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프랑스 대선에 '가짜뉴스' 논란...구글 페이스북도 차단 나서...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가짜 뉴스, 실태와 해법은?
[윤리] 프랑스 대선에 '가짜뉴스' 논란...구글 페이스북도 차단 나서...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가짜 뉴스, 실태와 해법은?
  • 이창민,진우현 기자
  • 승인 2017.02.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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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관영 영자 매체 스푸트니크의 4일자 관련 기사 화면 캡쳐.

#1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핵 위협을 했다. 이스라엘이 까먹은 것 같은데 파키스탄도 핵 보유국이다." 2016년 12월 24일 카와자 무하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파키스탄이 시리아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핵 공격으로 파괴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넷 사이트 ‘WDnews’ 기사에 대한 반응이었다. ‘WDnew’는 ‘힐러리 클린턴이 쿠데타를 준비한다’ 등 '가짜 뉴스(Fake News)'를 올리는 사이트다. 이스라엘이 "그런 말한 적 없다"고 공식부인, ‘가짜 뉴스’를 보고 발끈했던 파키스탄 정부만 머쓱해졌다. 

#2'아일랜드가 트럼프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공식 결정했다'(Winningdemocrats.com, 86만명), '힐러리 클린턴이 ISIS에 무기를 팔았다. 위키리크가 확인했다'(thepoliticalinsider.com, 79만명), '힐러리가 2013년 트럼프가 대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therightists.com, 50만명), '트럼프가 총투표에서도 이겼다'(70news.wordpress.com, 48만명) 등 ‘가짜 뉴스’들의 페이스북 공유도 48만~86만회나 된다. ‘가짜 뉴스’ 리스트는 끝없이 이어지고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

[뉴스워커] 프랑스 대선에서도 이민과 세계화에 대한 반감 등이 핵심 이슈가 되면서 가짜 뉴스가 난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 때처럼 러시아에 유리한 프랑스 극우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나선 것 아니냐는 논란 속에 이른바 가짜 뉴스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마크롱이 러시아의 공격 목표가 된 것으로 8일 분석했다.

이민자 수용과 유럽 통합에 적극적인 마크롱이 유로존 탈퇴를 내건 친러시아 성향의 르펜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꺾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영자 매체인 스푸트니크는 지난 4일 “전 프랑스 경제장관 마크롱은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요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선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마크롱은 "저에게 숨겨진 부정직함이 있다는 식의 소문을 퍼뜨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제 아내에게 무례를 범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와 모든 일을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에서도 가짜뉴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일찌감치 4선 도전을 선언하자 “난민 폭도 1,000명이 독일의 가장 오래된 교회에 불을 질렀다”는 뜬소문이 별안간 터져 나왔다. 그러자 독일 정부는 “페이스북은 모든 게시물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고, 페이스북은 프랑스보다 앞서 지난달 ‘코렉티브’로 명명된 가짜뉴스 판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 미국 대선을 보도한 ‘가짜 뉴스.’ 얼핏 봐서는 진짜 뉴스와 구별되지 않는다./사진=버즈피드 캡처

◆ 페이스북 크로스체크 출범...알고리즘 통해 차단

프랑스에서 가짜 뉴스 트렌드를 우려해 팩트체크를 전담하는 새로운 조직인 크로스체크(CrossCheck)가 출범했다. 

뉴스 팩트체크'(fact-check)를 위한 비영리 기구가 '거짓'이라고 판단한 기사에 '논란이 되는'(disputed)이라는 표식이 붙이고 뉴스피드 알고리즘에서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6일(현지시간) 허위 뉴스 차단을 위해 AFP, BFM TV, 르 몽드 등 8개의 프랑스 유력 언론사들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언론사는 페이스북의 허위뉴스 차단 툴을 통해 이용자들이 올리는 뉴스 기사를 검증하고, 팩트를 체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페이스북이 지난해 말 미국에서 발족한 가짜뉴스 차단 대책과 유사한 것이다.페이스북은 지난달에는 독일 선거에 대비해 독일 언론사들과 유사한 협력체를 발족했다.

포춘 지의 수석 에디터 매튜 잉그램은 “논쟁이 많을수록 대중의 신뢰가 줄어든다. 팩트체크를 거친 사실이 많을수록 대중의 믿음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요약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언론 리서치 이사 에이미 미첼은 “가짜 뉴스가 무엇이냐에 대한 정의가 일치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데이터로 입증하더라도 기본 사실에 동의하기 힘들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크로스체크나 참여 단체의 활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600개 이상의 뉴스 사이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데코덱스(Le Décodex)’를 구축해 각각을 ‘풍자’, ‘사실’, ‘가짜’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한 프랑스 언론사 르몽드도 포함된다.

▲ 버즈피드가 보도한 ‘마케도니아발 가짜 미국 뉴스들’. 동유럽 10대 청소년들에게 미국 여론이 유린당했다는 자성론이 일었다. /사진=버즈피드 캡처

◆ 구글 미국 선거 과정에서 가짜 뉴스로 홍역

구글도 미국 선거 과정에서 가짜 뉴스로 홍역을 치렀다. 이달 초 구글 검색에서 '최종 득표 결과(final election count)'를 검색했을 때 트럼프 후보가 총득표수와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모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는 '뉴스'가 검색 결과 최상단에 노출된 것이다. 이와 달리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총득표에선 뒤졌지만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해 승리했다.

이 글은 '70 News'라는 이름의 블로그에서 유통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IT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 검색 결과의 '뉴스(in the news)' 부분에는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웹사이트의 글도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구글은 즉각 사과하고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구글의 광고 프로그램에서 가짜 뉴스 사이트를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서 가짜 뉴스가 정상적인 뉴스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버즈피드 분석에 따르면 주목도 상위 20개 가짜 뉴스가 대선 직전 3개월간 페이스북에서 기록한 좋아요·댓글 등 사용자 반응은 총 870만 건으로, 정상 뉴스 상위 20건의 730만 건을 앞섰다.

가짜 뉴스 중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는 기사가 반응 96만 건으로 가장 인기를 끌었다.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기사(79만 건), 클린턴이 ISIS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공개됐다는 기사(75만4000건)가 뒤를 이었다.

구글은 온라인 컨텐츠의 품질 향상을 목표로 글로벌 비영리 단체 퍼스트 드래프트 뉴스(First Draft News)와 협력해 뉴스의 진위를 검증하는 크로스체크(CrossCheck)를 페이스북과 공동으로 설립 중이다.

구글 측은 공식 블로그에서 크로스체크 프로젝트에 대해 “유권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SNS, 웹 등에서 누구와 무엇을 신뢰해야 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짜 뉴스로 유명한 온라인 매체 <엔딩 더 페드>의 누리집. <엔딩 더 페드> 누리집 갈무리

◆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가짜 뉴스, 실태와 해법은?

가짜 뉴스들이 잇따르자 정직하지 못한 이들 뉴스를 근절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필립 하워드 옥스퍼드대 교수를 인용해 “가짜 뉴스의 대부분이 경합주인 오하이오나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을 타깃으로 삼아 영향력 확대를 노렸다”고도 분석했다.

대중문화 전문가 로버트 톰슨은 “SNS 플랫폼은 뉴스의 출처에 대한 책임을 갖는다”면서 “언론사가 아닌 정보통신(IT)기업이라는 핑계로 이러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현재 이들이 취하고 있는 가짜뉴스 제재수단이 사후적 성격이 강해 근본적으로 가짜뉴스 퇴출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미국 등 해외 페이스북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제3의 기관을 통해 가짜뉴스로 의심되는 게시물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제대로 논의가 되고 있지 않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일단 제3의 기관을 통해 팩트체크를 하려면 믿을만한 기관이나 언론사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플랫폼의 모든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이용자 신고가 활발하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이를 점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소셜네트워크 기업의 특성상 가짜 뉴스를 철저하게 골라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콘텐츠가 더 많이 공유되고 회자될수록 이들 기업의 수익이 많아지기 때문에 자극적인 가짜 뉴스를 거르는 일에 적극적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전직 페이스북 직원은 FT에 “모든 엔지니어가 게시글의 클릭, 좋아요, 댓글, 공유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자 저스틴 칸도 “SNS 운영방식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짜 뉴스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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