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최근 국내 카지노산업 시장규모는 2조 8000억 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앞다퉈 카지노사업 육성에 발벗고 뛰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지노사업은 전형적인 사행성산업으로 카지노사업이 커질수록 우리 국민은 ‘도박중독’이라는 피폐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매출의 절반에 이르는 수준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카지노사업이 외화벌이의 전초기지로 등장하고 있는 이 때, 사행성이라는 두얼굴을 가진 카지노의 육성이 필요하냐는 우려 섞인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뉴스워커는 카지노사업이 가진 두 얼굴을 짚어보며, 아시아 주요국의 카지노사업 현황과 아울러 국내 카지노사업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 일본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국들이 외화벌이의 전초기지로 카지노사업의 육성을 꼽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은 파친코 천국이라 불렸지만 최근 카지노 개발을 위한 복합리조트 개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한국은 아시아국들에 밀리는 양상으로 카지노 사업 개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전통적으로 사행산업인 카지노사업의 발전은 국민의 삶을 피폐하기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다.(사진자료-카지노업관관협회 및 기획재정부 자료 취합)_그래픽: 진우현 기자

◆ 외화벌이의 전초기지가 된 사행성산업 '카지노' 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안간힘

국내 경기상황 등에 따라 카지노산업의 매출이 변동했지만,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최근 5년간 국내 카지노사업 시장은 연평균 5.5%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방문자 수도 크게 증가했으며, 동 기간 중 매출액도 연평균 8.2% 성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카지노사업을 운영 중인 곳은 서울 3곳을 비롯해 인천 1곳, 강원도 2곳, 대구 1곳, 부산 2곳, 제주도 8곳 등 총 17곳이 운영 중에 있으며, 이 중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 1곳이 운영 중에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성장경제에서 성숙경제로 국면이 전환되고 있다. 또 인구증가도 정체 및 노령화되는 등 사회경제구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기술 및 환경여건 등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과 세계화된 환경 속에서 카지노산업의 경쟁양상 또한 치열해지고 있어 이러한 변화는 향후 카지노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건 변화와 치열한 국제경쟁 못지않게 국내 카지노산업의 급격한 확대에 따른 부정적 영향 또한 점검해 봐야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사업 전반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산업 안정성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행산업의 특성상 여타 산업 대비 규제 강도가 높은 수준인 점은 진입장벽 형성 등 사업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 카지노 사업권은 미국, 마카오 등 다른 국가들의 사업권과 달리 사업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비정상적인 영업행위가 일어나지 않는 한 사업의 영속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파친코 천국 日 ‘카지노 산업 강화 나서’…‘韓’을 위협

이런 가운데 지난 해 12월 6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카지노 설치 허가를 포함한 리조트시설 정비추진 법안’, 일명 ‘카지노 해금법안’이 통과된 후, 같은 달 15일 일본의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에서도 위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경 일본 주요 관광지에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개설할 것이라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파친코 강국이라 불리는 일본이 전후 70년이 넘도록 카지노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오래도록 한파가 계속되는 경기 불황의 타개책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카지노 합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 관광객 유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카지노 신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와 마카오 등 동남아 주변국에서 카지노 및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가 성공을 거 둔 후 일본, 대만 등 카지노를 불법으로 금지하던 주요 아시아 국가들까지 관광수익 확보 및 공공 재원 확충 등을 위한 방안으로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문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지리적으로 근접한 한국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및 관광산업에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본은 경마, 경정, 경륜, 파친코 등 사행산업을 광범위하게 허용해 왔지만 카지노는 배팅액이 크고 중독성이 더 강하다는 이유 등으로 줄곧 반대여론이 우세하게 작용한 바 있다. 하지만 관광산업, 컨벤션 등 MICE산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정치적 인식이 굵어짐에 따라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카지노 시설을 포함하는 복합리조트 도입의지를 가지게 됐고, 2000년대에 들어 카지노 합법화 움직임이 공식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내에서는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는 국회의원 연맹인 ‘국제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초당파 국회의원 연맹’이 구성돼 카지노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일본 국회의원 및 참의원에서 카지노 해금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복합 리조트 완공까지는 대략 5~7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정부의 의지에 따라 개장이 앞당겨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의 아베 총리는 지난 2014년 싱가포르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시찰하면서 “카지노는 일본의 핵심 성장전략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카지노 천국이라 불리는 ‘마카오’, 싱가포르도 복합 카지노 리조트 개장 첫해 ‘라스베이거스’ 수준의 매출 올려

인구 65만 명으로 서울 종로구와 비슷한 면적의 중국 특별행정구 마카오는 카지노, 경마, 중국식 복권, 스포츠베팅 등을 합법적으로 허가하고 있는 곳이다. 마카오의 카지노는 6개의 사업자가 인·허가권 을 발급받아 운영하고 있고, 한국 보다 2배가 많은 총 36곳의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이런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마카오의 경제 또한 급성장해 지난 2007년에 마카오는 1인당 GDP로 홍콩을 제 치고 중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부패척결 여파로 마카오의 매출이 급감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카지노의 불건전한 파급력 등을 이유로 관광 관련 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카지노 개설 불허 입장을 고수해오던 싱가포르 정부는 외자유치, 고용창출, 경제성장 촉진 등을 위해 카지노 도입의 타당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2010년 정부 주도하에 2개의 대형 복합리조트 카지노가 개장돼, 개장 첫 해에 라스베이거스에 맞먹는 매출을 올리게 됐다.

말레이시아 또한 카지노 복합 테마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실내외 테마파크가 있고, 총 6곳의 호텔에는 약 8700개의 객실을 보유하면서 카지노사업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리핀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은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지 시절부터 경 마·복권·카지노 등이 불법적으로 성행한 곳이다. 지난 1946년 독립 이후에도 불법적인 카지노 운영이 성행했고, 마르코스 정부의 비호아래 카지노 운영을 해오다가 그 후 게임수입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모두 폐쇄된 바 있다.

이후 필리핀의 아키노정부는 정부 재정적자를 메워 줄 사업으로 카지노를 부활시킨 바 있다. 지금은 지난 2008년 민간업자에게 카지노 라이센스를 부여한 후, 2009년에 말레이시아 겐팅 그룹이 운영하는 필리핀 최초의 복합리조트 리조트 월드 마닐라가 개장됐다.

◆ 국내 카지노산업 현주소 ‘대형 카지노 17곳 운영되지만’ 개별 호텔의 소규모 카지노의 구멍가게식 운영도 문제

국내 카지노는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모두 외국인 전용이기 때문에 수입의 대부분이 외래관광객에 의존하는 편이다. 이는 외화획득산업이며 외화가득률이 약98%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카지노는 일본관광객, 최근에는 중국 관관객이 대부분이라서 일본과 중국의 경기와 환율 따라 크게 좌우되는 면이 없지 않다. 또한 업체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공급 과잉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문화적, 정서적으로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게임이나 운영행태 등이 많아 잠재고객이자 타겟 주고객이어야 할 국내의 부유층 및 고소득층, VIP고객이 우리나라의 카지노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 간혹 해외의 카지노를 이용한 VIP들이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이는 카지노 이용객과 외래 관광객 수와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카지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도 카지노 사업의 육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박을 하면 끝장을 보는 국민성과 어릴 때부터의 레져문화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는 교육과정 편성 내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도박에 손을 댄 사람들의 중독 유발율 또한 유의할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카지노는 앞서 언급됐듯 대형 카지노 17곳 외에 전국적으로 분산된 개별 호텔에 소규모 카지노가 입주해 구멍가게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인천 영종도 내에 5성급 호텔, 회의시설, 테마파크, 공연장, 쇼핑시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지만 주변 국 카지노 복합리조트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지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임주현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 입법조사관은 “지리적으로 인접지대에 있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의 카지노 혹은 카지노 복합리조트 추진이 우리의 카지노를 비롯한 전체 관광산업에 타격을 미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기존 산업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다른 관광 수익을 함께 창출해 낼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우리만의 관광 상품 개발, 서비스 개선 등 관광 유인 요인 마련을 위한 노력을 통해 전체적인 관광산업에 대한 정비의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과도한 정부규제, 과연 문제…내국인의 해외 원정 카지노 ‘달러유출이라는 지적도’

국내 카지노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또한 적지 않다. 이는 정부가 카지노의 영업일수를 규제한다거나 베팅의 한도를 규제하고 또 출입일수 또한 규제하고 있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가 결국 내국인의 해외 원정을 유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유출되는 외화 또한 적지 않음에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옳은 제도개선인가에 대해서는 다시금 곱씹어 봐야 할 일로 보인다.

▲ 출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 카지노산업의 확대 ‘한탕주의 조장’…부정적 목소리도 적지 않아

카지노는 기본적으로 도박 산업이라는 점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이는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규제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적 규제는 보통 공공의 편익을 위하여 시장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며 사회. 문화적 규제는 주로 건강, 환경, 안전에 관련된 기준의 확보, 미풍양속 또는 공평 등의 가치를 규제에 의해 실현시켜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 규제는 카지노 산업의 공급구조에 따른 시장 실패를 방지하기 위함이며, 공급구조로는 독점, 과점, 독점적, 완전경쟁이 있다. 사회. 문화적 규제는 외부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공중보건, 안정성과 관계가 깊다. 외부성은 공적 규제정책을 정당화하는데 곧잘 이용되고 있다. 카지노산업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카지노 산업을 중요시하는 국가들에서는 강한 규제를 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카지노산업의 문제는 ‘카지노=도박’이라는 개념이 다수에게 확립돼 있다는 점이며, 이는 사행성 도박으로 비쳐지는 문제, 아니 사실 카지노가 합법적 도박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인식으로 자리잡혀 있으며, 향후에도 정부의 지속적 개도작업이 있기 전까지는 카지노산업은 도박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도박이 중독성을 가지며 여기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를 간과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비록 강원랜드 한 곳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게 돼 있어, 카지노 산업이 외화획득의 전초역할을 하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역시 자국민이 해외여행 등을 많이 한다는 점을 인식하면, 아시아지역에 널리 분포돼 있는 카지노장은 자국민의 해외 유출이라는 심각성을 부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 불법 도박사이트 현황 및 규모(자료_기획재정부, 삽화_진우현 기자)

또한 카지노 사업이 자국민의 ‘한탕주의 조장’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지는 지금, 복권이나 도박 등의 신기루를 쫓는 ‘대박’만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사행산업의 성장은 그 이면에 ‘도박 중독자’ 양산이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1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복권 판매량은 전년보다 9% 많은 35억5천여 게임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내국인이 갈 수 있는 카지노 강원랜드 또한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복권 판매량의 경우 3조5천500여 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액수로는 2003년 3조8천31억 원에 이어 두 번째지만, 2003년 당시에는 로또 한 게임의 가격이 지금의 두 배인 2천 원이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원랜드의 경우 지난 2016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4천381억 원)과 당기순이익(1천243억 원)도 2015년보다 각각 6%, 4.5% 많았다. 4분기 매출이 3천472억 원만 넘으면 연간 실적이 작년 이상인데, 한국투자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이 4천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 추세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나쁘다고 중독성이 있는 담배, 도박 등이 갑자기 크게 줄지 않는다”면서 “불황기에는 이런 산업들이 상대적으로 실적에서 안정세를 유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도박 등은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김기철 사행산업문제연구소 소장은 “사행산업이 커지는 만큼 그 사행산업에 피해자가 만들어지는 중독자 또한 많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중독자가 늘면 오히려 불황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작금의 현실을 우려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