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금융감독원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_기업분석] 엘아이지(LIG)투자증권의 사명으로 2008년 설립됐으며 2016년 최대주주가 KB손해보험에서 이니티움2016(주)로 바뀌었다. 현재는 이니티움2016(주)는 선박회사 케이프의 증손자회사다.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2017년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의 인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인수 등이 모두 불발되며 차선책인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순 대표이사가 이끄는 동안 케이프투자증권은 기업공개 스케줄이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 벌써 기업공개 준비 3년차에 접어든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확충 속도가 더디고 재무건전성마저 업계 최하위권에 속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기자본 규모 2256억원, 업계 하위권.. 기업공개 가능할까


2017년 여러 군데 증권사 인수에 고배를 마신 케이프투자증권은 기업공개라는 또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기업공개에 성공하려면 무조건 자본 확충이 우선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측에서는 추가 증자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순이익을 크게 내어 이익잉여금을 쌓아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해결방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M&A에서 기업공개로 전략을 우회한 후 2019년까지 실적 추이는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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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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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에 따르면 영업수익은 조금씩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2017년 영업수익 약 2000억원에서 3년만에 약 2918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수익이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영업이익은 177억원에서 12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35억원에서 98억원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기간에 어닝서프라이즈 등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많이 쌓지 못하게 됐다. 이는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기업에 좋은 시그널이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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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총 45곳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과 비교해봐도 케이프 증권의 수치는 확연하게 더 낮다. 2017년만 하더라도 업계 평균과 비슷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케이프투자증권의 영업이익규모가 후퇴한 영향이 제일 큰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업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은 증가하였으나 케이프투자증권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020년 초 ELS 등과 관련된 문제로 손실을 기록한 곳이 나타나며 업계 평균치도 2%p 떨어져 6%가 됐다. 하지만 케이프투자증권은 같은 시기 1.83%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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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투자증권은 2020년 들어 영업수익은 물론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이 2019년과 비교해 증가한 모습을 나타냈다. 2019년 3분기 말 누적 영업수익 2068억원에서 24.5% 증가해 2574억원이 됐다.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도 각각 25.8%, 32.7%씩 상승하며 실적 회복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불구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이 3월 말 기준 1.83%로 급감한 이유는 자기자본이 크게 줄어든 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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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까지 느리지만 꾸준히 자기자본을 축적해 오는 듯 했으나 1분기 말 2017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 탓에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다행히 3분기 이후 자기자본도 늘어나기 시작했고 실적도 개선과 맞물려 2분기 말 2.76%, 3분기 말 5.51%까지 올랐다. 다만 업계에서는 액면가에 맞춰 공모하려면 자기자본이 최소 3000억원 이상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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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2020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총 45곳의 자기자본을 조사한 결과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2번째였다. 이처럼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케이프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성공 여부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자기자본 1조원 이하의 증권사는 총 29곳이다. 이중에서도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6번째인데 이는 상위 50%에도 들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기자본 1조원 이하인 곳 중 유진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케이프투자증권은 2256억원으로 유진투자증권보다 6065억원이나 낮은 수치다. 3000억원의 자기자본까지 도달하기 위하여 단시간 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특히나 케이프투자증권은 사업 부문 중 기업금융이나 부동산PF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자본 확충은 피할 수 없는 숙제와 마찬가지다.


업계 최하위 순자본비율, 재무건전성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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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투자증권이 직면한 문제에는 재무건전성 악화도 있다. 순자본비율의 업계 평균 수치보다도 현저하게 낮다. 2017년부터 2020년 상반기 말까지 200% 초반대를 계속 유지하다 3분기 들어서자 249.16%로 33.04%p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당국에서 제시하는 규제 기준인 100%의 두 배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당장의 문제로 직결될 일은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은 문제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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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1000억원 이하의 증권회사 중 순자본비율을 비교한 결과 케이프투자증권이 끝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 1797억원인 리딩투자증권이 316.42%인 것에 반해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459억원 가량 더 많은데도 불구 순자본비율이 더 낮다. 총자산 규모가 비슷한 비엔케이투자증권은 949.2%로 매우 높은 순자본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올바른 전략을 통해 순자본비율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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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본비율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레버리지비율은 요동을 치듯 변동을 겪고 있다. 2017년 업계 평균 레버리지비율인 466.6%보다도 낮았던 케이프투자증권의 레버리지비율은 이듬해 두 배 이상 뛰었다. 업계 평균도 아주 조금 상승하긴 했으나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700%에서 800%를 넘나들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35.9%로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의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1100%를 하회하고 있지만 타인자본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기자본 확충 속도보다 부채가 늘어난 속도가 빠른 것은 재무건전성 악화를 뜻한다.

기업공개의 성공과 재무건전성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자본 확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업력이 상대적으로 긴 회사가 아닌 만큼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경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기초다.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기자본 확대와 관련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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