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치킨전쟁이 불러온 KBS-MBC 간 보도 전쟁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치킨전쟁이 불러온 KBS-MBC 간 보도 전쟁
  • 김재광
  • 승인 2020.12.08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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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협회, MBC PD수첩에 공개질의…그러나 MBC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한 식구였던 BBQ와 BHC. 그러나 양측 간 법정 공방이 벌어지면서 둘의 사이는 급속하게 나빠졌고 결국 예전과 같이 상생 협력하던 BHC와 BBQ의 모습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오랫동안 지속됐던 이 갈등이 급기야 KBS-MBC 방송사 간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상 없게 됐다. 이 사건을 일명 ‘치킨전쟁’으로 부르고 있는데 치킨 전쟁보다는 ‘개싸움’에 더 가까워 보인다.


BBQ-BHC 치킨전쟁의 발단


BBQ와 BHC가 멀어진 이유는 정확히 무엇일까? 사건의 발단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한때는 BHC와 BBQ는 ‘한식구’였다. 2013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TRG)에 매각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TRG는 BBQ로부터 BHC를 1천2백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듬해 TRG는 국제상공회의소(ICC)에 BBQ를 제소하게 된다. 계약서에 실제 가맹점 수보다 BHC 가맹점 수를 부풀려 적어 더 비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게 TRG의 제소 이유였다.

국제상공회의소도 BBQ의 부정행위를 인정해 BBQ는 96억 원을 배상해야 했다. 96억 원의 배상 사건으로 이 둘의 관계는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넌 것일까. 이후 2015년 BHC가 BBQ를 상대로 법정 소송을 한차례 더 거치면서 2년 만에 둘 사이는 일명 ‘원수’가 됐다. 당시 BHC가 BBQ에게 소송을 걸었던 이유는 BBQ 직원들이 BHC 신재료 원료를 빼냈다는 의혹이 생기면서 BHC가 BBQ를 상대로 고소했다. 이번에도 법원은 BHC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다.

BBQ는 계속되는 법정 소송에 물류서비스 중단을 결정한다. 매각 당시 계약서에는 BBQ가 BHC에게 물류 용역 및 소스 등의 식재료를 10년 동안 공급해 준다고 했었는데 신메뉴 개발 정보 보안 등을 이유로 계약 이행을 중단하겠다며 BHC에 선포했다. BHC는 이에 따라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2360억 원의 물류 용역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BBQ도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당시 TRG-BBQ 계약서에 BHC가 가맹점 수를 부풀려 계약서에 적으면서 발생한 손해를 근거로 배임 및 사기죄로 맞고소했다. 이런 치열한 법정 공방 과정에서 BHC가 BBQ를 죽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갔다.

2018년 11월 15일 KBS ‘뉴스9’에서 ‘BBQ 회장.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 생활비 충당’이라는 헤드라인이 보도됐다. BBQ 기업 오너들이 해외 법인을 이용해 자녀 유학 생활비를 충당했다는 의혹이 나오게 됐고 KBS는 그 내용을 보도하면서 회사 법인으로 자신의 사익을 추구한 BBQ로 국민들에게 낙인 됐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재였다.

보도 이후 곧바로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검찰은 윤홍근 BBQ 회장 건을 불기소 처분 내리면서 사건은 종료됐다. 총 5개의 횡령 혐의로 수사 받던 BBQ 회장은 그중 3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유학비 의혹 등은 제보자를 불러 진술을 들어보자며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지난 10월 6일 한국일보는 ‘BBQ 죽이기에 BHC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라고 보도하면서 말이다. KBS에서 제보했던 제보자가 허위 제보를 했다는 것이다. BHC 박현종 회장이 임직원 등을 동원해 제보자를 언론사에 연결해 주고 경찰 수사도 지원했었다는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비난의 화살은 다시 BHC로 옮겨 갔다.


치킨 전쟁에서 보도 전쟁으로 변질되다


MBC는 지난 1일 PD수첩에서 ‘PD수첩: 치킨 전쟁’ 편을 방송했다(이 방송은 8일 2회가 방영될 예고됐다). 윤홍근 BBQ 회장 입장을 직접 담았고 제보자에게도 화상 전화를 시도한 장면이 나왔다. 제보자는 “횡령 사건 보도 시나리오를 BHC에서 줬고 KBS에 허위 제보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 방송이 나가자 KBS 측은 MBC PD수첩 측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일방적인 보도라는 것이다.

KBS 측은 PD수첩이 노골적으로 KBS와 척을 지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점에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BBQ 회장의 자녀 유학 생활비를 법인으로 충당했다고 보도한 2018년 11월 15일 KBS의 ‘뉴스9’ 장면을 반복한 점과 마치 KBS의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형식으로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형식으로 구성하려면 양측 입장이 충분히 개진된 후 논지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정확히 제시됐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KBS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KBS 기자협회는 또한 “아직 실태가 드러나지 않은 사건인데”라며 정확한 근거로 KBS를 반박하기보다는 제보자와 BBQ의 입장만을 위주로 KBS 보도를 반박했다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 9가지 질의서에 PD수첩 “일일이 대응 않겠다”


7일 KBS의 기자협회는 BBQ 회장의 주장만을 담은 반박 방송으로 KBS 협의원들의 권익과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자본 감시’라는 언론의 책무를 위협했다고 판단해 9가지 질의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PD수첩의 입장은 확고했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으며 8일 방영되는 ‘치킨전쟁’ 2부에서 MBC에 생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미디어오늘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BBQ-BHC 치킨 전쟁이 어쩌다 MBC-KBS 보도 전쟁으로 번지게 되면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자칫 MBC와 KBS가 치킨 전쟁 당사자인 BBQ와 BHC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변인이 될까 우려스럽다. 언론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책임지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부조리함을 보도해 부당 행위를 견제하고 정확한 사실을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안 그래도 어려워진 대한민국에 언론사들의 갈등하는 장면이 더해진다면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양측 간 조율하여 하루 빨리 갈등을 종식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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