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쿠쿠 본사의 가맹점주들을 향한 갑질, 꼬리자르기는 통하지 않는다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쿠쿠 본사의 가맹점주들을 향한 갑질, 꼬리자르기는 통하지 않는다
  • 조은솔
  • 승인 2020.10.2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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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에 대한 쿠쿠본사의 갑질은 비단 쿠쿠만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온당치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 밑바닥에 깔려있는 갑질,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한 정립은 다시 세워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가.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가맹점에 대한 쿠쿠본사의 갑질은 비단 쿠쿠만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온당치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 밑바닥에 깔려있는 갑질,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한 정립은 다시 세워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가.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지난 27일 오후,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쿠쿠점주협의회가 쿠쿠전자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그들은 쿠쿠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관계가 철저한 갑을 관계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쿠쿠점주협의회 측은 “생계를 위해 본사의 불합리·불공정 행위를 감내했으나, 한계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단체를 구성하고 불공정행위 등의 신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점주 50여 명이 모여 쿠쿠점주협의회를 만들어 가입해도 본사 측에선 반성은커녕 탈퇴하라는 압박을 줬다고 한다. 과연 쿠쿠 본사에선 가맹점주들을 향해 어떤 불공정 행위들을 해왔고 가맹점주들이 이에 어떻게 반발했는지, 그리고 본사 측의 주장은 무엇인지 알아보려 한다.


본사의 횡포로 고통받는 가맹점주들


먼저 계약서상 점주들에게 불리한 조항이 많다. 계약을 갱신하는 방법이 이전 계약이 종료되기 2개월 전까지 본사에서 통보하는 식이다. 또한 공정성이 없는 기준으로 센터를 평가하는데 연속 3회 이상 최하위 순위를 받게 된다면 재계약이 불가능해진다. 이 ‘삼진 아웃제’를 악용해 수익성이 높은 센터를 직영점으로 전환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또 점주들의 불만이 컸던 것은 본사의 ‘홈케어 서비스’ 추진이다. ‘쿠쿠 홈케어 서비스’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제품을 쿠쿠에서 청소, 관리해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가맹점에서 하기 위해선 전문 청소 인력을 고용하고 청소에 쓰이는 장비 등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점주들의 부담이 크다. 가전제품을 관리해준다고 해도 이를 통해 제품 구매가 유도될 확률은 적으므로 매출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쿠쿠전자에서도 이를 주요 수익 모델로 하기 위해 시작했다기보다 고객 서비스 차원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비용이 부담돼 서비스를 재검토 해달라 부탁한 가맹점주들에게 본사 직원이 욕설을 쓰면서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쿠쿠점주협의회에 의하면 서비스 도입을 재고해달라는 점주들에게 본사 직원이 “그 새x는 바로 계약 해지했다. 안 하겠다고 하면 바로 계약 해지다” 등의 말로 대응했다고 한다. 추가 인건비 등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해도 고충은 알아서 해결하라며 무시했다. 이 외에도 쿠쿠 본사 측에서는 ‘서비스 업무계약서’를 마련하라고 일방적으로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으며, 인센티브와 페널티 제도를 통해 서비스 대행료를 일부 강제 징수하는 등 점주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 일방적으로 인테리어 업체를 지정하기도 했으며 서비스 대행료, 부품 구매조건을 불리하게 설정하는 등의 갑질도 일삼았다.


갑질에 대한 대응조차 막아버린 본사


더 이상 참지 못한 점주들은 쿠쿠점주협의회를 가입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와 같은 행태를 신고했다. 그러자 본사 직원들은 가맹점에 찾아와 계약 해지를 빌미로 쿠쿠점주협의회를 탈퇴하라며 협박했다. 제소 건을 취하하라며 강제로 사인을 요구하고 취하 사인을 하지 않으면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하는 등의 압박을 가하기도 해 점주들은 심리적 고통에 시달렸다.

쿠쿠점주협의회 측에서 요구한 사항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오너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 점주협의회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대화를 개시할 것, 내부 서비스 대행료를 인상할 것, 대리점 평가 기준 설정을 객관적으로 할 것, 1년 단위의 대리점 계약 갱신 기간을 연장할 것 등이 그 내용이다.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공급업자는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대리점에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행해선 안 된다. 쿠쿠전자의 행태는 이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점주들이 이에 대해 협의회를 만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대응하는 것은 정당하다. 하지만 본사에서는 이런 당연한 요구마저도 협박을 통해 막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당한 위법행위가 자행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팀장 개인의 의견'...직원 한 명의 문제로 꼬리자르기 할 셈인가


논란이 커지자 쿠쿠 측에서는 그저 ‘팀장 개인의 의견이었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쿠쿠 홈케어 서비스’는 직영점과 희망매장만 하는 것이라며 강제성이 없다고 밝혔으며 협의회 활동에 대해서도 불이익이 없다며 해명했다. 하지만 그저 팀장 한 명의 독단적인 행동이었으며 본사 측에서는 전혀 점주를 압박하는 분위기를 조장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점주들을 압박해서라도 서비스 지원 매장을 늘려 실적을 높이는 것을 중시하고, 본사의 이익에 반하는 협의회 활동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 문화가 작용했을 것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이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저 일부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꼬리자르기식의 대응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쿠쿠 갑질 논란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도 공론화된 바 있으며, 현재는 점주들의 제소로 인해 공정거래위원에서 조정 절차가 이루어지고 있다. 쿠쿠전자가 조정 절차에 따라 갑질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지 정부의 규제와 국민의 감시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쿠쿠전자는 훼손된 기업의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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