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업분석] 케이티비투자증권은 1981년 5월 설립돼 1996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08년 7월 증권업 전환허가의 승인으로 증권업을 주요 영업으로 변경했다. 2009년 2월 들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았다. 2016년부터 시작된 경영권 다툼 끝에 2018년 이병철 부회장이 대표의 자리에 올랐다. 새로운 선장을 만난 케이티비투자증권의 2020년은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IB부문 실적이 받들고 자기매매 실적이 이끌며 하반기 들어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이에 따라 각종 리스크 역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든든한 실적 기반 IB투자, 하지만 유동성 리스크 부추기기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수익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감소했고 순이익은 주춤하더니 2019년에 이르러서야 증가했다. 케이티비투자증권의 경영권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수익성에서 큰 발전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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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병철 대표가 경영권 승기를 잡은 후 채비를 마쳐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 중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연결기준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시달렸다. 공정가치측정 금융상품관련손실 등 영업 비용이 전년 대비 많이치며 반영돼 적자였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든 이후 다행히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2019년 3분기 누적 영업수익 2704억원에서 36.6% 증가한 3694억원으로 올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11.2%, 5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주선은 물론 자기매매와 투자중개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일반 투자자의 활발한 주식 투자로 인해 투자중개 부문에서 2019년 9월말 기준 14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1년 후 3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기매매 영업이익도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인수주선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20억원으로 늘었다. 케이티비투자증권의 영업수익 중 투자중개 부문이 가장 큰 영업수익을 내고 있지만 수익성에서 가장 큰 뒷받침이 되는 것은 인수주선이다. 투자중개 수수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IB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나타난 현상이다. 부동산금융 및 대체투자 분야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한 케이티비투자증권은 IB특화 증권사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IB사업이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
2020년 초 코로나 사태로 금융 시장의 단기적 충격으로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며 채무보증이 문제가 됐다. 케이티비투자증권도 예외없이 2019년 말 채무보증한도 3163억원에서 3개월만에 2419억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우발채무 한도는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3분기 말 기준 3508억원까지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을 나타내는 채무보증비율 역시 상향세다. 지난해 1분기 말 채무보증비율이 47.7%에 불과했으나 2분기 말 59.9%, 3분기 말 71.5%까지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위험성이 가장 높은 매입확약의 비중이 채무보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다. 2018년만 하더라도 모든 채무보증은 매입보장약정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2019년 들어 매입확약의 비중이 늘더니 급기야 3분기 말에는 총 우발채무 3508억원 중 78.3%인 2748억원이 매입확약이었다.
채무보증은 곧 유동성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총 45개의 국내 증권사 중 케이티비투자증권의 유동성 비율 수준은 크게 하회하고 있다.
가장 큰 차이가 났을 때는 2018년 말로 유동성 비율 업계 평균은 133%였으나 케이티비투자증권은 115.02%에 그쳤다. 금융당국에서 권고 조치를 취하는 100% 기준보다 더 높지만 업계 평균을 고려하면 넉넉한 편은 아니다. 2019년 120%대로 올라서는 듯 하더니 2020년이 되며 다시 110%대 초반으로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채무보증을 반영한 조정유동성비율은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0년 들어서 100%를 간신히 넘겼으며 지난해 9월말 기준 103.2%까지만 올랐다. 같은 해 상반기 말 조정유동성비율 업계 평균치는 112.8%인데 케이티비투자증권과 비교하면 약 9.5%p다. 부동산금융과 대체투자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었던 만큼 유동성 관리는 필수다. 또 조정유동성비율 규제와 관련해 무작정 우발채무를 늘리는 것도 어려우므로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레버리지비율은 증가, 순자본 비율은 하락.. 재무건전성 관리 필요
케이티비투자증권의 레버리지비율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을 정도로 가파르다. 2017년 224.06%로 타인자본 의존도가 아주 낮았지만 2019년 기점으로 400%대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그러더니 2020년 들어 9개월만에 273.46%p 상승해 675.82%로 치솟았다. 금융당국의 1100% 규제 기준에는 한참 미달이지만 너무 빠른 시간 내에 타인자본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엄연히 재무건전성에 좋지 않은 신호다.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순자본비율도 업계 평균에 한참 모자란 것으로 드러났다. 레버리지비율은 2020년 이후 9개월 간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이에 반해 순자본비율은 계속해서 감소했고 203.84%까지 주저앉았다. 반면 총 45곳의 증권사의 업계 평균치는 같은 기간 꾸준히 늘어나 626%까지 상승했다. 물론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사이 순자본비율이 하늘과 땅 수준으로 차이가 있긴 하다.
4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케이티비투자증권과 자산 규모가 비슷한 총 다섯 곳과 비교해봐도 순자본비율은 여전히 낮았다. 노무라금융투자나 한양증권은 케이티비투자증권에 비교하여 자산 규모도 더 작지만 순자본비율은 더 높다. 이처럼 단순히 규제를 받지 않는 수준이라는 이유로 안전성을 무시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만 열중하면 자칫 위험은 달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이병철 부회장이 기나긴 경영권 분쟁 끝에 대표로 오르며 새롭게 출발한 케이티비투자증권, 좋은 실적으로 투자자의 기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이나 유동성 등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잊지 않고 병행해야 한다는 점은 꼭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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