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산업용 로봇기업에 대한 M&A를 본격화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는 글로벌 4대 산업용 로봇업체인 독일 쿠카(KUKA)의 지분을 인수했다.

같은 달 중국의 사모펀드인 AGIC 캐피탈이 이탈리아의 산업용 로봇팔 제조사인 지마틱(Gimatic)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현재 산업용 로봇시장은 독일의 KUKA 와 스위스의 ABB, 일본의 Yaskawa 와 Fanuc 등 상위 4 개업체가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중국이 도전장을 내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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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중국 로봇이 향후 한국 로봇업계를 압도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자료: IFR, SK증권

◆ 글로벌 로봇 전쟁 본격화 ...주도권 다툼 치열

글로벌 로봇시장은 이미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진출과 각국 정부의 육성정책을 토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 향상 욕구, 기술 발전,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사회 진입 등으로 인해 로봇의 수요가 증가했고, 각국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적극적인 육성정책으로 지원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2011 년, 제조업 부활에 로봇을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로봇계획(National Robotics Initiative) 프로젝트에 서명했다.

이후 미국은 매년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 역시 지난 2014 년 ‘재흥전략 2014’를 발표하고 총리 직속 기구로 ‘로봇혁명 실천부서’를 설치해 로봇 신전략 5 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15년 로봇 예산으로 160 억엔을 책정하며 로봇 산업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료: BCG

◆ 구글 알파고 충격 이후…중국 시진핑 로봇 선도국 꿈꾼다 

중국 정부 역시 로봇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IT 와 로봇산업의 융합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는 중국 전역에 로봇산업단지 조성 붐을 일으켰고, 생산인력의 로봇 대체와 공정 자동화가 진행 중에 있다.

중국 정부는 ‘로봇산업 135 발전계획’ 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오는 2020 년까지 글로벌 로봇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하고, 타 산업과의 로봇기술 융합을 통한 200 조원 규모의 신시장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로봇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13 년 중국에서 자체 생산한 로봇은 전체의 24.6%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33%로 증가했다.

올해는 35.8%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자체 기술을 통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또 ‘제조업 2025 플랜’ 확정과 함께 스마트 제조장비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로봇 전문가인 브루스 맥도널드 교수는 "로봇 산업 발전이 중국 스마트 제조장비 육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로봇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로봇 산업으로 승부수를 던져...글로벌 로봇 전쟁에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은?

한국 로봇시장도 규모가 확대되어 왔다. 특히 제조용 로봇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며, 제조용 로봇은 현재 전체 로봇시장의 약 74%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삶의 질 향상과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으로 인해 서비스용 로봇 시장의 증가세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로봇 산업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는 평가다.

로봇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일본, 독일 등에 비해 기술수준이 아직 떨어지고,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도 거세기 때문이다. 또한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이 낮아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지고, 제품이 제조용 로봇에 치우친 점도 약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위기의 현대중공업이 로봇 산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몇 년간 부진을 이어가지 못하다가 결국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1500명이 희망퇴직했고 올해 5월에도 2000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안 건을 의결했다. 부진을 견디다가 못해 분사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

이중 로봇 사업부문을 맡게되는 현대로보틱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로봇 국내 1위 기업이다.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부에서 분사한 현대로보틱스는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각종 용접 분야의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2600억원, 상시 고용 인원은 300명을 두고 있다.

이번 분사 결정으로 ▲그린에너지 ▲서비스 부문은 현대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로봇부문은 현대오일뱅크 차입금을 떠안는 대가로 지분 91.1%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로봇 부문이 현대중공업의 지주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예측이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주요 로봇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미래 성장동력을 로봇으로 잡는 등, 로봇이 한국 경제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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