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용자 앱에 일본해 우선 표기한 구글

구글이 일부 서비스에서 ‘동해’와 ‘일본해’ 중 ‘일본해’를 먼저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누리꾼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일본해’로 표시되는 것은 일본에서 접속했을 때에 한정되고, 우리나라에서 접속하면 동해, 제3국에서 접속하면 둘의 병기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구글은 일본해를 먼저 표기한 것이다.<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구글이 일부 서비스에서 ‘동해’와 ‘일본해’ 중 ‘일본해’를 먼저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넷티즌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일본해’로 표시되는 것은 일본에서 접속했을 때에 한정되고, 우리나라에서 접속하면 동해, 제3국에서 접속하면 둘의 병기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구글은 일본해를 먼저 표기한 것이다.<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일본해라고?


지난 22일, 구글이 일부 서비스에서 ‘동해’와 ‘일본해’ 중 ‘일본해’를 먼저 표기해 논란이 됐다. 여러 나라가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그 사용자의 접속 국가를 따르던 기존의 구글 관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용자가 접속했을 시 그곳은 ‘동해’로 표기되었어야 한다. 네티즌이 반발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일본해’로 표시되는 것은 일본에서 접속했을 때에 한정되고, 우리나라에서 접속하면 동해, 제3국에서 접속하면 둘의 병기가 이뤄졌어야 했다.

동해 표기 문제


1923년, 일본제국은 국제수로기구의 <해양과 바다의 경계> 편찬 시 한반도 동쪽, 일본 서쪽 해역의 이름을 ‘일본해’로 신청했다.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으며, 일본은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었기 때문에 이 이름은 이의 없이 통과되었다. 명칭 문제의 본격적 쟁점화는 1992년에 일어났다. 6차 유엔 지명 표준화 회의에서 한국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일본해가 국제적 정식 명칭으로 정해지던 시기는 일제 강점기였다. 한반도 전체는 물론이고 만주 등도 일본제국의 점령 아래에 있었다. 지금 우리가 동해라고 부르는 곳도, 당시에는 대부분 일본 지역이었고, 일본해라는 명칭에 큰 이견이 있을 수 없었지만, 상황이 달라진 지금은 그 명칭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유독 동해의 표기 문제에 예민한 이유는 사실 독도에 있다. 독도는 일본에서 지속해서 소유권을 주장해 왔고, 동해와 일본해 중 어느 명칭을 선택하는가는 독도의 주권 국가가 어느 나라인가 하는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대한해협의 다른 이름인 쓰시마 해협과는 달리 동해와 일본해의 표기가 마찰을 빚는 것이다.

동해와 일본해에 대한 국제 동향


1990년대 초만 해도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5년에는18.1%, 2014년 비공식 통계에서는 40%에 근접했다고 한다. 또, 일본을 제외한 G7 국가를 대상으로 통계를 낸 결과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 비율이 50%를 초과했다. 이는 한국에서 제시한 근거들이 세계의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타당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세계 많은 나라의 지도를 만드는 데 참고가 되는 국제수로기구(IHO)의 상황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2년 일본은 일본해 단독 표기안을 논의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다. 그러나 제안에 대한 토의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에서 찬성 1표에 반대와 기권이 총 77표로 상정에 실패했다. 한국의 동해/일본해 병기안은 표결에 올리지 못했다. 결국 관련 논의가 미뤄지고, IHO 사무국은 일본에게 협의 압박을 넣었다고 하나, 여전히 일본이 일본해 표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IHO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 논의에서 해역을 기존의 이름이 아니라 식별 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명칭에 대한 국제적 관습이 사라지지 않은 것을 이러한 개정의 한계점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세계의 여러 지도에 ‘동해’를 표기하려는 노력은 아직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접속한 서비스에조차 읿본해로 표기한 구글에, 네티즌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이성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2017년 스탠퍼드대 지구본에 누군가 일본해 명칭을 지우고 동해라고 적은 흔적이 발견됐는데, 박기태 반크 대표는 “지나친 국수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환영을 못 받는다”라고 말했다. 동해를 홍보하는 서경덕 교수도 이런 상황들에 대해 “마음은 이해하지만,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지성을 갖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내세워야 할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근거이다. 우리는 알아야 하고,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세계를 향한 우리나라의 체면을 훼손하지 않는, 애국을 실현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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