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심각한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셧다운이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한데 더 문제는 코로나 환자수의 급증으로 병상이 모자라 컨테이너에서 병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미치고 있어 더욱 위험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장>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심각한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셧다운이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한데 더 문제는 코로나 환자수의 급증으로 병상이 모자라 컨테이너에서 병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미치고 있어 더욱 위험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장>

가라앉지 않는 확산세, 모자란 병상...


지난 8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됐다. 이미 사실상의 2.5단계였던 서울은 거리두기를 좀 더 강화하고, 경기와 인천 등에도 확대됐다. 비수도권은 2단계로 일괄 격상됐으며, 이 조치는 28일까지 지속한다. 이는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확산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유행과 달리 이번 유행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제법 긴 시간이 소요됐으며 적용 시기도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그 결과는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연령대에서 동시다발적인 감염으로 이어졌다. 지난 8일 국내 신규 확진자는 686명이었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그중 407명은 곧장 입원하지 못한 채 자택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병상 부족이 현실화된 것이다.


비판의 목소리...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지난 13일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백신이 코로나를 종결시켜줄 것이라며, 그것이 가장 긍정적인 요소라고 했다. 선진국의 경우는 내년이 지나기 전에 거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그런 그의 글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역학 조사, 마스크 쓰기, 진단검사는 위기 수준에 따라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고,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회적 거리두기뿐이라는 것. 그러니 이 수단이라도 상향은 빠르고 신속하게, 하향은 신중히 이루어지는 것이 결과적,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부분이었다.

이는 정부 대처에 대한 비판 여론과 상통했다. 지난 1일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을 충족한 서울에서 2+알파라는 애매한 조치를 시행한 점, 매 단계 진입이 정부에서 애초에 정한 기준을 충족하고도 5~10일 정도 늦은 점 등이 그랬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도 인터뷰에서 “지금은 3단계 격상 시기도 지났다.”라는 의견을 표력했고, 일부 여론은 정부의 뒤늦은 조치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순탄치 않은 병상 확보...


감염 상황이 심각해지자 복지부는 우선 대형 병원과 협의해 추가 중환자실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그러나 대형 병원에서는 대체로 코로나 중환자를 받아들이는 데 난색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우선 코로나 중환자가 입원한다고 기존에 입원해 있던 중환자를 갑자기 퇴원시킬 수 없는 것이 첫 번째 문제, 두 번째이자 최대의 문제로는 정부의 보상 시스템에 대한 민간 병원의 불신을 들었다.


컨테이너 병동...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여전히 중환자용 병상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월 말 대구 신천지 유행에서 등장했던 컨테이너 병동을 부활시켰다.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서울의료원 분원, 서북병원에 총 150개 규모의 컨테이너 병상을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컨테이너 병동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도 있다. 컨테이너로 급히 짓는 병동이다 보니 내부 샤워실, 화장실 마련은 당연히 어려웠다. 이는 외부 이동형 샤워실을 환자 3명이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공용 시설 사용이 불가피한 이런 열악한 설비는 교차 감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단점에도 컨테이너 병동의 사용이 불가피할 만큼, 확진자가 무섭도록 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겠다.


끝은...


많은 전문가와 유명인들이 이 상황의 ‘끝’을 말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백신으로 인해 코로나는 종결될 것이며, 끝이 보인다고. 이는 상당히 희망차게 들리지만, 사실 그 ‘끝’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수반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모자란 병상은 컨테이너까지 동원해야 하고, 의료진은 지쳐가고 있다. 들뜨기에 너무 먼 ‘코로나19 감염의 끝’보다, 우리는 조금 가까운 ‘끝’을 찾을 필요가 있다. ‘컨테이너 병상 수요의 끝’, ‘이번 유행의 끝’, ‘확진자 수 증가의 끝.’

그 가까운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나서야, 시민으로서 조금 먼 미래를 내다봐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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