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후퇴 등 위기 속에도 만연한 가족 회사로 일감몰아주기 그리고 배당행진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_뉴스워커

[기업진단_뉴스워커] 창립자 고 윤용구 회장은 1941년 3월 14일 극동제약을 설립 후 1년 만에 일동 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무려 79년의 역사를 쓰고 있는 일동제약은 오너 2세 윤원영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 받았고 2016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오너 3세 윤웅섭 대표이사가 경영 일선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일동제약의 주요 제품으로 2019년 말 기준 전체 매출액의 12.95%를 차지하고 있는 활성비타민제 아로나민 등이 있다. 일동후디스와 특수관계 해소 등으로 마무리 되며 일동제약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완성 단계에 들어섰고 경영권 안정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윤웅섭 사장이 지분 90%를 보유한 개인 회사 씨엠제이씨로 일감몰아주기와 일동홀딩스의 과도한 배당 등으로 오너일가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룹 최정점의 ‘씨엠제이씨’, 내부거래 의존도 4년 평균 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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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기준일 2016년 8월 1일 인적 및 물적 분할하며 일동제약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존속 기업 일동홀딩스는 투자, 브랜드 수수료, 경영자문수수료, 임대수익 등의 지주회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내 최상위 지배기업은 지주사 일동홀딩스가 아니라 씨엠제이씨다. 이곳은 일동홀딩스의 총 지분 중 17.02%를 갖고 있어 윤원영 회장의 지분율(14.83%)보다 많아 최대주주다. 현재 오너 2세 윤 회장은 일동홀딩스의 회장이자 씨엠제이씨의 이사를, 오너 3세 윤 사장은 일동홀딩스의 사내이사와 일동제약, 씨엠제이씨의 대표이사, 루텍,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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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꼭대기에 위치한 씨엠제이씨는 2003년 2월 25일 도, 소매업을 주업종으로 하고 있다. 지주 체제 전환이 시작된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의 실적은 매출 규모는 한 차례 감소한 뒤 부진했으나 영업이익률은 되레 상승 곡선을 탔다. 2016년 매출액 56억원이었으나 이듬해 45억원으로 급감했다.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되어 2019년 50억원으로 회복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매해 증가했다. 2016년 14억원인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해 2019년에는 19억원이 됐다. 매출액의 규모는 줄고 영업이익을 상승하며 자연스레 영업이익률 증가로 이어졌다. 2016년 25.1%의 영업이익률이 2018년에는 39.8%까지 뛰어 올랐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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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매출액이 급감한 2016년과 2017년 사이 내부거래 비중도 소폭 줄었다. 2016년 56억원의 매출 중 50억원 상당이 특수관계자에서 비롯되어 내부거래 비중이 88.4%를 기록했다.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이 한 차례 감소한 듯 하더니 2018년에는 92.7%로 치솟았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일동제약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급증했다. 윤웅섭 사장이 씨엠제이씨의 최대주주이자 일동제약의 대표로 관계가 밀접한 두 회사 간의 거래는 2018년 36억원, 2019년 41억원에 달한다. 그 결과 2019년의 내부거래 비중이 95.5%로 4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2019년 말 기준 297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인 씨엠제이씨가 견고한 수익성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일감몰아주기가 큰 요인이 됐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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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배당하지 않던 씨엠제이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첫 해 지급한 배당 총액은 5억4250만원으로 당해 당기순이익 87억원을 고려했을 때 배당성향이 6.23%다. 지분율 90%로 최대주주인 윤웅섭 사장에게 대부분의 배당이 돌아가 새로운 자금 원천이 됐다. 이후 배당 규모를 줄여 2018년, 2019년 각각 1억5500만원, 6200만원의 배당이 실시됐다. 배당 규모가 줄었어도 일감몰아주기로 실적을 채우고 있는 곳인 만큼 소액의 배당이라도 결국 오너일가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3년 연속 적자에도 고액 연봉에 배당까지.. 오너일가만 배불리나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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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홀딩스는 기존 500억원도 채 안되는 매출을 올리던 중 지난해 2922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은 퇴보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중 네 차례의 영업손실을 냈고 주요 계열사 일동제약의 적자가 반영되어 2019년 영업손실 238억원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17년부터 시작된 당기순손실도 더욱더 심각해져 400억원에 이르렀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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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판매비와관리비가 1099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 197억원인 것에 비하여 급등했다. 판매비와관리비 내역에 따르면 급여, 퇴직급여, 복지후생비 등이 크게 늘었고 이밖에도 수수료 비용, 광고선전비 등에서 비용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2018년에 이어 수익성이 더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윤원영 회장은 2017년을 제외하고 2016년, 2018년, 2019년 모두 5억원 이상의 연봉을 수령했다.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한 2018년, 2019년 근로소득을 각각 5억5917만원, 5억7715만원을 지급하며 실적의 흐름과 전혀 무관한 방향으로 연봉이 책정됐다. 특히 윤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는 만큼 법적 책임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임원 이정치 대표이사와 동등한 수준의 연봉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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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홀딩스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급격히 증가한 2016년과 2017년 사이 실적과 상관없이 주당 현금배당금액을 150원에서 200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총 배당금액 중 오너일가에 돌아간 배당금도 덩달아 늘었다. 씨엠제이씨, 송파재단을 포함해 윤원영 회장 일가 및 조카, 형수 등이 챙긴 2016년의 배당금은 2억4871만원이었다. 그러나 1년 새 현물출자 등으로 지분율이 31.72%에서 52.62%로 급등한 2017년 3.9배나 증가한 9억7918만원이 특수관계인에 돌아갔다. 2019년 적자 폭이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당 현금배당금액을 100원으로 낮추게 되었다. 그러나 특수관계인 총 지분율이 47.27%로 총 배당금의 절반 가까이 특수관계인의 몫이 됐다.

지난해 큐란(라니티딘 성분) 및 벨빅(로카세린 성분)의 판매 중단과 개발비 증가로 인해 영업손실 14억원, 당기순손실 134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일동제약은 2016년부터 꾸준히 실시한 배당을 중단했다. 일동홀딩스에 비하여 오너일가 개인의 보유지분이 적은 일동제약은 적자가 나자마자 배당을 바로 중단했다. 2017년 현물출자로 보유 주식수를 많이 늘린 일동홀딩스는 적자에도 무리하게 주당 배당금액을 늘리는 등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주사 체제 출범 5년 차, 일동제약그룹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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