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이창민 기자] 에릭 브린욜프슨 ‘제2의 기계시대’의 저자이지 미 MIT대 교수는 “컴퓨터와 디지털의 발전이 인간의 정신 능력에 끼치는 영향은 과거 증기기관과 그 후예들이 인간의 신체 능력에 끼치는 영향과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능력이란 뇌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바꾸는 능력을 말하는데 바로 세계 경제 흐름을 읽고 그에 따른 트렌드를 찾아내는 능력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경제가 글로벌 트렌드의 우위권을 가지며 선도해 가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렌드는 유행과도 같지만 단순히 유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큰 쓰나미와도 같은 트렌드가 지금 우리 곁에 몰려오고 있다. 이런 국제적이며 세계적인 트렌드 특히, 메가트렌드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초석이 되며, 미래의 밝은 전망이 가능하게 한다. 그 옛날 이병철 삼성그룹회장이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그룹 내 대부분의 주요 인사들은 반도체 산업은 시기상조며, 아직은 진출하지 말아야 할 산업으로 치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미래의 산업을 직시했고, 과감히 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삼성그룹 삼성전자를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상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트렌드를 읽기 어렵다.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흘러가는 데로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보통사람들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덧 다가온다는 점에서 트렌드의 변화 특히 메가트렌드의 변화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3D 프린팅이나 자율주행차가 지금의 세상을 뒤바꿀 만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는 지금의 산업발전 속도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또 따라잡지 못하는 보통사람들의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세계경제포럼(WEF)는 “지금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앞으로의 미래를 만들어갈 중대한 사회 전환의 시기를 우리는 지금 맞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다보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WEF는 소프트웨어와 사회변화 관계에 대해 이 같은 진단을 내렸으며, 또 포럼은 이런 인식을 토대로 ‘소프트웨어와 사회의 미래에 관한 글로벌어젠다위원회(이하 글로벌어젠다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글로벌어젠다위원회는 “지금의 소프트웨어 등 21가지 기술에서 미래 사회를 구현하는 서비스분야의 메가트렌드 6가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 6가지 메가트렌드는 인터넷과 사람의 결합, 컴퓨팅의 유비쿼터스화와 저장공간의 무한 확장, 사물인터넷의 전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부상, 공유경제 확산, 물질의 디지털화 등을 말하는데, 앞으로 다가올 2030년이 오기 전에 티핑포인트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에 말하는 21가지 기술을 하나하나 알아보면서 우리 대한민국이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모두 3회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 Vladyslav Otsiatsia/iStock

◆ 오는 2021년 로봇이 환자의 처방전을 대신한다…일각에선 환자의 종합적 판단 못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로봇의 기술은 우리의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지고 있으며,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의 기술이 적용돼 왔다. 국제로봇연맹은 전 세계는 지금 110만대의 공장 로봇이 있으며, 오는 2021년까지는 병원 처방에 따라 정확히 약을 조제해주는 로봇 약사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봇에 의한 처방기술은 지금 당장 적용한다 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의사의 권위적인 모습이 의료 소비자인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또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병원의 양태가 과잉진료라는 문제를 불러오는 만큼 로봇의사의 처방은 도입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의사들을 중심으로 한 다른 일각에서는 환자의 상태는 단순히 겉으로 나타난 아픈 상태만을 놓고 판단하기에는 오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소지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최종적인 판단은 의사인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의사 또는 약사의 등장은 예견되고 있으며, 그것이 2012년이든 그 보다 빠르거나 늦건 중요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 4차산업의 혁명 아울러 기술의 발전은 컴퓨터 저장장치가 사리자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뉴스워커=DB

◆ 2018년 사용자의 90% 무제한 무료 데이터저장장치 갖게 돼…컴퓨터 하드웨어 산업 소멸 피할 수 없나

지금은 사라진 포털사이트 ‘싸이디아’의 CEO 강성국씨는 앞으로의 미래는 저장장치가 필요없는 컴퓨터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아울러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어플리케이션 또한 구매가 아닌 사용기간에 따른 지불 방식의 임대를 통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2000년에 예측한 바 있다. 당시에는 너무 앞서가는 생각으로 그래서 터무니없다는 생각조차 들게 할 정도의 몽상으로 치부됐지만 지금의 기술은 그 생각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미 그것을 넘어서고 있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는 앞으로 2~3년 안에 약 90%는 데이터 저장공간을 무제한으로 갖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것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닌 순수 무료로 갖는 데이터 저장공간. 이미 ‘드롭박스’는 한정적이지만 데이터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 저장공간의 무료 보급을 광고관련 업체가 주도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구글 포토스는 이미 무제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한 해 60달러만 내면 무제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기가바이트당 하드 드라이브 비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는 이 비용이 5년마다 약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해 왔다고 전했다.

또한 보고서는 지금까지 작성된 모든 데이터의 90%가 불과 지난 2년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만들어지는 정보는 1.2년마다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예상이 맞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무한 확장의 데이저장공간의 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agenda.weforum.org/

◆ 2022년 1조개의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된다

센서의 가격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반면, 이로 연결된 컴퓨터의 성능은 더욱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이 그 종류에 무관하게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ICT(사물인터넷)의 확전은 지금 시대에 당연한 사안이고 또 이로 인해 연결되는 온라인은 센서의 기술 발달로 더욱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세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 또한 “이르면 2022년에는 1조개에 달하는 센서가 연결되는 인터넷 세상이 올 것이다”며 “이로 인해 도처의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 상황을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파악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 옷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사진=뉴스워커 DB)

◆ 2022년 세계인의 10%가 인터넷에 연결된 옷을 입게 된다?

지금 자신의 집안에 있는 옷장을 열어보면, 위 명제가 쉽게 이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옷장에 가득 걸려있는 옷들은 즐겨입는 몇 벌의 옷이 있는 반면 자주 입지 않는 옷들 또한 상당수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버리려 해도 버리지 못하는 옷장 속의 의류들. 이것이 앞으로는 인터넷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으로 글로벌어젠다위원회는 예측했다.

컴퓨터가 처음 개발됐을 때, 겨우 플러스(+)나 마이너스(-) 정도의 단순 계산만을 하는 정도였지만 커다란 사무실 공간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부품들이 연결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도 그렇지만 손바닥 크기만 한 컴퓨터들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 그 기술은 더욱 발전해 몸에 붙이는 또는 몸 안에 넣고 다니는 컴퓨터의 기술 또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옷장 속의 옷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글로벌어젠다위원회의 예측이다. 기술의 발달은 옷과 기타 액세서리 속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는 스마트워치가 그 첫 사례라고 보고 있는데 인터넷이 연결된 의류의 등장 또한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의 판매 수량이 올해 7000만대, 5년 안에 5억1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웨어러블 인터넷기기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갈수록 적극성을 띨 것이란 전망 또한 나오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큰 특징은 건강관리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의류 속으로 또는 의류 자체가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될 날은 멀지 않아 보인다.

▲ 3D프린터의 기술 발전은 자동차 산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LM3D’

◆ 2022년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자동차 양산 예고…완성차 기업의 변화 불가피

자동차는 거대 플랜트 산업과도 같다. 수 만개에 달하는 부품들이 생산되며 그렇게 만들어진 부품들이 하나하나 연결돼 유기적인 하나의 작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만큼 거대 산업이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산업 중의 하나가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하지만 글로벌어젠다위원회의 보고서는 오는 2022년에는 3D프린터를 활용한 자동차의 양산이 시작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도 3D프린팅으로 만들어진 시제품을 이용한 차량의 성능은 놀라우리만치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는 사용하는 재료의 폭도 넓어지며, 아울러 복잡한 부품 또 몇 번의 프로그램 조작으로 프린팅 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이미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부품을 제조하기 위해 3D프린터를 이용해 부품의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 예로 최근 자동차 회사 아우디는 금속 프린터를 이용해 1936년에 출시한 그랑프리 스포츠카 ‘Auto Union Typ C’ 미니어처를, 실제 모델의 2분의 1 크기로 만들어 보인바 있다.

미국의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조만간 3D 프린팅 기술로 차를 양산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도 밝힌 바 있으며, 이 회사는 양산에 앞서 지난봄부터 양산모델 ‘LM3D’에 대한 주문을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예정 가격은 5만3000달러로 우리 돈 약6100만 원 정도다. 실제 시판하려면 미 교통당국의 충돌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회사 측은 2017년에는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테네시 주 녹스빌에 공장을 둔 로컬 모터스는 올해 초 스트라티(Strati)라는 이름의 3D 프린팅 카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 게티이미지 뱅크

◆ 몸속에 삽입하는 스마트폰 오는 2023년 등장…웨어러블 단계 지나 칩 이식까지

구글은 약 2년여 전 몸속에 컴퓨터 센서를 연결한 칩을 삽입하는 실험을 거친 바 있다. 지금은 몇 가지 센서 작동이나 사람의 거부 의견 등으로 인해 그 실험이 잠시 중단된 것처럼 보이지만 구글은 지구상 어디에선가 이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의 보고서는 현재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웨어러블 단계를 지난 몸속에 삽입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는 것으로 전망했다. 그것이 문신형태일 수도 있고, 칩을 이식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삽입한 기기는 인간의 신경망과 연결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기 작동방식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삽입된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인터넷을 연결하고 전화를 걸고 하는 기능과 더불어 인간의 바이오리듬은 물론 내장된 센서를 통해 건강의 유무 또한 손쉽게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런 형태는 앞서 언급된 2021년 로봇의사 및 약사와도 연결된다. 인간의 몸속에 연결된 센서는 인터넷과 연결되며 이렇게 입력된 정보는 로봇의사 약사가 손쉽게 그 상태를 파악해 진단을 할 수 있는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된다는 예측 또한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의료업계 및 의사들이 시기상조라고 우려하고 있는 오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 또한 열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인간의 몸속에 삽인 된 스마트폰과 그 속에 이뤄진 센서들은 인간의 신체 리듬을 파악하고, 과거 데이터들과의 비교를 통해 어떤 이상 징후가 있는지를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삽입형 기기가 아주 낯선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2023년에 예고하는 삽입형 스마트폰은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게다기 이미 심장박동 조절기나 달팽이관 같은 삽입형 건강기기는 나와 있는 상태다.

▲ 빅테이터의 기술 발단은 향후 센서스 등을 대체해 이로 인해 고용악화 우려 또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 오는 2023년 빅데이터 기술이 센서스 대체…고용악화 우려 피할 수 없나

기술의 발달, 특히 IT분야 소프트웨어의 기능 향상은 앞으로 데이터의 수집과 관리, 분석이 쉬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한다. 이런 추세에 따라 글로벌 국가들은 기존의 정보를 수집하는 전통적 방법을 버리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가동하려 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글로벌어젠다위원회의 보고서는 이런 변화가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나섰다.

이미 캐나다를 비롯한 몇몇 나라들은 전통 센서스 방식 대신 이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했고 상당한 기술단계에 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러니까 전통적인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것은 그를 통해 동원됐던 많은 인력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기술의 발달, 즉 4차산업 혁명으로 인한 일자리의 도태는 멈출 수 없다는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 뉴스워커가는 글로벌 어젠다로 가까운 미래의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총 3차례에 걸쳐 심층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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