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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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니키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게임의 이름. 페이퍼게임즈의 전작인 <아이러브 니키>의 3D 버전 후속작이다. 번체판은 2019년 처음 출시되었다. 한국판은 2020년 10월 29일 출시되었는데, 아이러브 니키와는 다르게 페이퍼게임즈 직영으로 운영되었다. 일부 여론은 이와 같은 직영 운영이 문제를 키웠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그 ‘문제’란 무었이었나.


한복 논란


샤이닝 니키의 한국 서버 런칭 기념 첫 이벤트는 ‘한복 출시’였다. 게임 캐릭터에게 한복을 입힐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 이벤트는 한국 서버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대만과 중국 서버에서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에 따라 각국 SNS에 홍보용 일러스트가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일러스트에 대한 중국 유저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일러스트 속 의상이 명나라 의상과 비슷하다.’라는 의혹에서부터 ‘한복은 조선족의 의상이니, 곧 중국의 옷이다.’, 그러니 ‘한복은 한국의 고유 의상이 아니지 않느냐.’, ‘표기를 한푸로 정정하라.’라는 댓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유저들이 한국 공식 SNS에까지 항의를 하면서 한국에서도 논란이 일게 되었다.

유저 참여형 스타일링 게임인 샤이닝 니키가 중국 여론의 영향을 받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작년 홍콩 민주화 운동 때의 일인데, 당시 게임 내 패션 아이템이었던 검은 마스크가 검열되었고, 이는 귀에 걸치는 형태로 변형되었다. 그러나 이 일은 한국판 출시 전, 중국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한국에서 크게 화제가 되지 못했다. 이와 다르게 한복 문제는


예정된 일?


한복에 관하여 중국과 한국 네티즌의 마찰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 사건 직전인 지난 1일에도 한 중국 작가가 올린 그림을 시작으로 논란이 일었다. 작가는 해당 그림에 “고대 스타일의 믹스 앤 매치”라는 설명을 남겼다고 하는데, 한국 네티즌은 해당 그림이 한복을 중국의 전통 의상처럼 표현하여 동북공정을 시도하는 것이라 보았고, 즉각 항의했다. 그에 대해 ‘한복은 중국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국인 네티즌들과 마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작가는 자신이 참고한 자료를 첨부하고 ‘평화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참고했다는 자료들 속에는 역시 한복 도용이 의심되었던 중국 드라마가 섞여 있어, 한국의 부정적인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작가 본인은 한복의 한푸화를 원했다기보다 순수하게 자료를 참고하여 동양의 고대 복식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으나, 샤이닝 니키 사건이 점화될 배경을 만든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이 주변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는 일은 꾸준히 있었다. 한 예로 베트남의 아오자이를 중국 문화라고 주장했는데, 2020년 미스 어스, 즉 세계 미인대회에서는 중국 참가자가 전통의상으로 아오자이를 입어 논란이 되었다. 기모노와 더불어 닌자까지 중국 문화라고 주장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워낙 닌자를 소재로 한 창작물이 많았기 때문에 중국풍 구조물을 배경으로 닌자가 등장하는 게임까지 만들어졌음에도 닌자가 중국 문화로 혼동되는 일은 없었다.


한복 챌린지, 그리고...


한국 네티즌은 이 사태에 대응하여 여러 SNS에서 #HANBOK_challene, 즉, 한복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한복을 입은 인물 사진, 한복을 입은 캐릭터 그림에 위 해시태그를 달아 전파하는 것이다. 또한, 일부는 중국에서 민주화라는 단어가 금기시되는 점을 이용해 한국의 민주화에도 한복이 함께했다는 점을 강조, 중국에서 도용하기 어렵게 유도하고 있다.

이 한복 챌린지에는 중국 네티즌이 ‘한푸 챌린지’로 맞불을 놓았다. 마찰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현 상황을 보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전통 의상을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생활 한복이 더 대중화되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위 일본의 사례처럼,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우리 문화’라는 것을 다수가 보이자는 것이다.

그래서 바란다. 우리 모두 바로 알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할 수 있길. 우리의 것들을 사랑하고.

“더는 빼앗기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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