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10년내 예상되는 로봇이 대체할 직업 (%는 확률, 자료 BOA 옥스퍼드대, 사진 출처:고용노동부)

[뉴스워커] 기계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동화 단계가 더욱 진화할 4차 산업시대를 앞두고 노동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계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비관론과 다 대체되지 않으며 새 일자리가 나타날 것이란 낙관론이 엇갈리면서 노동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 [4차산업혁명에 관한 비관론] 이미 우리 앞에 현실이 됐을지도 모를 4차산업혁명,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으로 이뤄진 산업혁명은 고용의 부재라는 심각한 문제를 도출시키고 있는 가운데 비관론이 부각되고 있다. 자료 출처=비지니스 인사이더

이에 대해 미래학자 맥킨지는 "AI가 완전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5% 미만에 불과하고 전면적인 자동화는 경제성이 낮아 실현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형화된 일(routine work)은 기계로 대체되고 감성이나 사회적 스킬이 필요한 일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실례로 교사의 경우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업무는 기계에 의해 대체되는 반면, 학생들의 토론을 주도하고 상담하는 멘토로서의 업무는 증가할 수 있다는 것.

▲ [4차산업혁명에 관한 낙관론]이미 우리 앞에 현실이 됐을지도 모를 4차산업혁명,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으로 이뤄진 산업혁명은 고용의 부재라는 심각한 문제를 도출시키고 있는 가운데 비관론에 이어 낙관론도 제기돼 우려를 다소 안정시키고 있다. 자료 출처=비지니스 인사이더

일론 머스크도 “자동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혜택을 가져올 수 있고, 심지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사람들은 (노동 외에) 다른 일, 좀 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일들을 할 시간이 생길 것이며 확실히 쉬는 시간(leisure time)은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인 분석을 했다.

반면 영국 옥스퍼드대가 2013년 발표한 연구(Frey and Osborne, The Future of Employment)에 따르면, 702개 직업(occupation)의 자동화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47%의 직업들이 높은 자동화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텔레마케터, 회계사, 소매영업사원, 기술적 집필직업, 부동산판매, 워드프로세서 입력자 등은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유엔미래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이 인간의 ‘두뇌’를 대체함에 따라 인공지능에 의한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감소하고 최고급 숙련과 저숙련의 이중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변호사·기자·통번역가·회계사 등 현재 기준으로 통상적 전문직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기술과 고용형태의 변화 <자료=한국노동연구원 >

◆ 4차 산업혁명, 노동시장 변화 불가피...국내에서 일자리 사라질 순일자리 수는 취업자 수의 1.0% 25만개

이같은 분석결과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연구원은 "지나친 우려, 논리적 비약과 함께 수사적 방법에 의한 의도적 강조가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우선 1997년에서 1998년까지 한국에서 없어진 순일자리 수는 127만개로서 1997년 전체 취업자수의 6.0%에 달하고 있다. 반면 2016년 다보스포럼이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 없어지리라고 예상한 일자리 수 예측이 실현될 때 한국에서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순일자리 수는 취업자수의 약1.0%로서 25만개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수를 줄이는 것보다 일자리의 개념을 바뀌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 2007년부터 2013년까지의 고용형태별 고용의 증가 그래프 <자료=한국노동연구원 >

서강대 남성일 교수는 "정규직의 필요성이 줄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용관계(To Make or To Buy)는 거래비용에 의해 결정되는데, 4차산업혁명시대에서는 기술혁신에 따른 거래비용 감소로 To Make 보다는 To Buy로 변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자원의 특정성(specialty) 약화된다. 실례로 내부 인력을 통한 디자인보다 플랫폼을 통해 디자인 공모, 소비자 선호 투표로 디자인 채택되면서 특정 디자이너 고용필요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거래하는 on-demand 경제 확대로 단기 프로젝트 거래가 증가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 거래를 위한 장기 고용과 위계조직의 필요성이 감소된다.

이와 함께 일이 작은 업무(micro task)로 나누어져 일의 복잡성(complexity) 감소하고 빅데이터 이용, micro task화로 인해 성과평가의 거래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근로자는 동시에 여러 사용자를 위해 일할 수 있게 된다. 즉 프리랜서가 일반화된다는 것. 근로시간과 장소의 제약은 없거나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일하는 날과 휴일, 근로장소(집vs회사)의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근로기준에 관한 법·제도의 영향력도 역시 감소하게 된다.

또 근로자는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갖지만 원하는 만큼 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근로시간이 아닌 맡은 일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 간에도 글로벌 경쟁 심화되는 동시에 도전적이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근로자가 환영받고 4차산업혁명시대의 근로자는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선호하게 된다.

이와 함께 근로환경의 유비쿼터스화, 투명한 네트워크, 근무자의 익명성 등으로 회사 정보가 부정적 방향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 직종별 컴퓨터로 대체될 위험확률 <출처=비지니스 인사이더>

◆ 엎친 데 덮쳤다…저출산·고령화 시대 도래에 노동시장 불확실성 커저

4차 산업시대를 맞이 노동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맞은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스마트한 노동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로 2017년부터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상회)로 진입하며, 2026년부터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상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러한 고령화의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오는 2050년,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37.4%, 일본은 38.8%, 스페인은 37.7%로 일본과 스페인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고령인구 비율이 매우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동부족의 저출산 고령화와 노동잉여의 산업4.0시대에 대비한 균형적 시각 필요한 상황이다. 인구 메꾸는 정책에서 최적화 인구 정책으로의 전환의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를 지원금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령층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추세이므로 이 고령층을 '새로운 자원’으로 생각하고 활용, 개발,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 4차 산업혁명 대응 고용대책 갈길 멀어...살인적 실업률 폭증 낳을 수도

하지만 국내 노동정책 및 시장은 아직까지 이같은 변화를 대응하기에는 척박한 환경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에 추상적, 포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수준이다. 신기술에 대한 전망 및 산업화가 보도되고 있으나 나열 및 소개에 그치고 구체적인 관련기술 및 인력양성방안 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 
 
또 산업화 시대의 경직적 노동시장 제도·규범이 여전하고 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간 불합리한 격차가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경직성과 이중구조는 기술혁신 과정에서의 ‘적응’을 지체시켜 단기적으로 부정적 충격을 심화, 심각한 사회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창의적 인력이 배출되기 어려운 경직적 교육체계로 전반적인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약화될 우려가 높다. 급격한 기술혁신으로 산업·직업 구조조정이 상시화됨에 따라 노동이동(mobility)이 증가하고 소득격차와 고용불안이 심화되나, 이를 뒷받침할 사회안전망은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격차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키 위해 더 평등한 교육훈련기회, 소득과 자산의 재분배에 대한 관심 등 통합적(Inclusive)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의 근면·성실한 인재에서 현재는 전문성 등 지식․가치중심의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또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창의적 인재'로 인재상이 변화함에 따라 필요한 숙련(Skills)은 변화하고 있다. 창의적 인재는 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 지식으로 고난이도 업무를 수행하고 전문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다. 이같은 인재가 되기 위해선 데이터 해석능력(Data literacy), 커리어 및 섹터간 이동능력, 신기술 및 신역량 학습능력 등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개인·기업·사회에서 4차혁명시대의 ‘적응력'를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관련 연구결과 발표회에 참석, “4차 산업혁명 등 기술변화, 저출산·고령화, 저성장은 이미 우리 노동시장에 지배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노동법·제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변화요인에 대해, 개인·기업·사회가 주도적으로 적응력을키울 수 있는 법·제도 시스템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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