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이필우 기자] 지난해 보수(급여)가 가장 많이 상승했던 30개 국내 대표 기업 임원들의 보수를 조사한 결과 보수의 상승은 성과하고는 하등에 관계가 없는 무관한 보수 상승 즉, 묻지마 보수 책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의 경제개혁리포트를 보면 허창수 GS 회장이 보수 증가면에서 최고 많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허창수 회장은 155.13%의 보수증가율을 나타내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조양래 회장이 138.2%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고, 두산의 박정원 회장이 124.17%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들 세명의 성과지표는 양호한 편이지만 성과지표에 비해 보수 상승폭이 과도해 성과지표와 보수상승간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 대기업 임원의 보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지만 그 보수 산정이 성과하고는 무관하게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_진우현 기자>

◆ 허창수 GS 회장, 상여 지급액이 20억 가까이…비 상식적 상여 수준 ‘납득 안돼’

허창수 GS 회장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허창수 회장은 총자산영업이익률을 제외한 세 가지의 지표 모두 향상되고는 있지만 주가수익률을 제외한 지표들이 미미한 편이고, 2014년~2015년에 비해 상승폭이 작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보수는 2배가 넘게 상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허 회장은 2015년의 급여가 19.77억인데 비해 2016 년에는 급여가 21.52 억으로 급여가 약 9% 상승했고, 상여금이 29억 가까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은 2015년에는 상여가 없었고, 2014년의 상여도 3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상여의 지급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것이다.

상여는 이사회에서 승인된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를 모두 고려해 급여의 150% 범위 이내에서 지급하는데, 계량지표는 자회사의 경영성과를 활용했고 비계량지표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고려했다고 언급하고 있어 근거는 공시되지 않았지만 성과와 무관하게 상여가 지급되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는 게 경제개혁연구소의 판단이다.

◆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성과에 비해 무리한 보수 책정은 아냐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경제개혁연구소의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이하,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은 지난 2015년도 보수총액 (퇴직금 및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제외)이 12억8천100만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250%에 가까운 30억4천9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회장의 보수 내역 구성을 살펴보면 2015년의 경우 급여 5억4천600만원과 상여금 7억3400만원이었던 반면, 2016년에는 10억원의 급여, 5억원의 상여, 그리고 기타근로소득으로 15억49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와 상여는 이사보수한도의 범위 내에서 보수가 산정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어 구체적인 산정근거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기타근로소득의 경우 2016 년도 단기성과에 대한 경영성과급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성과지표와 기여도로 구성된 종합평가기준에 의거하여 기준연봉의 200% 이내에서 지급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며, 계량지표에서 성과를 달성했고 국내 1위, 글로벌 7위인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이끄는 등의 성과가 있어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한국타이어는 공시했다. 2016년의 경우 성과지표가 2015년에 비해 향상된 점을 고려할 때 급여의 상승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구체적인 성과지표의 공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아쉬운 부분으로 남겨졌다.

 

◆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상여의 대규모 인상 ‘과연 적절했을까’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두산 박정원 대표이사의 급여는 동결됐다. 하지만 전년도에 없던 상여금을 수령하면서 보수가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여는 단기성과급으로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 의해 재무성과과제 및 전략성과과제 등의 계량적 지표와 비계량적 지표에 따라 기준연봉의 140% 이내에서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계량지표는 수주, EBIT, FCF, 부채비율 등을 평가했으며 비계량 지표는 목표의 적정성, 사업난이도,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평가하여 책정됐다고 돼 있는데, 구체적인 산정근거는 나와있지 않다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성과지표가 2016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개선된 점을 볼 때 계량적인 지표가 개선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해 볼 수 있다. 물론 산업조정을 한 경우 주가수익률을 제외한 나머지 지표들은 여전히 마이너스(-)로, 상여의 대규모 인상이 적절한 수준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경제개혁연구소는 전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임원 보수 상승에 관한 이번 보고서를 보면 임원 보수가 회사성과에 반대방향으로 연동되어 있는 경우가 전체 조사 대상임원 385 명 중 43.12%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점이다. 즉 성과와는 상관없이 이사회 승인을 거쳐 보수를 책정하는 경우인데 이 때, 상당부분 높게 책정해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이 중 성과가 개선된 회사에서 보수가 감소한 경우는 전체의 12.47%에 불과했고, 성과가 악화된 회사에서 보수가 증가한 경우는 전체의 30.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에는 평균이 40.37%였고 성과가 개선된 회사에서 보수가 감소한 경우가 12.54% 성과가 악화된 회사에서 보수가 증가한 경우가 27.83%였다. 성과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보수가 하락한 경우는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성과가 악화된 회사에서 보수가 증가한 경우는 2년 전 24.91%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보수산정의 근거에서 ‘어려운 경영상황에도 불구하고~’와 같은 형태의 언급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는게 개혁연구소의 의견이다.

NS쇼핑의 경우 ‘경쟁심화와 국내정세 불안정이라는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라는 전제로 계량지표를 평가했으며, 잇츠스킨의 경우 ‘중국 사드배치로 인한 통관규제 강화와 전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인한 내수시장 위축과 경쟁 이 심화되는 사업환경 속에서도’ 라는 전제로 비계량지표를 평가했다. 하지만 산업조정을 거친 지표들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회사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제개혁연구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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