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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_기업진단] 1973년 2월 창립된 메리츠증권은 한일증권으로 시작했으며 한진투자증권으로 사명 변경한 후 2000년 다시 메리츠증권(대표; 최알렉산더희문)이 됐다. 2010년 메리츠종합금융을 흡수합병하여 그 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으로 운영되어 왔다. 지난해 4월 5일 종합금융업이 종료되며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종금’ 타이틀을 뗀 메리츠증권이 또 다른 전성기 맞이했다. 메리츠증권이 종합금융업을 내려놓고 바로 뛰어든 사업이 바로 부동산PF였다.

수익성이 다른 사업 부문에 비해 더 높은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어내며 2019년 말 연결기준 영업수익 11조912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업기준 2018년 전만 하더라도 증권업계에서 10%도 미치지 못했던 점유율이 1년 만에 11.2%로 높아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부동산PF에 대한 규제 강화를 선포하며 현재의 성장 속도는 차츰 더뎌지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유동성 등의 리스크 관리에도 적잖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에 큰 공 세운 부동산PF, 하지만 유동성 리스크 증가의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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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들어 종합금융업 라이센스를 내려놓기 전에도 이미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7년 5조2975억원이었던 영업수익이 매해 상승하더니 지난해 말 11조9126억원으로 2년새 124.9% 증가했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역시 2년 동안 단 한 번의 감소 없이 증가해 2019년 각각 6799억원, 5546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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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어닝 서프라이즈 행보를 이어갔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만 해도 12조8853억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6% 늘었으며 이미 2019년 연간 수익을 넘어섰다.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26.7%, 7.4%씩 증가해 수익성이 우수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부동산 관련 금융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부문 등에 비교하여 수익성이 뛰어난 만큼 실적 호조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바로 채무보증 한도 증가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 악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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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업 당시 고객의 예수금 등을 기반으로 부동산PF 등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채무보증 한도가 쌓였다. 2017년 4조7379억원에서 2019년 80.1% 증가해 8조5328억원이 됐다. 이는 2019년 자기자본 대비 214.2% 수준이며 당시 업계 평균이었던 78.1%의 약 3배다. 이로 인하여 유동성 리스크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6조2163억원으로 줄이는 노력을 보였다. 동시에 2019년 신종자본증권 등의 발행으로 자본 규모가 높아지며 채무보증이 자기자본의 144.1%로 떨어졌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PF 위험노출액 건전성 관리 방안’에 따르면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여전히 규제 기준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 채무보증 한도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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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규모의 채무보증 한도 탓에 유동성 관리가 시급했다. 유동성 지표로 사용하는 조정유동성비율이란 3개월 자산을 3개월 부채와 채무보증을 합친 금액으로 나눈 것이다. 채무보증 한도가 크게 늘어난 2018년부터 2019년 조정유동성비율은 각각 84.1%, 85.43%였다. 2020년 3월 말에는 82.73%로 떨어지며 당시 증권업계에서 꼴찌였다.

금융 당국에서는 부동산PF의 리스크 관리 및 점검을 위해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밑도는 곳도 규제 대상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다행히 1분기와 2분기 사이 셀다운을 통해 채무보증 규모를 줄이며 6월 말 기준 101.2%로 끌어 올렸다. 3분기 말에도 약정잔액이 5조2148억원으로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졌다.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힘쓰는 모양이지만 3분기 말에도 채무보증이 자기자본의 10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채무보증 한도를 낮춰야 한다.


종금 떼며 자금조달 수단 변화, 레버리지비율 700% 이상


종함급융업 라이선스 반납 전만 하더라도 고객 예수금을 이용함에 따라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종금업 만료 후 초대형 IB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그간 예수금으로 편안하게 자금을 마련한 것과 달리 외부 차입 의존도는 하는 수 없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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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은 2019년 들어서 올해 3분기까지 70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주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9월 말 기준 712%로 아직도 높다. 물론 레버리지비율 역시 금융당국이 규제하는 기준인 1000%보다 한참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종금 사업을 내려놓으며 예수금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고 있어 차입 의존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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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예수부채는 2017년 3조693억원에서 2020년 3분기 말 1조5348억원으로 50% 줄었지만 차입부채는 동기간 8조5077억원에서 16조3511억원으로 92.2% 증가했다. 이처럼 예수부채는 줄고 차입부채 늘어나며 재무적 부담이 가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차입부채의 부실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은 대손준비금 적립 금액을 더 높게 쌓았다. 2018년 935억원이었던 대손준비금은 2019년 1631억원으로 늘어났고 3분기 말에는 2228억원까지 증가했다. 아무리 대형 증권사라고 해도 건전성 관리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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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은 매우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2017년 1191.67%에서 이듬해 대폭 하락했으나 이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에는 1561.54%까지 치솟았다. 순자본비율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차감한 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백분율 수치로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을 나눈 영업용순자본비율에서 개정된 건전성 지표다.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면 구NCR과의 갭이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과 구NCR만 두고 보면 다소 건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두 지표의 차이는 무려 1357.05%다. 신용평가사에서 여전히 구NCR도 함께 평가하여 신용등급을 매기는 만큼 이러한 지표에 대해서도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3분기 말 기준 전체 차입금 중 환매조건부채권매도 다음으로 기업어음 발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신용평가사의 평가도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꼭 인지해야 한다.

2019년부터 나타난 독보적인 성장세가 2021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동사PF 등과 관련된 리스크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수익 다각화를 성공하기 위하여 기존 IB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안 각종 변동성을 감내해야 하므로 장기적인 성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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