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최순실 국정농단에 경제민주화가 재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재벌개혁을 근간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달 안에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기세다. 여소야대인 현 상황에서 통과는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정당이 상법 개정에 힘을 싣는 분위기로 2월 임시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

상법 개정안에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재벌을 겨냥해 제출한 내용도 담겼다. 기업 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대기업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지배구조를 바꿔야만 정경 유착 관행을 없애고 소액주주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담철곤 오리온 회장, 지주회사 전환으로 지배력 높일까? 3월 주주총회 통과가 관건...자사주 마법 막차 탈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오리온(대표이사 이경재)은 움직임이 분주하다. 만일 법안이 통과되면 인적분할에 자사주를 활용할 길이 막힐 수 있어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오리온은 오는 2017년 6월 1일자로 존속회사 (주)오리온홀딩스와 신설회사 (주)오리온으로 인적분할할 예정이다. 분할비율은 오리온홀딩스 34.2%, 오리온 65.8%이다.

오리온은 올해 주주총회 일정도 예년보다 늦추면서까지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3월 25일에 진행했던 주주총회를 올해는 3월 31일 개최할 예정이다.

오리온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해야 한다. 특별결의는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 오리온 분할 전ㆍ후 대주주 등의 지분변동 현황 (단위: 주)/ [오리온 주요주주 : 이화경 14.56%, 담철곤 12.83%, 담경선 0.53%, 담서원 0.53%, 이경재 0.01%]

현재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28.47%의 보통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총회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주들 전원이 참석한다고 가정 할 때, 전체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수 기준 약 30% 이상 더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 셈이다. 그만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지주회사 전환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오리온은 자기주식을 12.07%를 보유하고 있어 존속회사인 오리온홀딩스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인적분할 후 신설회사인 오리온을 지분 40.57%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활용된다는 지적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사주 마법’이란 본래 행사할 수 없던 자사주 의결권이 지주회사 전환 뒤 부활돼 총수 일가 지분의 우호 의결권으로 행사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오리온 주주들은 주가하락에 볼멘 소리가 나온다. 오리온은 한때 130만원이 넘었던 황제주였지만 오리온은 지난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8월 17일 하루 동안 오리온 주가는 13.4%가 급락해 71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오리온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에서다.

이후 오리온은 중국 매출 상승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실적까지 매출액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52주 신저가 60만8000원을 찍고 16일 오후 2시 51분 기준 67만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오리온이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로부터 지주회사 전환에 찬성표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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