크로 다가왔을 것이라 짐작한다.

계약상에서 상위에 있는 사람을 갑, 하위의 사람을 을로 부르던 어원에서 확장된 현재의 갑을관계는 굳이 계약이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 중요한 지위에 있는 자를 갑,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을로 칭한다. 위 사건에서 연예인이 갑, 스타일리스트가 을이었던 것처럼.


갑질, 어째서?


재벌, 연예인의 갑질이 매번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가진 부와 권력이다. 같은 의도로도 더 큰 갑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갑질하려는 의도는 재벌이든, 소시민이든 같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유독, 소시민 갑질까지 만연한 양상은 두드러진다.

대략적인 원인을 추측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현대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의 잔재
문제
재량권의 부여
처벌
배신자로 낙인찍는 성격

이런 상황 속 사람들은 갑질을 하고서도 자각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뒤늦게 본인이 갑질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식해도 정당화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아갈 길


우리 사회가 ‘갑질’에 유독 분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누구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겪어본 경험이 있는 부당함이기 때문이다. ‘당하는 저 사람’의 모습이 ‘나’와 닮아서, 더 화가 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지나치게 감정적이기만 한 비난은 안 될 일이다. 이는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피해자를 지켜주는 사회. 가해자에게는 ‘화물이’가 아닌, 지은 죄만큼의 ‘벌’을 주는 사회. 그것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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